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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돈을 벌 수 있었는데"...아이템 현물거래 프로젝트 에피소드

중앙대학교 위정현 교수가 진행한 '기술경영전략론'에서

국순신(煙霞日輝) 2005-06-08 18:33:15

 

 

 

"한학기동안 수익율은 다음과도 같습니다. 메이플스토리 13%, 열혈강호 13%, 나이트온라인 1%, 싸이월드 26% 그리고... 아크로드 -90%"

 

6 7일 오후, 중앙대학교(안성캠퍼스) 경영학과 '기술경영전략론' 마지막 수업. 학생들은 한학기 동안 아이템 현물거래를 통해 얼마나 많은 수익을 얻어냈는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최종 보고다.

 

성적이 걸린 문제여서일까? 발표하는 학생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하지만 그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한다.

 

 

 

◆ 아크로드 계정으로 발생한 손실이 무려...

 

이날 발표한 조는 100만원의 자본금으로 평균 10% 이상의 수익율로, 54950원의 이익을 거뒀으나 아크로드의 큰 손실로 손해를 입었다. 이 조가 사용하는 방법은 바로 '시세조작'.

 

"아이템 현물시장에는 다양한 루머가 퍼져 있습니다. 게임이 출시되면 아이템 가격이 상승한다, 패치가 성공하면 아이템 가격이 뛴다, 협상을 통한 흥정이 가능하다 등이 있습니다."

 

이날 발표한 조는 아이템 현물거래 시장에서 돌고 있는 유머의 신빙성을 분석해본 결과, 상당수가 허수인 것으로 밝혀냈다. 그 조가 발견한 것은 협상을 통해 가격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먼저, 학생들은 게임내에서 발품을 팔아 물건을 값싸게 구입한 다음, 이튿날부터 시장가격보다 2천원 가량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팔겠다는 내용을 게시판에 게재했다조원들은 아이템 현물거래 사이트 게시판에 한페이지 이상씩 비싼 가격으로 물건을 팔겠다고  도배소비자들로부터 시세를 판다는데 혼란을 줬다.

 

이와 같은 수법으로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팔 수 있었다.

 

 

 위정현 교수의 수업에서 학생들은 조발표 때 정장을 입어야 한다

 

 

 

"시세에 둔감한 유저들이 많다는 점을 착용했습니다. 이들은 게시판을 많이 둘러보지 않기 때문에 게시판에 적당한 가격선에도 도배를 해주면 우리가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죠."

 

결국 학생들의 작전은 먹혔다.

 

학생들이 투자한 게임은 메이플스토리, 열혈강호, 나이트온라인 등 RPG와 싸이월드의 도토리였다. 최대수익률은 무려 26%에 달한다. 학생들은 승승장부했다. 그리고 더 큰 모험을 걸게 됐다.

 

그 모험의 동반자는 NHN이 선보였던 RPG 아크로드. 학생들은 아크로드의 인기가 높은 만큼, 계정을 통해서도 비싼 가격에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15만원 가량을 투자, 아크로드의 계정 2개를 구입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아무도 이를 사려하지 않았다.

 

레포트를 제출하는 마감날짜는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크로드 유저들은 이 계정을 외면했다. 결국 학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7만원이 넘은 계정을 7천원 남짓한 가격에 판매한 것이다.

 

그동안 벌어놓은 수익을 고스란히 까먹었다. '플러스(+)'였던 수익율이 금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게다가 계정하나는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들은 적자운영을 했지만 아이템 현물거래에서 시세조작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뒀다.

 

 

열심히 조발표를 듣는 남학생과 뭔가를 속삭이는(?) 여학생

 

"2시간동안 맞고를 쳐서 번 금액이 고작..."

 

'남자의 로망'이라는 조는 '남자는 한방이다'라는 모토를 내밀었지만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들의 투자종목은 바로 세이맞고. 이들이 세이맞고의 머니가 시세가 안정적이며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거래가 쉽다는 점을 이용해서 적극 공략코자 했다. 학생들은 100억원의 세이맞고를 구입한 다음, 쪼개서 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으려고 했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성공할 것처럼 보였다.

 

이들은 예전부터 아이템 현물거래를 해본 경험이 없던 터라, 신용도가 매우 낮았다. 또 낮시간에는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에 있어야 했으므로 밤에만 아이템 현물거래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힘들게 거래를 성사, 맞고머니 10억원을 거래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얻는 수익은 고작 7천원. '한방'은 일장춘몽에 불과했던 걸까?

 

"10억원을 넘겨줘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더라구요. 10억원 어치 퍼주기 위해서 2시간을 넘게 맞고를 쳤어요."

 

결국 이들은 고스톱은 돈을 잃어주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을 알게 됐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양도가 쉽고 거래량이 많아 안정적인 포커였다.

 

학생들은 또다시 좌절을 맛봤다. 거래를 성사하고 포커를 쳐서 돈을 퍼주고 있는 가운데 게임에서 튕겨나와 재접속을 하게 됐다학생들은 계정을 본 순간, 까무러쳤다. 남아 있어야 할 돈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그 학생들이 갖고 있던 계정도 모두 블럭처리당했다.

 

그간, 학생들은 장시간에 걸쳐 힘들게 흑자로 운영했는데 해킹으로 순간 적자로 바뀌게 됐다.

 

 

 

 3시 30분에 시작한 수업은 7시 넘어서도 계속됐다.

 

"업데이트 시기를 노려 공략했으나..."

 

국민게임 카트라이더로 수익을 얻겠다는 프로젝트 조도 있었다.

 

이 학생들은 카트라이더가 한달 단위로 꾸준히 신차가 발매되어 신차가 등장할 무렵에 캐시가 일부 상승한다는 점을 알아냈다이들은 66천캐시가 든 계정 21개를 구입하고 계정판매를 노렸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카트라이더에 코크배 그랑프리 대회가 열리면서 카트 신차가 발매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카트라이더 신차가 더이상 발매되지 않았다. 당초 계획이 빗나갔던 거다. 하지만 자잘한 업데이트가 계속 되면서 그나마 작지만 꾸준한 수익을 얻고 있었다.

 

남아 있는 것은 7개 계정. 어느날인데 캐시가 모두 사라지고 계정이 블럭당했다누군가 아이템 현물거래를 한다고 신고했나 보다.

 

이들은 계정을 회수하려 전화를 했으나, 아직 1개만 회수했다. 그것도 초등학생한테 받아낸거다. 나머지는 미정인 상태. 6개의 계정이 사라진 통에 순간 적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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