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어드벤처 게임들이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속속 부활하고 있다.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퍼블리셔들에 거절당하고 개발자금을 확보하기 힘들어 애를 먹던 프로젝트들이 팬들의 힘으로 부활하고 있다. 2008년 설립된 ‘킥스타터’는 전통적인 투자유치 방법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쉽게 모금할 수 있는 공개투자 모델을 제시해 인기를 끌었다.
■ 킥스타터, 비주류 장르 개발자들의 희망?
최근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웹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부활하고 있는 장르는 어드벤처다. 하나의 게임 장르로서 당당하게 자리 잡았던 어드벤처는 90년대 CD-ROM의 등장과 함께 FMV(풀 모션 비디오, Full Motion Video) 기술에 힘입어 황금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의 대중화와 함께 온라인게임이 등장하면서 존재감이 크게 사라졌다.
킥스타터 모금캠페인 톱10 중 4개가 게임 관련이다.
그랬던 어드벤처 장르가 킥스타터를 통해 재기의 움직임을 펴고 있다.
가장 먼저 화제가 됐던 프로젝트는 <원숭이섬의 비밀> <텐터클 최후의 날> <풀쓰로틀> 등의 어드벤처 게임을 제작했던 팀 쉐퍼(Tim Schafer)의 차기 어드벤처로 40만 달러(약 4억6,000만 원)의 개발비 모집에 344만 달러(약 39억3,000만 원)가 몰려 킥스타터 모금 캠페인 신기록을 세웠다. 그 뒤를 이어 인터플레이 설립자 브라이언 파고(Brian Fargo)의 <웨이스트랜드 2>가 킥스타터 모금에 성공하면서 화제를 이어 나갔다.
킥스타터 캠페인 성공 이후 공개된 <웨이스트랜드 2>의 개발 스크린샷.
■ 속속 돌아오는 80~90년대의 거장들
<브로큰 소드>는 ‘포인트앤클릭’(Point&Click) 방식의 추리 어드벤처로 1996년 1편 발매 이후 4편의 시리즈가 제작됐다. 최고의 어드벤처, 스토리, PC게임 등 수많은 상을 받았으며, iOS 버전으로 재발매된 <브로큰 소드: 감독판>은 게임평가집계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91%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브로큰 소드> 킥스타터 모금캠페인 영상
개발자 찰스 세실(Charles Cecil)이 이끄는 레볼루션 소프트웨어는 <브로큰 소드> 시리즈의 최신작 <브로큰소드: 독사의 저주> 개발에 필요한 킥스타터 캠페인을 지난 22일 시작했다. 개발비 40만 달러(약 4억6,000만 원) 모금을 목표로 한 이 캠페인은 하루 만에 3,200명으로부터 14만 달러(약 1억 6,000만 원)를 모금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팬들에게 <브로큰 소드>의 부활을 설득 중인 킥스타터 모금 캠페인 영상.
<브로큰 소드>보다 한 달 일찍 개발비 모금 캠페인에 나선 <모비우스>는 제인 젠센(Jane Jensen)의 프로젝트다. 그녀는 과거 시에라 온라인(Sierra Online)에서 작가로 활동하며 <킹스 퀘스트> <폴리스 퀘스트>와 <가브리엘 나이트> 시리즈 개발에 참여했었다.
그녀의 새 프로젝트 <모비우스>는 <가브리엘 나이트>와 같은 2D 그래픽 노블 스타일의 탐정 어드벤처 게임이다. 게임 속 이야기는 골동품 딜러 말라키 렉터가 앰블 덱스터라는 억만장자에게 조사 의뢰를 받으며 시작된다. 한 달에 걸친 캠페인에서 <모비우스> 프로젝트는 30만 달러(약 3억4,000만 원) 목표를 상회하는 43만5,000 달러(약 4억9,300만 원) 모금에 성공했다.
제인 젠센의 <모비우스> 콘셉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