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온라인게임 기반의 TV 드라마 시리즈를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중국 국가 라디오 방송 총국은 지난 3일 드라마 제작과 관련해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여섯 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다음과 같다.
▲ 온라인게임 기반 또는 외국 쇼 프로그램의 리메이크는 금지한다 ▲ 역사 드라마는 과장, 날조하면 안 된다 ▲ 혁명 소재의 드라마는 선과 악의 차이가 분명해야 한다 ▲ 비즈니스 드라마는 선한 산업적 교훈과 실행을 장려해야 한다 ▲ 근대 드라마는 가족 갈등을 지나치게 보여주는 것을 삼가야 한다 ▲ 인터넷 소설을 드라마화하는 것은 장려하지 않는다.
발표 당일 중국 웨이보(SNS)를 통해 약 90만 명의 네티즌이 열띤 논쟁을 벌였다. 특히 이번 발표는 중국의 극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일부 극작가들은 역사 드라마에서 과장된 면이 없다면 따분해질 것이며, 캐릭터의 선악을 분명히 하면 흥미로운 인물을 만들기 어렵다고 성토했다. 또한, 이번 발표가 극작가들의 재능과 창작능력을 방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이 드라마 제작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이번 발표에서 완전히 금지한 것은 온라인게임 기반 또는 외국 쇼 프로그램의 리메이크뿐이며, 나머지 항목은 ‘지나치게’, ‘장려하지 않는’과 같이 어느 정도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창작 활동에 있어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데는 모두가 의견을 같이했다.
후난 위성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게임 소재의 드라마 <헌원검>.
이런 가운데 후난 위성TV에서 방송 중인 중국 유일의 PC게임 기반 드라마 <헌원검>(轩辕剑)은 지난 7월 초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야 전파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 드라마 <헌원검>의 발표회가 갑자기 취소됐고, 후난 위성TV는 관련 광고와 예정 방송시간 안내를 모두 철회했다.
<헌원검>이 방송 총국의 제재를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증폭됐으나, 드라마는 원래 예정보다 30분 늦은 시각에 방영됐다. 하지만 원래 방영시간과 횟수는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헌원검>은 대만 소프트스타의 장수 PC게임 시리즈로, 중국 퍼블리싱은 창유가 맡고 있다.
대만 유명 PC게임 <헌원검>의 역대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