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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끝내준다! 스팀펑크 초능력 잠입액션, 디스아너드

디스아너드 E3 2012 버전 BCD 부스 체험기

안정빈(한낮) 2012-06-13 13:45:07

 

 

 

적은 거대한 저택 안에 숨어 있고, 안에는 경호원이 가득하다. 그리고 당신에게는 초능력이 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이를 처치한 후 목표를 무참히 살해할 것인가? 아니면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채 숨어들어가 목표를 사고사로 위장한 후 유유히 걸어나올 것인가? 선택은 언제나 당신의 몫이다.

 

베데스다는 E3 2012에서 BCD(behind closed doors: 비공개세션)를 통해 아케인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디스아너드>의 체험버전을 공개했다.

 

스팀펑크와 초능력, 잠입액션의 삼박자를 갖춘 <디스아너드>는 그야말로 끝내줬다.체험버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6개의 초능력은 생각만으로도 무궁무진한 응용법을 보여줬고, 그 대부분이 상상한대로 게임 속에서 실현됐다. 아이디어가 곧 힘이 되는 게임, <디스아너드>를 디스이즈게임에서 체험했다. /LA(미국)=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디스아너드

개발

아케인 스튜디오

발매일

2012년 10월 9일

장르

잠입액션

기종

PS3, Xbox360, PC

 

 

 

 

 

※ 스크린샷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 새로운 개념의 초능력 잠입액션

 

<디스아너드>의 주인공 ‘코르보’는 초능력자다. 마나를 사용해 적을 멀리 날리고, 가까운 거리를 순간이동하며, 쥐떼를 부르거나 시간을 멈추고, 대상의 몸속에 침입해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도 있다.

 

코르보의 목적은 여황을 죽이고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자들에게 복수하는 것. 자연스럽게 상황이 그려진다. 코르보는 자신의 초능력을 사용해 여황의 원수를 하나씩 처치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몇 겹의 경찰과 경비원들에게 보호받는 거물들이다. 게다가 그들이 몸을 숨긴 저택에는 하인과 초대받은 손님 같이 무고한 시민들도 많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선택의 기로에 빠진다. 어떻게 잠입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죽이고 상황을 끝낼 것인가?

 

 

<디스아너드>는 플레이어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시시껄렁한 대화문이나 동료구성이 아닌 방법과 결과에 대한 선택이다. 구체적인 방법과 모범답안도 없다. 그저 플레이어의 상상에 맡길 뿐이다.

 

플레이어에게도 그만큼의 자유가 보장된다. 플레이어는 6가지 초능력을 가졌고, 열쇠구멍으로 방 안을 살펴보거나 가스 밸브를 열어 적을 뜨거운 증기에 노출시킬 수도 있다. 물고기의 몸에 침투해 하수구를 거슬러 오르고, 물건을 던져 적의 시선을 끄는 것도 가능하다.

 

모든 지형은 순간이동을 통해 올라갈 수 있고, 대부분의 물건이 파괴된다. NPC의 대화에도 정보가 숨어 있다. 원한다면 모든 경비를 처치하고 유유히 목표를 죽일 수도 있다.

 

대신 제약도 그만큼 강하다. 일단 목표를 둘러싼 대부분의 인물이 코르보에게 적대적이며 그를 발견하면 가차 없이 소리를 지르고 동료를 부른다. 전투는 쉬운 편이지만 숫자가 너무 다르다. 막강한 초능력도 무적은 아니다. 강력한 초능력일수록 마나 소비가 큰 만큼 자주 사용할 수 없다. 무기에도 탄약 제한이 있다.

 

결국 제한된 자원 내에서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절시키고, 숨어들고, 잠재우고

 

<디스아너드>의 E3 체험버전에서 코르보가 첫 번째로 받은 임무는 저택 안에서 황실의사인 소콜로프를 납치하는 것. 저택으로 가는 길에는 두 명의 병사가 길을 막고 있다. 필자는 먼저 정체가 들키지 않도록 왼쪽 감옥에 갇힌 죄수의 몸에 숨어들어 탈옥을 시도했다.

