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로 열리는 첫 스타리그가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21일 오후 7시 30분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진행된 옥션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이하 옥션 스타리그)
16강 조지명식을 통해 16강 조편성이 완료됐다. 한국e스포츠협회 소속 선수들과 GSL 리거들이 처음으로 만난 이번 조지명식은
화끈한 도발, 폭로, 배신,
유머 등이 잘 버무려진 한 편의 유쾌한 버라이어티 쇼 같았다.
본격적인 지명에 앞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로 치러진 마지막 스타리그의 우승자 허영무(삼성전자)는 C조 시드자로
“자신에게 지명권을 주면 삼성전자에 소를 한 마리 잡아 드리겠다”고
발언한 전태양(삼성전자)을 지목했다. 지난 시즌 준우승자 정명훈(SK텔레콤)은 팀킬을 피하기 위해 동료 도재욱(SK텔레콤)을 D조 시드자로 선택했다.
본격적인 지명이 시작된 직후 1번
시드를 받아 첫 지명에 나선 허영무는 “강력한 선수를 뽑겠다”며
‘동래구’ 박수호(MVP)를
지명했다. GSL 코드S 1회 우승자 박수호는 최근 슬럼프를
겪고 있다. 허영무는 “실력은 부족하지만 자신감은 최고”라며 자신감을 보였고, 박수호는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지만 우승자의 기분을 금방 잊도록 해주겠다”고 맞섰다.
지난 시즌 준우승자 정명훈은 “일단
지명부터 하고 대화를 나누겠다”며 ‘대마왕’ 임재덕(LG-IM)을 지명해 관중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임재덕은 GSL 투어 3회
우승을 기록 중인 정상급 저그를 지명한 정명훈은 “요즘 저그전에 물이 올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생각보다 빨리 지명을 당한 임재덕은 “뽑힐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뽑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C조 시드자로 결정된 전태양은 많은 팬들의 예상대로 ‘토스킬러’ 원이삭(스타테일)을 지명했다. 각종 미디어 인터뷰에서 끊임 없는 도발을 해왔던 두
선수는 16강 C조 첫 경기에서 만나며 최고의 관심 매치를
만들었다. 전태양은 “원이삭 선수는 걸어 다니는 1승 티켓”이라며 “경기를
봤는데 잘 못하는 것 같아서 혼을 내주고 싶었다”고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원이삭은 “날 정말 뽑을지 몰랐다”며 “다음 주에 뭔가를 느끼도록 해주겠다”고 대답했다.
오랜 만에 스타리그 무대에 진출한 도재욱은
D조 첫 번째 지명자로 나서 GSL 투어 2회
우승자인 ‘프통령’ 장민철(SK게이밍)을 지명했다. 시드권을 받자 마자 “약을
빨고 도발을 하겠다”던 도재욱은 최근 인터넷 상에서 유행이 되고 있는 ‘설거지’ 드립을 친 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겠지만 듀얼을 뚫고 다시 올라오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시면 좋겠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만들었다. 강한 도발을 당한 장민철은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눈빛이 다소 흔들리기도 했다.
D조에 배치된 장민철은 ‘최종병기’ 이영호(KT)를 지명하며 “예전
스타1 시절 KT와의 에이스결정전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으나
김대엽 선수에게 패배하며 ‘자살토스’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비화를 밝혔다. 이에 이영호는 “프통령이라고
불리는 선수이기 때문에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협회vs연맹’ 도발의 시작점인 C조의 원이삭은 화려한 언변으로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은 뒤 현존 스타2 최강자 정종현(LG-IM)을 파격
지명했다. 원이삭은 “GSL에서 나를 이기고 난 뒤 ‘넌 너무 자만했고, 그래서 못한다’고
말하신 적이 있다”며 “그런 일은 모두 복수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정종현을 지명한 이유를 밝혔다. 생각보다 빨리
지명이 된 정종현은 “원이삭 선수가 그 말을 그렇게 받아 들였는지 모르겠다”며 “전태양 선수와의 경기도 기대가 되고, 나 역시 걸어 다니는 1승 티켓이 같은 조에 있어서 좋다”는 재치 있는 발언을 했다.
정명훈에게 지명되어 B조에 자리를
잡은 ‘대마왕’ 임재덕(LG-IM)은
“늦은 나이에 스타리그 우승 기회가 와서 기분이 좋다”고
말한 뒤 김학수(프나틱)를 지명했다. 이어 A조에서 허영무에게 지명된 박수호는 “나를 뽑아주시면 허영무 선수를 떨어뜨려 주겠다”고 말한 이정훈(프라임)을 지명했다.
이후 마지막 지명에서는 A조의
이정훈은 정윤종(SK텔레콤), B조의 김학수는 김성현(STX), C조의 정종현은 신재욱(웅진)을 선택했다. D조의 마지막 한 자리에는 자동으로 강초원(NS호서)이 합류하면서 조편성이 완료됐다.
협회 선수들과 GSL 선수들이
모두 참가한 이번 조지명식에서는 다양한 세리모니와 선수들의 치열한 신경전도 화제였다. ‘프통령’ 장민철(SK게이밍)은
프로레슬러 언더테이커를 연상시키는 장의사 복장으로 관을 끌고 들어와 눈길을 끌었다.
조지명식 전부터 각종 인터뷰를 통해 화제를 모았던 전태양과 원이삭은 서로
“후회할 만한 선택을 하게 해주겠다”, “원이삭 선수는 걸어
다니는 1승 티켓”이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도재욱은 “스타1 시절
설거지를 하셨던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프통령은 설통령으로 만들어주겠다”고 강한 도발을 했고, 장민철은 “스타1 때 나에게 지셨던 것을 기억 못하시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
때 설거지를 하지 않았다”며 화끈한 말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김학수는 팬들을 향해 “연맹
소속 선수들은 도망자가 아니라 먼저 도전한 선수”, “스타2를
잘하는 것은 재능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소신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28일 개막하는 옥션 스타리그는 16강에서 조별 풀리그로 격돌한 이후 8강부터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우승자가 탄생하는 결승전은 오는 10월 27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7전 4선승제로 펼쳐진다.
◈ 옥션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16강 조편성
A조 : 허영무(프) -> 박수호(저) -> 이정훈(테) ->
정윤종(프)
B조 : 정명훈(테) -> 임재덕(저) -> 김학수(프) ->
김성현(테)
C조 : 전태양(테) -> 원이삭(프) -> 정종현(테) ->
신재욱(프)
D조 : 도재욱(프) -> 장민철(프) -> 이영호(테) ->
강초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