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신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차이나조이 2012가 지난 29일 폐막했다. 지난 26일부터 4일 동안 관람객, 관계자, 모델, 기자 등 총 19만7,000여 명이 차이나조이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순수 관람객은 작년보다 1만여 명 증가한 16만2,000 명(재입장 불가능)으로 기록됐다.
■ 양적 성장 넘어 질적 성장 꾀하는 차이나조이
중국 자체개발 게임이 66%를 차지한 차이나조이 2012는 어느 해보다 게임시장의 변화와 게임업체 기술의 발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중국 게임업체들은 주로 자국 문화를 바탕으로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성장한 게임들을 선보였다. 가장 많이 주목받았던 넷이즈의 <드래곤 소드>와 <영웅삼국>, 완미세계의 <소오강호>, 샨다게임즈의 <영세계>, 텐센트의 <투전신> 등이 대표적이다.
차이나조이 2012를 통해 중국 게임업체들의 해외진출 움직임도 읽을 수 있었다. 샨다게임즈는 최근 인수한 독일 게임업체 eFusion을 통해 자회사 아이덴티티게임즈가 개발한 <드래곤네스트>의 유럽 서비스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거인네트워크는 ‘해외 운영센터’를 설립하고 온라인게임 퍼블리셔 업무에 나선다고 밝혔다.
해외매출이 전체 매출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완미세계>는 인수로 얻은 루닉게임즈의 <토치라이트 2>와 크립틱 스튜디오의 <네버윈터>를 통해 해외매출 증가를 노리고 있다. 스네일게임은 <구음진경>의 전 세계 홍보모델로 액션배우 이연걸을 내세웠고, 유럽을 타깃으로 러시아 개발사와 합작한 <블랙골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자국 게임보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보였다. 중국 게임산업을 총괄하는 신문출판총서는 게임산업을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자리매김시키고 고부가가치를 낳는 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국게임의 해외진출을 위해 지원과 해택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게임의 위상도 여전했다. 텐센트는 <블레이드 & 소울> <프리스타일 풋볼> <크리티카> <수라 온라인>, 샨다는 <드래곤네스트> <던전스트라이커> <마계촌 온라인>, 세기천성은 <쉐도우 컴퍼니> <마비노기 영웅전> 등 다양한 한국게임을 발표하거나 부스에 전시했다.
■ 세계적인 게임쇼로 성장하기에는 아직 개선 필요
차이나조이 2012는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지적됐던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열악한 환경, 쇼걸 위주의 행사, 미디어에 대한 무관심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0주년을 맞이하며 통풍구조 개선과 최신 냉방시설을 자랑했던 신관 N관은 가장 덥다는 7월의 무더위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둘째 날이었던 27일에는 불볕더위에 쓰러진 관람객이 구급차에 실려 나갔고, 신작 체험용 PC의 전원 공급이 끊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또한, 대부분의 부스는 수십 명의 쇼걸을 앞다퉈 내세웠다. 어린이부터 입장이 자유로운 행사였지만 게임업체들은 앞다퉈 과도한 노출을 선보이며 관중 몰이에 열을 올렸다. 어떤 부스의 모델은 속옷을 과도하게 노출해 퇴장명령을 받기도 했다.
미디어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다. 차이나조이 주최측은 사전에 참가 업체명, 부스 배치도, 행사 일정 등을 충분히 공개하지 않아 모든 걸 현장에서 해결해야했으며, 현장소음은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웠다. 신작 체험용 PC도 몇 대에 불과해 사전예약이 없으면 진행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