 

결과는 실패. 감옥 입구의 전기장치가 죄수(와 그 속에 숨어든 코르보)를 통구이로 만들었다. 옆에서 베데스다의 부스 도우미가 한 마디 거든다. “좋은 시도였어.

 

두 번째 도전. 골목에 몸을 숨긴 후 한 병사의 몸 안에 숨어들어 저택 안으로 향했다. 다른 병사는 그대로 위치를 지키고 있다.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도착한 후 병사의 몸에서 나왔다. 몸을 되찾은 병사가 멀미와 구토를 일으키자 행여나 들킬까 목을 졸라서 기절시킨 후 다리 아래로 집어던졌다.

 

저택 안에 들어서자 넓은 홀과 계단이 나타났다. 시간을 멈추고 싶었지만 마나가 부족했다. 결국 수면 화살로 경비를 재운 후 올라가야 했다. 2층부터는 물약을 마셔 마나를 회복한 후, 구조물 뒤에 숨은 적의 위치와 시야를 알려주는 다크비전을 켠 채 마주치는 하인 모두를 목 졸라 기절시켰다. 최대한 살인을 피해 보기 위한 플레이였다.

 


그 때, 1층에서 경비가 올라왔고 쓰러진 하인을 보자 소리를 질러 동료를 불러 모았다. 목표가 위치한 3층으로 가기 위해서는 옆 방까지 건너가야 하는 상황. 하지만 복도에는 아까 감옥에서 봤던 전기장치가 달려 있다.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비와 마주쳤고, 결국 시간을 멈춘 채 경비 3명의 다리에 각각 석궁을 발사했다. 시간을 움직이자 화살이 날아가 경비 3명의 다리를 관통했고 경비들은 다리를 움켜쥔 채 바닥을 구르며 신음소리를 냈다.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쓰러진 경비 중 한 명의 몸에 숨어 전기장치를 통과한 후 그대로 건물 외벽의 발코니까지 이동했다. 발코니에서는 경비의 몸에서 빠져나와 그대로 경비를 바다에 던졌고, 소콜로프의 방 앞에 대기 중인 마지막 경비 역시 바람을 일으켜 저 바다 너머도 날려버렸다.

 

소콜로프의 방 앞.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열쇠구멍으로 안을 훔쳐보니 다행히 혼자 있다. 잽싸게 들어가 진정제를 투여한 후 엎고 저택에서 탈출했다. 홀에서는 경비의 눈길을 돌리기 위해 벽 뒤에 숨은 채 쥐 떼를 불러 경비를 공격했다. 경비의 눈길이 그곳에 쏠린 사이에 탈출 성공. 체험은 종료됐다.

 

 

 

같은 목표, 다른 해결 방법

 

체험을 마친 후 주변을 둘러봤더니 다른 기자들이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하고 있었다. 석궁과 폭탄을 이용해 모든 하인과 경비를 도륙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둠에 숨은 채 다크비전만 사용하면서 한 명씩 적을 처치하는 사람도 있었다.

 

개발자 역시 굳이 정답을 두지 않았다. 실제로 체험에 앞서 보여준 <디스아너드>의 개발자 시연 영상에서도 같은 미션을 두 번씩 반복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다.

 

배경도 매력적이다. 노을 진 바닷가와 화려한 가구로 가득 찬 무채색 건물들, 그 앞을 거니는 죄수와 경비들은 별다른 설명 없이도 이곳이 무언가 잘못되고 우울한 세상이라는 걸 알려준다. 스팀펑크 세계관에 의존한 접착식 폭탄과 거대한 목발형 탈것 등도 인상적이다.

 

<다크 메시아 오브 마이트앤매직>를 개발한 아케인 스튜디오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게임이다. 개인적으로 1인칭 시점에 순간이동까지 사용하며 극심한 멀미를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끝을 보기 위해 참고 플레이했을 정도다.

 

다음 조건 아래에서 목표를 처치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을 찾으시오. 마치 잠입액션 문제풀이라도 하는 기분, <디스아너드>의 체험 소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