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메세에서 열린 GDC 유럽 2012에서 2K 체코의 개발자 제렉 콜라가 ‘<마피아 2>의 포스트 모텀’에 대해 발표했다. 제렉 콜라는 1~2년 안에 개발하려고 했던 <마피아>의 후속작 <마피아 2>가 8년 만에 나온 이유와 그 사이 겪은 어려움, 그리고 이를 통해 배운 교훈을 설명했다. /퀼른(독일)=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2K 체코의 게임 디자이너(기획자) 제렉 콜라.
■ 차세대 게임기의 등장으로 뒤집힌 계획
2002년 일루젼 소프트워크(2008년 ‘2K 체코’로 사명 변경)는 자사가 개발한 <마피아>가 성공을 거두자 이듬해인 2003년 <마피아 2>의 스토리를 작성하며 후속작 준비에 들어갔다. 초기 목표는 입증된 엔진을 활용해 빠르게 PS2와 Xbox로 후속작을 선보이는 것이었다.
2004년 <마피아 2>의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면서 프로토타이핑 작업과 함께 개발 애셋 제작을 실시했으며, 엔진도 마련했다. 실질적인 개발 준비가 완료된 셈이었다.
하지만 차세대 게임기인 Xbox360과 PS3가 2005년 말과 2006년 초 사이에 등장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마피아 2>를 차세대 게임기로 개발하기 위해 모든 작업을 전면 수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차세대 게임기의 등장으로 <마피아 2>는 완전히 새롭게 모습을 바꾸게 된다.
엔진을 다시 개발하기 시작했고, 모든 게임 플레이의 프로토타입을 새로 만들었고, 모든 애셋을 다시 만들거나 새로 개발해야 했다.
차세대 게임기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1999년 <히든앤데인저러스>를 개발했을 때 1명이었던 프로그래머는 <마피에>에서는 10명, <마피아 2>에서는 30명으로 늘어났다.
차세대 게임기에 맞게 <마피아 2>의 비주얼 효과를 중점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긍정적인 믿음과 동기가 생겼다. 하지만 캐릭터의 움직임과 교통상황 등 추가하거나 바꿔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결국 2004년 시작한 프로젝트는 2008년이 돼서야 플레이 가능한 버전이 만들어졌고, 2010년에 발매할 수 있었다.
제렉 콜라는 “플랫폼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 작업을 통해 더 많은 경험과 멀티플랫폼 기술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신의 예상과 계획에 정직하라. 기술 기반을 닦아라. 프로토타입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하다. 하지만 빨리 만들어라. 툴과 파이프라인은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며 개발의 5가지 원칙을 소개했다.
<마피아 2> 개발을 통해 2K 체코 개발진이 배운 교훈 다섯 가지.
■ 모든 콘텐츠는 프로토타이핑을 거쳐야 한다
게임에서 스토리를 강조하면 서사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만, 오픈월드 구조와 충돌을 일으키거나 실제 게임 플레이와는 어울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마피아 2>는 게임에 추가할 기술을 먼저 개발한 후 이에 맞춰 영화 4편 분량에 해당하는 약 600 페이지의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이와 함께 거리를 돌아다니는 등 다양한 역할을 맡은 NPC들의 대사를 추가했다.
<마피아 2>의 게임 플레이 사전제작은 종이에 아이디어를 적는 페이퍼 디자인부터 시작했다. 대신 프로토타이핑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등 최대한 규모를 작게 가져갔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 개발 기간이 너무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사용하기에 너무 복잡해졌다. 또한 게임에 적용하기에 충분하지 못한 퀄리티의 내용이 많아서 많은 부분을 잘라내야 했다.
<마피아 2>는 개발에 필요한 기술이 모두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레벨 디자인 사전 개발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매우 늦게까지 플레이 가능한 레벨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며, 게임 플레이에서 도시를 활용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다. 또한 스토리와 비주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게임 플레이는 나중에 추가됐다.
수많은 문제가 쌓여 있던 <마피아 2>는 다운로드 콘텐츠(DLC)를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게임의 모든 내용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다시 작업했기 때문이다. 스토리와 게임 플레이를 동시에 작업했으며 반복적인 프로토타입 개발을 통해 게임의 퀄리티를 높였다.
제렉은 “플레이 가능한 프로토타입은 레벨 디자인의 시작이므로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상호작용은 스크립트를 뛰어넘는다. 충분한 기술을 개발한 후 게임 개발을 시작하라, 스토리와 게임 플레이는 동시에 작업해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팀은 소규모 단위로 나눠서 관리해야 한다
초기에 20여 명 작은 규모였던 2K 체코는 별도의 관리자가 없어도 효과적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팀원들 사이에 소통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규모에 압도당한 리더는 세세한 부분에 초점을 맞출 시간이 없어지고 전문 플래너의 도움이 없었던 탓에 주어진 시간과 업무가 뒤섞여 버렸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혼란스러워져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의 해결책은 새로운 사람을 뽑거나, 리더를 투입하거나, 무엇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콘셉트에 맞춰 팀을 쪼개는 것이었다.
현재 150명 이상으로 늘어난 2K 체코는 도시, 미션, AI(인공지능), 플레이어 등 다양한 주제에 따라 작은 팀으로 나뉘어 별도로 관리가 실시됐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오너십과 책임감이 생기고 효과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었다.
제렉은 “목표와 시간을 명확하게 해서 개발계획을 짜라.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지 워크 플로우를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 빌드 툴은 사람들이 개발을 빠르게 하도록 도와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사람들이 몰려 있는 건 효과가 좋지 않다. 자주적이고 균형이 잡힌 작은 팀 단위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마피아 2>의 큰 문제점은 현실성, 정직함, 비판의 부족이었다. 이로 인해 안 좋은 계획과 결론이 있었고, 지속적으로 우리 스스로를 기만하는 결과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