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게임기가 없어도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컨퍼런스는 여전히 화려했습니다. 미국시간으로 4일 오전에 열린 MS의 E3 2012 미디어 브리핑에서는 <헤일로 4>와 <툼레이더> <바이오 하자드 6>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2>등 새로운 기대작들의 최신 트레일러와 시연이 이어졌습니다.
루머로 떠돌던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원작자와 함께 나타난 <사우스파크 진실의 지팡이> 같은 깜짝 발표도 있었죠. 다만 예상했던 것 이상의 특별한 ‘서프라이즈’는 없다 보니 아무래도 행사장을 뒤흔드는 뜨거운 함성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게임과 게임기보다는 오히려 공연과 사람이 기억에 남는 독특한 행사였습니다. /LA(미국)=디스이즈게임 현남일, 안정빈 기자
<헤일로 4>로 문이 열리고, <블랙 옵스 2>로 막을 내리다
MS 미디어 브리핑은 Xbox 진영을 대표하는 <헤일로>(HALO) 시리즈의 최신작 <헤일로 4>로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에 어떠한 예고도 없이 일반적인 SF 게임의 트레일러처럼 위장했지만, 영상 중간에 이내 마스터치프가 등장하면서 행사장은 열광의 함성으로 뒤덮였죠.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서 게임의 제대로 된 시연 장면이 처음으로 공개되었기 때문에 참석한 전 세계 기자들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 <헤일로 4> 트레일러와 개발자 시연 영상 {more}
컨퍼런스의 시작을 <헤일로 4>가 열었다면, 마지막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최신작 <블랙 옵스 2>가 맡았습니다. 특히 <블랙 옵스 2>는 행사장을 가득 울리는 화끈한 사운드와 영화와 같은 연출로 참석한 기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죠.
☞ 이것이 미래전!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2> 시연 영상 {more}
MS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닫은 두 걸출한 FPS 시리즈.
최고의 서프라이즈: <스플린터셀>과 <사우스파크>
미디어 브리핑에서 가장 깜짝 놀랐던 타이틀이라고 하면 역시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헤일로 4>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어떤 게임인지 정체를 숨긴 채 평범한(?) 전쟁게임의 한 장면처럼 진행되던 영상 중간, 주인공 샘 피셔가 맨 얼굴을 드러내고 이내 ‘유비소프트 프레젠트’가 뜨는 순간, 관객들은 게임의 정체를 깨닫고 곳곳에서 함성이 터져나왔습니다.
특히 이 게임은 유비소프트 컨퍼런스가 아닌 MS 행사에서 공개됐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직접 찍은 영상으로 분위기를 느껴 보시죠.
또 이번 컨퍼런스에서 놀랐던 순간을 꼽자면 <사우스파크>의 원작자 트레이 파커와 맷 스톤이 무대에 올랐을 때였습니다. 두 사람은 <사우스파크 진실의 지팡이> 발표를 위해 직접 나섰는데요, 대본도 없이 발표를 진행하며 관중들을 웃기는 입담을 과시했습니다. 대화에 빠져 있던 둘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사인을 듣고 나서나 무대에서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역시 현장 영상입니다.
깜짝 발표는 <댄스 센트럴 3>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댄스가수 어셔가 행사장에 직접 찾아와 공연을 벌였죠. 화면에는 어셔(보다는 백댄서들)의 동작에 맞춰 <댄스 센트럴 3>의 플레이영상이 흘러나왔습니다. 키넥트의 일등공신다운 대접입니다.
☞ <댄스 센트럴 3> 공개와 어셔의 축하 공연 영상 {more}
피터 몰리뉴가 없는 <페이블>, 환호는 없었다
피터 몰리뉴가 없는 <페이블>은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없나 봅니다. <페이블: 저니>의 플레이 영상을 본 기자들의 반응은 컨퍼런스 현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싸늘했습니다. 본행사가 아닌 리허설 현장으로 착각될 만큼 조용했죠.
영상이 끝나고 게임 타이틀이 나올 때는 의례적인 박수라도 치는 법인데 <페이블: 저니>는 그조차도 없었습니다. 다행이(?) MS에서도 홍보영상 이외에 별도의 발표시간을 할애하지 않았습니다. 행사장 내에 특별 구역까지 만들었던 작년과 비교하면 심하게 초라해 보이네요.
실컷 기대감을 부풀렸던 <기어스 오브 워 저지먼트>도 홍보영상과 게임제목 이외에는 마땅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당연히(?) 시연 플레이가 이어질 줄 알았던 기자들은 곧바로 이어진 <포르자 호라이즌>의 영상에 박수칠 타이밍을 놓쳤을 정도입니다.
기능이 추가되든 말든… 다른 나라 이야기
현장에서는 키넥트와 Xbox360의 새로운 기능이 발표될 때마다 행사장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정확히는 ‘북미 지역 기자들만 환호하는 모양새’인데요, Xbox360의 추가 기능이 일부 지역에만 한정되다 보니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올해에도 스마트 디바이스와 연동되는 Xbox 스마트글래스와 Xbox360 전용 인터넷 익스플로어 등 키넥트와 Xbox360 관련 신기능들이 소개됐습니다만, 기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죠.
그래서일까요? MS는 발표 도중 다양한 언어지원을 강조하며 일부러 영어 이외의 언어로 메뉴를 읽기도 했습니다만, 미적지근한 반응은 나아지질 않았습니다. 자기네 나라 언어가 나올 때 맨 앞줄의 여성 기자 한 명이 환호성을 울린 게 전부입니다.
MS의 미디어 브리핑이 열린 LA 가렌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전 세계에서 모인 미디어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이렇게 사전에 받은 초대장을 프린트해 가야 바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행사장 안을 가득 채운 전 세계 기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