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7일 <마비노기> 8주년을 맞이해 주최한 유저간담회 ‘마비노기 VIP 초청 이벤트’에서 여름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했다. 오는 7월 10일에는 ‘재능 시스템’을, 이어서 31일에는 인형을 조작해 싸우는 재능 ‘인형사’를 추가한다. 인터페이스에도 대대적인 수정이 가해진다.
하반기에 업데이트될 메인 스트림 ‘사라진 네반’과 돌아온 영웅들을 비롯한 향후의 대략적인 업데이트 내용도 공개됐다. 8주년을 맞아 새로워지는 <마비노기>를 한 발 먼저 살펴보자.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스킬을 묶어서 직업을 만든다! 재능 시스템
<마비노기> 더 클래식 1차 업데이트: 그랜드 마스터 트레일러
<마비노기>의 재능 시스템은 일종의 ‘스킬 묶음’이다. ‘더 클래식’ 업데이트 이후 <마비노기>에서는 스킬을 어떻게 배우는가에 따라 고유한 재능을 익힐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우 마스터리와 매그넘 샷 등 궁술 관련 스킬을 투자한 유저는 ‘궁술 재능’을, 컴뱃 마스터리와 스매시 등 근접전 스킬을 투자한 유저는 ‘전사 재능’을 얻는다.
스킬 투자 방식에 따라 캐릭터가 동시에 여러 가지 재능을 가질 수도 있으며 재능과 재능을 섞은 ‘숨겨진 서브 재능’도 준비돼 있다. 예를 들어 베테랑 사제와 베테랑 음유시인 재능을 얻으면 두 재능이 합쳐진 베테랑 ‘성가대’ 재능을 얻는 식이다.
각 재능은 관련 스킬을 올릴 때마다 성장한다. 재능은 총 15단계로 구분돼 있으며 성장할 때마다 부가적인 능력치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각 재능의 마지막 단계인 ‘그랜드마스터’는 관련 스킬을 모두 올린 후 특수한 미션을 거쳐야만 올라갈 수 있다.
유저는 16가지 재능을 자유롭게 육성할 수 있다.
생산직을 스킬에 따라 세분화했다는 것도 특징.
재능은 최대 15단계까지 키울 수 있다.
캐릭터를 새로 만들거나 환생할 때는 ‘특화재능’을 선택해 관련 능력치와 스킬 수련치에 보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선택한 특화재능에 따라 초기 장비도 달라진다.
넥슨은 재능 시스템이 유저에게 일종의 목표의식을 제공하고 성장에 대한 고민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잡해진 <마비노기>의 스킬 속에서 유저들이 ‘어느 정도 정해진 성장 방향’을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브 재능을 제외하고 총 16가지 재능이 도입되며, 인형사와 동물의 힘을 사용하는 새로운 재능이 하반기에 추가될 예정이다.
여러 재능을 함께 키우다 보면 숨겨진 타이틀을 얻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인형과 나의 2:1 전투! 신규 재능 ‘인형사’
오는 7월 31일에는 신규 재능 ‘인형사’와 인형사 전용 무기 ‘핸들’이 추가된다. ‘인형사’ 재능을 사용하는 유저는 ‘피에로’라는 여자아이 인형 혹은 ‘콜로서스’라는 거대 인형 중 하나를 선택해 전투를 벌이게 된다.
인형사가 된 유저는 세가지 방식으로 싸울 수 있다. 첫 번째는 인형을 원격으로 조작해 싸우는 방식이다. 캐릭터는 인형의 생명력이 다 떨어질 때까지 명령을 내려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핸들을 직접 들고 싸우는 방식이다. 인형을 사용할 수 없지만 핸들을 이용하면 몬스터에게 스턴을 거는 기술, 몬스터를 당겨서 던지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은 인형과 함께 싸우는 방식이다. 전투를 하는 동안 인형에게 일정량 이상의 기가 쌓이면 인형이 실을 끊고 자동으로 싸우기 시작한다. 이 때 유저는 인형과 함께 전투에 참여할 수 있고, 인형이 싸우는 동안 검이나 활을 이용해 몬스터를 협공할 수 있다.
인형사의 전투 방식 3종류의 소개 영상
위의 인형이 거대 인형 콜로서스, 아래 여자아이 인형은 피에로.
유저와의 유대 관계가 깊어지면 외형이 화려하게 변한다.
행사장에는 인형사를 소재로 한 의상과 실제 인형도 등장했다.
스킬 아이콘을 키우고 폰트를 바꾸는 등 가독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 ‘3용사’의 귀환과 이리아 지역 대변신
더 클래식 업데이트가 지금까지의 <마비노기>를 점검하는 차원이었다면 하반기에는 다시 새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먼저 오는 가을, 동물의 힘을 이용하는 새로운 재능이 추가된다. 자연의 힘을 받들거나 동물로 변하는 ‘쉐이프 쉬프팅’ 능력이다. 심지어 NPC나 다른 유저의 모습으로 변할 수도 있다.
황선영 실장은 “전투를 위한 재능으로 개발하기보다는 친구들을 놀라게 만드는 등 순수하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재능으로 만들 계획이다”며 업데이트의 취지를 밝혔다.
‘쉐이프 쉬프팅’ 재능은 추석 전후에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11월 이후에는 신규 메인 스트림 ‘사라진 네반’이 업데이트된다. ‘사라진 네반’은 네반의 저주가 풀리고 드래곤이 부활하는 이리아 대륙을 무대로 한다. 플레이어는 자이언트와 엘프가 대립하는 새로운 이리아 대륙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넓지만 자주 쓰이지 않았던 이리아 지역을 하반기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3용사 등 <마비노기>의 과거 캐릭터들도 다시 돌아와 또 다른 이야기를 펼쳐 나갈 예정이다.
