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TIG를 통해 손노리가 자사 브랜드의 차기작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드 게이머들이 들썩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나올 것이 나온다’는 반응부터, 어떤 플랫폼으로 어떤 게임이 나올 것인지에 대한 논란까지. 유저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드디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환호성을 질렀지만, SK텔레콤의 게임전용 휴대폰 ‘GXG’용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유저들은 다소 실망한 눈치입니다. ‘GXG’가 범용 플랫폼도 아닌데다, 유저들은 NDS나 PSP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죠. 과연 진실을 무엇일까요? 손노리 개발 2본부
“불법복제에서 그나마 자유로운 곳이 모바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2년 만에 팬들의 품으로 돌아온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최신작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가 모바일 플랫폼으로 개발된 이유에 대해
전설로만 남을 뻔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시리즈를 다시 팬들의 품으로 돌려놓는데 필요한 제안과 투자를 SKT가 주도하고 개발을 손노리가 담당했기 때문에 당연히 첫 플랫폼이 ‘GXG’여야 하는 것은 순리상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그가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에 실망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개발한 PSP용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출시와 함께 버젓이 이미지 파일로 변환돼 온라인을 통해 공유된 바 있으며, 이로 인해 공식적인 판매량은 채 1만 장이 되지 않았다.
결과상으로 PC패키지 시장의 아픔을 딛고 의욕 있게 시작한 콘솔패키지 시장에서의 재기는 보기 좋게 실패로 돌아갔다. 그가 궁여지책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선택한 것에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박찬규 본부장은 몇 번의 기회가 있었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의 개발시점을 놓친 것에도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당시였다면 시장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패키지게임으로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포가튼 사가> <다크사이드 스토리>를 개발하지 않고 바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를 개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당시 후속작을 개발할 여건도 좋지 않았던데다 손노리 구성인원이 모두 격투액션 장르를 좋아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그 후 법인 설립 후 기회가 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손노리의 트랜드와 새로운 타이틀로 브랜드를 자리 잡아야 한다는 과제 때문에 <강철제국> <화이트 데이> 등을 개발하며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의 개발은 뒤로 미뤄야 했다.”
이어서 박 본부장은 GP32용 타이틀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을 만들 때 그에게 후속작 개발에 대한 기회가 다시 찾아왔지만 팬들이 갖고 있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에 대한 향수를 후속작에 그대로 담아내지 못할까 두려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어스토 2>, 3D로 개발될 수도 있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가 초기에는 3D로 개발될 뻔 했습니다.”
박 본부장은 ‘GXG’로 개발이 결정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는 당초 3D로 개발될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GXG’ 플랫폼이 3D 컨텐츠 구동을 지원하고 있는데다가 당시 SKT가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를 3D RPG로 개발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SKT는 “GXG에서 3D 게임컨텐츠를 구동할 수 있다. GXG가 구현할 수 있는 3D 컨텐츠의 품질은 플레이스테이션 또는 PSP와 비교해도 그리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의 3D화를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개발진이 직접 실사를 해본 결과 ‘GXG’를 통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를 3D화 하기에는 ‘GXG’가 가진 성능이나 텍스처 품질이 좋지 않아 지금의 2D 형태를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박 본부장은 “게임이 2D로 구현되지만 3D 못지 않은 완성도를 이루기 위해 <악튜러스>에서 사용했던 쿼터뷰 시점을 도입했다. 또 전투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포가튼사가> 등 기존 손노리표 RPG에 도입됐던 각종 시스템을 집대성해 게임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컨텐츠도 전작에 비해 다양화 됐다. 총 플레이 타임은 약 30시간으로 전작에 비해 길어졌으며 등장 캐릭터와 시나리오 새롭게 바꿨다. 네트워크 플레이 전용 퀘스트를 포함해 자유도가 보장된 스킬트리 등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컨텐츠도 추가됐다. 던전 등 특정필드에 여러 가지 장치적 요소를 도입해 레벨디자인에도 변화를 꾀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후속작이 12년 만에 선보여지는 만큼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에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에서만 느낄 수 있었는 재미와 손노리만의 아이디어가 꽉 채워져 있다고 한다.
손노리식 블랙 코미디도 건재! '스타이리아'를 홍보하는 NPC를 보라~
◆ NDS-PSP용으로 컨버전 고려 중!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팬들이 학수고대했던 정통 후속작이 이렇게 알찬 컨텐츠들을 가득채우고 ‘GXG행 열차’를 탔다. 덕분에 SKT용 모바일게임 플랫폼 ‘GXG’ 대응 휴대폰을 갖지 못한 유저들은 속만 태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부 유저들은 “우리에겐 NDS와 PSP란 걸출한 휴대용게임기가 있다. 언젠가는 등장할 것이다. 12년 기다렸는데 앞으로 몇 년 못 기다리겠냐”며 타 플랫폼으로의 이식을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다.
박 본부장은 이에 대해 “휴대용게임기의 강점은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언제든지 유저가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의 NDS, PSP용 컨버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기반의 모바일 컨텐츠가 완성도 면에서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비용, 조작 등 게임을 하는데 있어 분명 여러가지 제약이 따른다. 또,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가 플랫폼으로 이식된다면 해당 플랫폼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게 박 본부장의 설명이다.
실제 ‘GXG’용으로 개발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는 게임 컨텐츠에서부터 각종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당장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의 모습으로 구현돼 있었다. 박 본부장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만일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를 타 플랫폼으로 이식한다면 먼저 NDS용 타이틀로 작업하고 싶다. 시장 선호도나 규모, 하드웨어에 대한 전 세계 유저들의 반응이 상당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손노리에 있는 개발 툴은 PSP용 뿐이다. 닌텐도를 통해 NDS용 개발툴을 사오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PSP용 타이틀 개발이 먼저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검토 단계에 불과하다. 자신의 의지일 뿐”이라며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의 타 플랫폼 이식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가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불법복제 척결’ 등 선결해야 할 과제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만약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가 다른 기종으로 이식된다면 시점은 GXG용 서비스가 충분히 이뤄진 내년이 될 듯하다. 앞으로 싱글 플레이 미션의 양을 대폭 축소하고 온라인 인증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네트워크 전용 퀘스트 중심의 컨텐츠를 보강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박 본부장은 지속적인 후속작 개발과 함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온라인화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박 본부장은 “레드오션에서 네임밸류 하나만으로 게임을 런칭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시리즈 2번째 작품이 12년 만에 발매되기 때문에 게임알리기가 우선이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시리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세계관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비견될 정도로 정리되면 그 때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가 2편으로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끝까지 즐기게 되면 후속편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시리즈 후속작은 계속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오는 10월, 그의 이런 꿈이 12년 만에 다시 새하얀 캔버스에 그려질 것이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GXG 홈페이지(www.gxg.com) 또는 손노리 홈페이지(www.sonnori.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