블리자드가 예정에 없던 <디아블로 3> 한정판 추가판매를 진행했다.
블리자드코리아는 15일 새벽 <디아블로 3> D-1 이벤트 현장에서 끝날 때까지 남아 있던 유저들을 대상으로 대기표와 상관없이 한정판 추가판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추가판매분은 1인당 1개씩 구입할 수 있으며, 행사가 열린 왕십리역 앞 광장에서 블리자드코리아에 연락처를 남기면 차후 한정판을 별도로 전달하고 결제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뒤늦은 한정판 수량 공지, 이미 몰려든 유저들
<디아블로 3> 한정판 추가판매가 진행된 것은 예정된 물량이 모두 팔렸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아서 항의하던 대기자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블리자드코리아는 원래 14일 오후에 열리는 <디아블로 3> D-1 이벤트를 위해 4,000개의 한정판을 준비했다.
하지만 전날(13일) 오전부터 대기열이 생기고 사람이 몰리면서 14일 오전에 대기자는 한계 구매인원인 2,000 명을 넘어섰다. 1인당 한정판을 최대 2개까지 살 수 있었기 때문에 2,000 명이 모두 2개씩 살 경우 준비된 물량은 매진될 수밖에 없었다.
블리자드코리아는 2,000명 안에 든 유저들에게만 <디아블로 3>를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대기표를 나눠주고, 이후 도착한 유저들에게 “한정판을 구입하지 못 할 수도 있다”고 알렸다. 한정판이 남으면 구입할 수 있지만 남지 않는다면 구입을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14일 오후 11시 현장판매가 종료된 후 남아 있던 유저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블리자드코리아가 새치기를 제대로 막지 않은 탓에 대기 순서가 늦어졌고, 11시 이후에는 구입할 수 없다는 말을 확실히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계속 남아서 항의했다.
급기야 성난 유저들이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를 찾아내서 돌아가지 못하게 길을 막고 ‘청문회’를 여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현장에서 잠시 벗어나 있던 블리자드코리아 마케팅 팀장 및 본부장이 나와 유저들을 달래기 시작했다.
현장에는 최소 200여 명의 유저들이 계속 남아 블리자드에 항의했다. 유저들은 블리자드의 거듭된 사과와 해명에도 끝까지 ‘보상’을 요구하며 물러나지 않았다.
■ 블리자드의 추가판매 결정, 또 다른 논란 우려
블리자드코리아 마케팅 팀장 및 본부장은 유저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고 돌아가줄 것을 권유했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유저들은 끝까지 돌아가는 것을 거부했다. 이 실랑이는 약 40분 동안 이어졌다. 일부 유저는 관계자를 둘러싼 채 소리를 지르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결국 블리자드코리아는 내부 회의를 거친 후 남아 있는 사람들이 정보를 적어 놓고 가면 한정판을 추가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영상
문제는 형평성이다. 한정판의 추가판매가 결정된 후 대기열에는 이벤트를 끝까지 지켜본 유저 외에도 주변을 지나가던 다수의 행인이 끼어들었다. “땡 잡았다”는 말과 함께 줄 사이로 파고든 사람도 있었다.
또, 블리자드코리아가 이벤트 종료 시점까지도 한정판 추가판매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다리다 빈 손으로 돌아간 유저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현장 관계자는 “다수의 유저가 흥분한 상황이었다. 추가판매를 언급하지 않았다면 더 큰 소란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 블리자드코리아는 이벤트 현장에서 철수한 상황이다.
위의 영상은 유저들의 항의에 못이긴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들이 잠시 퇴장한 후 다시 밖으로 나와 유저들에게 한정판 추가판매 결정을 알리기까지의 중간 상황이다.
영상 마지막 음성을 잘 들어 보면 어떤 남성 2명이 “여기에 와 보니 이런 일이 있어서 구경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이 2명은 나중에 유저들이 줄을 만들 때 따라서 줄을 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안정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