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의 시야에 따라 화면이 움직이는 3D 가상현실 기기 ‘리프트’가 한국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오큘러스는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가상현실 기기 ‘리프트’의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리프트의 기능 설명과 성능 체험, 그리고 개발자 지원 방안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 게이머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는 3D 헤드셋
리프트는 고글과 모니터가 결합된 형태의 3D 가상현실 기기다. 헤드 트랙킹 기능을 이용해 이용자가 고개를 움직이면 고글 속 화면도 따라서 이동한다. 양쪽 눈에 하나씩 배정된 2개의 모니터는 눈마다 조금씩 다른 화면을 보여준다. 두 눈에 보이는 화면을 달리해 입체감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오큘러스는 기존 가상현실 기기의 시야각(30~40˚)에 비해 3배 가량 넓은 110˚의 시야, 시야 이동에 즉각 반응하는 최신 헤드 트랙킹 기능을 리프트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오큘러스의 브랜든 이리브 대표는 “리프트의 이런 강점은 게이머에게 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환경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고 소개했다.
직접 체험해 본 리프트는 놀랄 만큼 실제와 유사한 시야와 민감성을 보여줬다. 기기를 통해 볼 수 있는 시야와 실제 시야의 차이가 크지 않았고, 고개를 돌리면 딜레이 없이 바로 시야에 반영됐다. 재미있었던 것은 고개를 돌리는 것만이 아니라 몸을 회전해도 시야가 움직이는 점이었다. 리프트를 쓴 채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았더니 체험용 3D 맵을 생생하게 훑어볼 수 있었다.
■ 오큘러스 한국지사 설립 “한국 개발자들과 함께하겠다”
오큘러스는 현재 킥스타터 홈페이지를 통해 리프트의 시제품과 개발 키트(SDK)를 300 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올해 연말에 배송이 완료될 개발 키트에는 헤드 트랙킹 및 3D 렌더링용 API, 오큘러스와 제휴한 언리언 엔진과 유니티 엔진용 개발 키트, 기타 개발 관련 코드와 문서가 포함돼 있다.
오큘러스는 향후 크라이 엔진이나 비전 엔진 같은 다른 상용 엔진용 개발 키트도 추가할 계획이다. 다음은 해외에서 킥스타터(공개투자) 용도로 공개됐던 리프트 소개 영상이다. 관련기사 ☞ {more}
브랜든 대표는 “몇 년 동안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한국 게임 개발자들의 능력에 감탄했다. 앞으로 한국 개발자들과 긴밀하게 협조해 나게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오큘러스는 한국지사 설립과 함께 각종 기술 강연 등을 통해 개발자들과 소통해 나갈 예정이다.
먼저 네이버 카페(//cafe.naver.com/oculusvr)를 통해 개발자 포럼과 기술지원, 향후 업데이트 계획 등을 지원할 예정이고, 올해 10월에 열리는 KGC 2012 행사에선 리프트 관련 강연과 기기를 적용한 첫 게임 <둠 3 BFG>를 이용한 신규 데모가 공개된다.
브랜든 대표는 행사 말미에 “단순히 리프트를 게임에 적용하는 것과 게이머가 리프트로 게임을 하는 것이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기를 단순히 게임에 적용하지 않고 게이머에게 보다 완벽한 가상세계를 선보이기 위해 개발사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가상현실 기기 리프트의 소비자 버전은 2013년 4분기(10월~12월)에 출시된다. 가격은 미정이며 윈도우, 리눅스, MAC OS, iOS를 지원할 예정이다. 다음은 행사장에서 진행된 브랜든 대표와의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가격 또한 중요하다. 소비자 버전은 얼마를 예상하고 있는가?
브랜든 이리브: 현재 개발자 버전을 300 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소량 생산으로 인해 가격이 높게 책정된 케이스다. 아직 가격에 대해 확답할 순 없지만 300 달러 미만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웃음).
조작 인터페이스는 어떤 것을 지원하는가?
현재 데모 버전에선 Xbox 게임패드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키보드나 터치패드 등 다양한 입력장치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 여러 게임 개발자들에게 자문을 구한 후 게이머에게 더 큰 재미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
※ 시연회에 공개된 기기는 시제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