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관련된 책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게임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쓴 것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쓴.
게임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쓴 책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게임만 아는 사람이 쓴 것과 게임 너머도 볼 수 있는 사람이 쓴.
<재미의 비즈니스-경제학으로 본 게임산업>(책세상,
개인적으로
1.
몇 년 전 신문사 다니던 시절, 여러 분으로부터 외부 원고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유독 ‘
2.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전: X박스와 게임의 미래>라는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책이 재미있어서 허겁지겁 읽다가, 뒤늦게 ‘어떤 사람이 이렇게 편하게 읽도록 번역했을까’ 궁금했죠. 그래서 역자 이름을 찾아보니, 그 ‘
<재미의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경제학의 ‘외부성’(externality)입니다. ‘외부성’이란 쉽게 말해 경제 주체가 고려하지 못한 요인, 혹은 인지 가능하다고 해도 그가 직접 통제할 수 없는 요인 때문에, 이것이 그의 행위나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콘솔게임에서 보면 게임기의 성능과 상관 없이, 킬러 타이틀이 잘 나오면 그것이 돌아가는 게임기가 잘 팔리는 현상이나, 거꾸로 같은 타이틀이라도 많이 팔린 게임기를 통해 나오면 더욱 잘 팔리는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겠죠.
허 씨는 이러한 외부성의 발견, 강화, 확대라는 관점으로 콘솔게임의 전개과정을 차근차근 짚어갑니다. ▲의도하지 않은 독립개발사들의 등장으로 수명을 연장한 아타리의 VCS ▲닌텐도가 처음 실시한 서드파티 타이틀 심사 ▲MS가 따라 한 닌텐도의 퍼스트파티(내부 개발) 강화 ▲플레이스테이션의 CD가 지닌 개발사 편의성 ▲X박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편한 개발툴킷 등은 ‘외부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콘솔게임의 발전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생생한 예들을 제공합니다.
‘외부성’은 온라인게임에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게이머는 개발사가 만든 컨텐츠 외에도 유저의 수가 모여야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다양한 플레이 방식이 출현할 뿐만 아니라 아이템 거래의 가능성도 커지게 되니까요.
이 책은 이외에도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흥미로운 세가지 주제를 담은 '보너스 스테이지' 등을 제공합니다. 4,900원에 이런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레벨 낮은 몬스터 두드리다, 레어 아이템을 얻은 셈이랄까요.
다만 부제로 삼은 '경제학으로 본 게임산업'은 이 책의 최고 약점입니다. 그냥 술술 읽히는 책에 이런 부제를 잡아놨으니, 저 같은 독자들이 미리 겁먹으면 어떡합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