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가 E3 2012 개막을 하루 앞둔 4일(미국시간) 낮 LA 오르페움 극장(The Orpheum Theatre)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10개가 넘는 신작과 기존 게임의 업데이트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미 예고됐던 것처럼 <데드 스페이스 3>의 정보와 함께 실제 플레이가 공개됐고, 새롭게 리부트된 <심시티>, 언제나 기대를 모으는 <크라이시스> 시리즈의 최신작 <크라이시스 3>까지 다양한 게임의 정보 및 영상이 나왔습니다.
다만, 거의 모든 타이틀이 이미 기존에 다 알려진 것들이었고, ‘서프라이즈’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LA(미국)=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역시나 최고! <데드 스페이스 3>
보통 프레스 컨퍼런스가 개최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갖는 타이틀. 개발사가 가장 자신 있게 선보이는 타이틀이 첫 순서를 담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 EA 컨퍼런스의 시작은 바로 비서럴게임즈의 <데드 스페이스 3>가 차지했습니다.
<데드 스페이스 3>는 EA가 자랑하는 스페이스 호러슈팅 게임으로, 이번 3편은 시리즈 최초로 2명의 게이머가 협동(Co-Op)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는데요, 실제로 EA는 협동 플레이를 시연하는 장면을 선보여서 참석한 기자들의 환호를 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존의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초 거대 네크로모프(로 추정되는 크리처)와의 전투나 네크로모프의 신체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 등은 단연 압권이었습니다.
☞ 아이작이 잡아먹혔다? <데드 스페이스 3> 시연 영상 {more}
THQ 보고 있나? EA, UFC와 손잡다
그렇다면 <데드 스페이스 3>를 제외하고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과연 어떤 게임이 현장에서 가장 많은 환호를 받았을까요? 바로 그 주인공은 놀랍게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EA와 종합격투기단체 UFC의 제휴 소식, 그리고 그와 함께 나온 <UFC>의 신작 발표였습니다.
그동안 UFC의 공식 라이선스는 THQ가 독점해서 받아 격투기 게임을 개발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식적으로 UFC와 EA가 제휴를 맺은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앞으로 UFC 신작은 EA를 통해 나오게 되었죠.
EA가 이번 컨퍼런스에서 이 사실을 밝히고, 데이나 화이트 UFC 사장이 무대에 올라서 확인사살(?)을 하자 행사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이 울려퍼졌습니다. 정말 아쉽게도 EA가 만드는 새로운 UFC 게임에 대한 정보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스크린샷 한 장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EA가 만드는 UFC 신작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아,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도 만나볼 수 있겠죠? :)
데나 화이트 UFC 사장이 EA와의 제휴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EA스포츠 앤드류 윌슨 사장과 UFC 데나 화이트 사장이 제휴를 자축하는 모습.
풍성한 시리즈 신작 라인업, 하지만 신선도는 0
<데드 스페이스 3>와 <UFC> 신작을 빼면 EA가 이번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타이틀은 <매든 NFL 13> <피파 13> <니드포스피드: 모스트 원티드> <심시티> <심시티 소셜><배틀필드 3: 프리미엄> <스타워즈: 구공화국>의 신규 콘텐츠, <메달오브아너: 워파이터> <크라이시스 3>까지 모두 합쳐 10가지에 이를 정도로 풍성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라인업은 모두 기존에 정보가 많이 공개된 타이틀입니다. 심지어 <배틀필드 3: 프리미엄>은 지난해 발매된 게임 원본과 DLC를 모두 합친 합본이고 <스타워즈: 구공화국>은 현재 서비스중인 온라인게임의 업데이트 콘텐츠 예고였죠.
<배틀필드 3> 원본과 5가지 확장팩을 모두 묶어서 저렴한 가격 49.99 달러!(약 5만7,000 원), 그런데 왜 기쁘지 않지?
그리고 위의 리스트를 잘 보시면 알 수 있지만 이번에 공개된 타이틀은 UFC를 제외하면 모두 ‘전작’이 있는 후속작입니다. 아, UFC도 엄밀히 따지자면 THQ에서 만들던 타이틀이 있으니 후속작일까요? 어쨌든 새로운 IP의 신작이 하나도 없는 EA 컨퍼런스라니… 이 사실은 EA 컨퍼런스만 3년째 현장에서 취재한 대한민국의 모 기자를 가볍게 ‘멘탈붕괴’시킬 정도로 황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지난해 EA 컨퍼런스도 예상보다는 싱거웠다고 투덜댔지만, 그때는 최소한 <킹덤 오브 아말러>나 <오버 스트라이크 9> 같은 오리지널 신작들이 있어서 어느 정도는 균형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올해 EA 컨퍼런스는 그야말로 ‘신선도 0’의 모습이라 솔직히 아쉬웠습니다. 다음에는 뭔가 상큼한 신작을 공개해 주기를 바랍니다.
EA 컨퍼런스가 열린 오르페움 극장은 전 세계 미디어 관계자들로 붐볐습니다.
오르페움 극장은 본래 오페라나 연극 등의 공연이 이루어지는 장소입니다. EA 컨퍼런스 행사장으로는 3년 이상 애용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