메인 스트림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인기 캐릭터 타르라크, 루에리도 다시 등장한다.
한편, ‘유저’간담회에서는 유저들의 날카로운 질문공세도 이어졌다. 올해 초 도입된 다이나믹 전투 시스템에 대한 불만부터 서버 통합 요청, 신규 유저에 대한 지원 보강, 해킹 방지를 위한 OTP 홍보 등 <마비노기>의 민감한 이슈들이 거침없이 쏟아졌다. 아래는 주요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유저간담회에서 유저들은 궁금한 점을 쪽지로 작성하거나 직접 물어봤다.
유저간담회에서 얼굴을 보며 질문을 받은 소감이 궁금하다.
평소에 <마비노기> 커뮤니티 사이트를 참조하며 예상 질문을 생각해 왔지만, 유저들이 배려해준 덕분인지 생각보다 답변하기 난처한 질문은 받지 않은 것 같다.
한편 얼굴을 유저들의 의견을 들으니 훨씬 생생하게 의견이 와 닿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생한 의견을 받고 개발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유저간담회를 계속 열고 싶다.
<마비노기> G1에 등장한 블랙 위자드의 의상을 입고 온 유저.
인형과 관련된 캐시 아이템이 추가될 계획이 있나?
부분유료 게임이다 보니 캐시 아이템을 추가하려고 한다. 다만 캐시 아이템을 사면 인형이 더 강해지도록 만들 생각은 전혀 없다. 인형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상품을 주로 검토하고 있다.
그랜드 마스터 타이틀은 금방 얻을 수 있는가?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도 다른 유저들이 부러워할 수 있도록 밸런스를 조정했다. 마스터 타이틀을 가진 유저라면 한 달 정도 노력해서 그랜드 마스터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장래희망 시스템에서는 ‘상인’을 선택한 유저를 위한 혜택이 있었다. 재능 시스템에서도 유지되는가?
아르바이트를 완료했을 때 보너스 보상을 받거나, 생산 스킬을 수련할 때 보너스 수련치를 받는 등의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 안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생산 스킬을 수련해도 된다.
이번 업데이트 이외에도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가 있는지 궁금하다.
<강철의 연금술사>처럼 일본 유명 IP와 제휴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다. 일본에서 서비스하는 <마비노기>를 기준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모든 콘텐츠를 한국 서버에 선보일 수는 없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은 해보려고 한다. 실제로 한국 서버에 선보일 목적으로 제휴 콘텐츠 하나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길드전과 같은 PvP 콘텐츠는 추가하고 싶어도 구체적인 계획을 잡지 못했다. 현재 개발 중인 <마비노기 2>와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도 논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
한국 서버에 적용할 제휴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다.
위의 이미지는 작년에 등장한 제휴 콘텐츠 <강철의 연금술사>.
전투 시스템과 세공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많았는데, 그 부분도 보강하는가?
전투 부분은 다이나믹 전투 시스템으로 보강하려고 했는데 의도대로 안 된 것 같다. 유저간담회에서 “다이나믹 전투 시스템 때문에 게임을 접었다. 이 시스템이 줄 수 있는 재미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처럼 불편을 호소하는 유저가 많기 때문이다. 원래는 신규 유저가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전투를 바꾸려 했는데 의도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지금은 전투 밸런스를 수정하기 위해 전담 요원을 배치하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해결법을 마련해 점진적으로 수정하겠다.
세공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다. 유저들의 지적대로 세공을 한 유저가 8인 던전을 혼자서 도는 등 밸런스 문제를 확인하긴 했다. 하지만 추가된 지 오래 됐기 때문에 성급히 바꿨다가는 세공에 투자한 유저들의 불편을 초래할 것 같아 해결법을 고민하고 있다.
질의응답 내용을 열성적으로 정리하는 유저.
전투 밸런스, 해킹, 부정 행위 유저에 대한 제재 등 운영 현황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불법 프로그램, 작업장에 대한 지적도 많았는데 어떻게 대응하는지 궁금하다.
불법 프로그램과 작업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 모니터링한다. 특히 패킷 변조를 이용한 해킹 프로그램으로 부당한 이득을 보는 유저들은 적극적으로 제재하고 있다. 현재 일주일에 수백 명의 유저들을 제재해 게임 환경을 개선하고 있고, 앞으로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전투, 생활, 스토리 등 <마비노기>의 패치 방향이 굉장히 다양한 것 같다. 어떤 콘텐츠를 언제 추가한다는 방침이 따로 있는가?
2년마다 총괄 디렉터를 변경해 장기 개발 계획을 설계하기 때문에 총괄 디렉터의 성향에 따라 패치 방향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작년 총괄 디렉터였던 문성준 팀장은 ‘세익스피어’와 관련된 새로운 메인 스트림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황선영 <마비노기> 총괄실장이 개발을 맡은 뒤로는 기존 콘텐츠를 보강하는 업데이트를 주로 하고 하반기부터 신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패치 방향을 정해 뒀다.
끝으로 황선영 <마비노기> 총괄실장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궁금하다.
전투를 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마비노기>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비노기> 더 클래식이란 업데이트를 내세웠듯이 <마비노기>만의 재미를 충실히 구현하고 싶다.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크다. 겨울에 업데이트될 메인 스트림 ‘사라진 네반’에서는 과거의 영웅들에게 초점을 맞춰 인물 중심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선보일 계획이니 기대해 달라.
올해 목표는 감동적인 스토리와 자유도를 살리는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등에 적힌 글귀와 달리 칼퇴는 못하고 여름 업데이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