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KeSPA) 소속 선수들의 <스타크래프트 2> 성장 속도가 무섭다.
KeSPA 소속 선수들은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orld Championship Series, 이하 WCS) 한국대표 선발전에 시드 자격으로 6명(정윤종, 김정우, 이제동, 신노열, 김준호, 김민철)이 출전했고, 예선전을 통과한 1명(김기현)을 포함해 총 7명이 출전했다.
이 가운데 신노열(삼성전자)은 32강에서 김영일(스타테일), 승자조 16강에서 이동녕(FXO)을 상대로 연달아 1패 뒤 2연승으로 역전승을 기록하며 승자조 8강에 진출했다. 승자조 8강에서 박현우(스타테일)와 상대하는 신노열은 한번만 더 승리를 거두면 WCS 한국대표 선발을 확정 짓는다.
KeSPA 소속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예선전의 험난한 관문을 돌파한 김기현은 32강에서 정승일(슬레이어스)을
나머지 5명의 선수들은 32강에서 모두 패하면서 탈락의 위기를 맞았지만, 모두 패자조 1회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생존에 성공했다. 이제동(제8게임단)은 김승철(MVP)에게
GSL에 출전하는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타2 진입이 늦었고, 프로리그에서 <스타크래프트>를 병행하는 관계로 KeSPA 소속 선수들의 고전이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훨씬 빠른 속도로 경기력을 끌어올려 후발 주자의 불리함을 없애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변수가 많다고 평가 받는 동족전에서의 승리가 많고, 대결 상대가 최근 슬럼프인 선수들과 코드A 수준의 선수라는 소수 의견도 존재하지만 놀라운 성장세임에 틀림없다.
KeSPA 소속 선수들의 스타2 돌풍의 원인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GSL 관계자들은 정보 노출과 다양한 심리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GSL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VOD를 통해 자신들의 출전 경기가 모두 노출되어 있다. 여기에 개인방송 스트림이나 배틀넷 래더에서의 연습 경기를 통해 자신들의 전략과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스타1 시절부터 경기에 집중한 KeSPA 소속 선수들은 이점을 놓치지 않고 빠른 속도로 자신들의 경기력에 흡수하고 있고, WCS 한국대표 선발전 출전을 통해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배틀넷 래더나 방송 경기를 통해 GSL 출전 선수들과의 격차를 실감한 것과 다르게 실제로 경기를 하면서 느끼는 체감 경기력은 선수들에게 이겨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했고, 승리가 쌓이면서 얻은 자신감 상승은 곧바로 다음 경기에 반영되고 있다.
GSL 관계자들은 WCS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총 10명의 한국대표 가운데 KeSPA 소속 선수들이 최소 2명은 선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WCS 한국대표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승자조 4강이나 패자조 5회전까지 진출하면 되고, 패자조 4회전에서 패할 경우 마지막 9, 10위 선발전을 통해 한국대표로 선발될 기회가 주어진다.
아울러 KeSPA 소속 선수들이 차기 GSL에 출전할 경우 두 시즌 정도면 기존 선수들을 따라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WCS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코드A에서 활약이 가능하고 일부는 코드S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런 성장 속도라면 GSL 참가 두 시즌이면 코드S 리거 배출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들은 프로리그가 다음 시즌부터 스타1 병행이 아닌 스타2 전면 전환으로 진행되면 KeSPA 소속 선수들의 성장 속도는 현재의 속도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과연, KeSPA 소속 선수들이 스타2 후발 주자와 스타1 병행이라는 악재를 딛고 GSL 출전 선수들과의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WCS 한국대표 선발전은 패자조 1회전까지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6, 17일 이틀 동안 패자조 2회전을 진행하고 다음주 20일에는 승자조 8강에서 가장 먼저 4명의 한국대표가 선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