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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e스포츠 연맹, ‘실리’보다 ‘의리’ 택했다

온게임넷도 KeSPA 전략위원회에 활동 중

카스토르 2012-08-24 17:59:08

<스타크래프트 2> 프로게임단으로 구성된 e스포츠 연맹이 ‘이익’ 대신 ‘의리’를 선택했다.

 

e스포츠 연맹(이하 연맹)은 24일 오후 성명서를 배포하고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의 GSL 불참에 대응하기 위해 온게임넷 스타리그 참가를 유보한다고 발표했다.

 

연맹은 “각 팀 감독들과 온게임넷 스타리그 출전 선수들이 참여한 회의 및 동의를 거쳤다. KeSPA의 지속적인 GSL 참가가 결정되는 시점까지 온게임넷 스타리그 참가를 유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정 조정의 어려움 때문이라는 KeSPA의 GSL 불참 이유에 대해 연맹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미 곰TV는 지난 2년 동안 연맹 팀들의 해외 대회 참가로 인한 일정조정을 원만하게 처리해 왔다. WCS 및 WCG에 참가한 KeSPA 소속 팀들의 프로리그와 관련된 일정조정 역시 무리 없이 진행돼 왔다”고 반박했다.

 

이번 연맹의 성명서는 선수대표 임재덕과 연맹 회장 원종욱의 이름으로 발송됐다. 실제로 경기를 뛰는 선수들도 결정에 참가했음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 눈앞의 실익 대신 GSL과 GSTL을 선택한 연맹

 

소속 기업의 안정적인 지원과 연봉을 받으면서 활동하는 KeSPA 소속 게임단과 달리 연맹 소속 게임단은 선수들의 수입원이 대부분 상금이다. 후원을 통한 운영비 조달 및 연봉을 지급하는 일부 팀도 있지만, 상금으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는 선수들이 더 많다. 연맹과 선수들 입장에서는 출전이 결정된 대회 참가를 유보하는 것이 ‘실리’를 포기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맹이 온게임넷 스타리그 출전을 유보하고 곰TV에 대한 의리를 선택했다.

 

연맹은 성명에서 “GSL이 좌초하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만약 GSL이 사라진 시점에서는 연맹의 존폐마저 함께 위험해지고 한국 e스포츠 시장은 더욱 축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리그의 축소는 곧 2년 동안 노력해온 연맹 선수들과 해외 팀 선수들의 활동무대 축소로 이어지고, 전 세계 e스포츠 시장에서의 영향력 또한 현저히 작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7일 열린 무슈제이 GSL 시즌3 코드S 결승전 현장 모습.

 

 

곰TV의 <스타2> 리그 상금 총액 30억 육박

 

곰TV는 ‘2010년 <스타크래프트 2>(이하 스타2) 오픈 시즌’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의 <스타2> 공인 리그를 출범시켰다. 이후 GSL(개인리그)과 GSTL(팀리그)을 꾸준히 운영하면서 연맹 선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곰TV는 오픈 시즌과 GSL, 월드챔피언십, 슈퍼토너먼트 등 16번의 개인리그를 진행했고, GSTL를 6번 개최했다. 이 대회를 통해 지급된 상금 총액은 30억 원(개인리그 상금은 24억2,820만 원)에 육박하고, 총 216명의 선수가 곰TV가 진행한 <스타2> 리그에서 상금을 획득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온게임넷 스타리그 출전 유보를 선언한 선수는 임재덕, 정종현(이상 LG-IM), 장민철(SK게이밍), 박수호(MVP), 이정훈(프라임), 원이삭(스타테일), 강초원(NS호서) 7명이다.

 

옥션 올킬 스타리그 16강 조지명식 모습. 16명 중 8명이 빠지게 됐다.

 

해외 팀 프나틱 소속으로 MLG 출전 때문에 미국에 있는 김학수 선수는 연맹 성명서에서 빠졌지만, 단독으로 스타리그에 출전하기 위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연맹의 원종욱 회장은 “(김학수 선수가) MLG 출전으로 회의에 참가할 수 없었기 때문이며 우리와 따로 행동하기로 한 것은 아니다. 귀국하면 직접 만나서 다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로써 온게임넷의 첫 <스타2> 개인리그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선수 16명 중에서 일단 7명이 경기에 나서지 않게 됐고, 김학수가 동참할 경우 8명이 불참하게 된다.

 

 

■ KeSPA 전략위원회에 활동 중인 온게임넷

 

이번 연맹의 결정에 따라 다음 주 화요일(8월 28일) 개막을 앞둔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출전 선수 7명을 잃었고 8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상적인 개최가 가능할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온게임넷은 현재 KeSPA 전략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KeSPA 전략위원회는 게임단 사무국이 모여서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기구로 온게임넷은 과거 게임단 스파키즈를 운영하면서 전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스파키즈가 해체된 후에도 위원회에 남아 있다.

 

KeSPA의 GSL 불참은 전략위원회에서 나온 결정이다. 온게임넷이 GSL 참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