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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디아블로3 디렉터, ‘막말 논란’에 공식 사과

디아블로 1·2 만든 블리자드 노스 설립자에게 욕설

홍민(아둥) 2012-08-23 15:07:53
<디아블로 3> 개발 총괄 디렉터 제이 윌슨의 막말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23일 제이 윌슨은 북미 배틀넷 게시판에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파문의 발단은 블리자드 노스의 설립자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브레빅(David Brevik)이 독일 게임스컴 2012에서 한 외신과 가진 인터뷰 내용이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블리자드가 노스(Blizzard North)를 폐쇄하면서 왜 액션 RPG이며, 무엇이 액션 RPG인지를 아는 많은 사람을 잃었다. 그건 복구가 힘들며, 블리자드에는 액션 RPG를 아는 사람들이 없다”고 말했다.
 
 
■ 제이 윌슨, 데이비드 브레빅에게 “루저”라며 욕설
 
데이비드 브레빅은 <디아블로 3>의 루팅 시스템, 경매장 등의 잘못된 점을 예로 들면서 “나는 사람들이 <디아블로 3>를 즐겁게 즐기지 못하고 분노까지 느꼈다는 것이 슬프다. 한편, 과거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재능있고 특별했는지 알게 되어 기쁘다. 사람을 잃고 변해버린 <콜 오브 듀티>를 보면 이 업계에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발단이 된 데이비드 브레빅의 <디아블로 3> 관련 인터뷰.
 
데이비드의 인터뷰에 속이 상한 <디아블로 3>의 테크니컬 아티스트 크리스 하가(Chris Haga)는 해당 인터뷰의 링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하면서 “나는 방금 막 버스 밑에 던져진 기분이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디아블로 3>의 개발자들이 앞다퉈 의견을 달았는데, 그중에는 <디아블로 3>의 개발 총괄인 제이 윌슨(Jay Wilson) 디렉터도 있었다.
 
논란은 제이 윌슨이 욕과 함께 데이비드 브레빅을 ‘실패자(Loser)’라고 부르며 과격하게 반응했다는 데서 비롯됐다. 제이 윌슨의 의견에 12명이 좋아요 버튼까지 눌렀다.

문제가 된 제이 윌슨의 페이스북 발언.
 
 
마크 컨 “블리자드의 거만함이 새로운 경지에 올랐다
 
이에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 <워크래프트 3>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개발자이자 현재 레드5 스튜디오에서 <파이어폴>을 개발 중인 마크 컨(Mark Kern)은 자신의 트위터에 “<디아블로>와 <디아블로 2> 개발에 참여해본 적도 없고, 데이비드 브레빅을 만나본 적도 없으면서 저런 말을 할 순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데이비드 브레빅은 액션 RPG를 흥하게 한 두 편의 <디아블로>를 만든 제작자고, 제이 윌슨은 (빈칸) 같은 <디아블로 3>를 만들었다. 블리자드의 거만함이 새로운 높이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마크 컨은 실제로 (빈칸)이라고 표현하며 판단을 독자들에게 맡겼습니다. /편집자 주
 
데이비드 브레빅은 현재 가질리언 엔터테인먼트에서 <디아블로> 스타일의 MMORPG <마블 히어로즈>를 만들고 있다. 가질리언은 공식성명을 통해 “우린 블리자드와 블리자드 게임을 존중한다. 데이비드는 <디아블로 3>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요청받았을 뿐이며 우린 100% 그의 편이다. <마블 히어로즈>는 데이비드의 비전이며, <디아블로 2>의 영적 계승자다”고 밝혔다.
 
 
■ 제이 윌슨 “프로답지 못하게 행동한 걸 후회한다
 
논란이 커지자 제이 윌슨은 23일 북미 배틀넷 게시판에 긴 사과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에 페이스북에 올린 나의 언급에 대해 사과한다. 나는 너무 화가 났고, 나의 팀과 게임을 방어하고 싶었다. 난 <디아블로 3> 팀의 열정과 헌신을 얕잡아 보는 것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23일 북미 배틀넷 <디아블로 3> 포럼에 올라온 제이 윌슨의 사과글.
 
제이 윌슨은 “<디아블로>에 담긴 데이비드의 비전과 개발자로서의 그를 존경하지만, <디아블로 3>는 현재 팀이 이끌어 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개발자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현재 <디아블로 3> 개발팀이 블리자드 노스 시절 팀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과거에 같이 일했던 누군가가 이들의 헌신을 평가절하하는 것을 참기 힘들었다. 보다 프로페셔널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적었다.
 
아울러 “<디아블로> 팀에 합류한 일은 꿈이 현실이 된 것 같았으며, <디아블로>라는 이름이 항상 귓가에 들려오며, 야근하는 늦은 밤이 이른 아침 같았고, 아드레날린과 진정한 기쁨을 느꼈었다”고 <디아블로 3> 개발에 대한 느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디아블로 3> 팬들과 커뮤니티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팬들이 없었다면 <디아블로 3>는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해외 게이머들의 반응은 처음에는 대부분 제이 윌슨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제이 윌슨이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했으며, 데이비드 브레빅이 닦아 놓은 쭉 뻗은 길을 뒤따라 달린 것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사과글이 올라온 후 결국 그도 인간이었다며 격려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