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시리즈 처음으로 화면 크기를 변경한 아이폰5를 발표했다.
애플은 13일 새벽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바부에나 예술극장에서 아이폰5와 아이팟터치 5세대를 공개했다. 아이폰5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4인치 16:9로 넓어진 화면이다. 애플은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사이즈를 유지하면서 화면을 키우는 방법으로 폭은 같은 크기로 유지하면서 길이를 늘이는 선택을 했다. 무게 역시 아이폰4S에 비해 28그램 가볍고, 두께도 1.7mm 얇아져 휴대성이 더욱 좋아졌다.
■ LTE 지원, 각종 하드웨어 성능 업그레이드
더 빠른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LTE 지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역별, 국가별로 사용하는 LTE 주파수가 달라서 아이폰5는 세 가지 버전이 출시됐다. 우리나라에서 구입하게 될 아이폰5는 영국과 일본에서 LTE 사용이 가능하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LTE를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면 카메라 성능 향상, 더 나은 Wi-Fi 지원, 배터리 성능 향상 등과 같은 하드웨어적 발전과 함께 기대되고 있는 것은 19일 정식 버전 업데이트를 앞둔 iOS 다음 버전이다. iOS6는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Siri)가 한국어를 지원하고, 내비게이션 기능이 포함된 애플의 자체 지도 서비스, 파노라마 방식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 전화통화와 관련된 편의 기능 향상 등 아이폰 성능을 극대화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이폰5와 아이폰4S의 스펙 비교표.
■ 아이폰5, 16:9 화면으로 코어게임 시장 공략
아이폰5 발표 무대에 오른 EA 글로벌 모바일 수석 부사장 닉 얼(Nick Earl)은 “우리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4인치 레티나 화면이다. 우린 게임에서 그래픽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던 회사인 만큼 보다 풍부한 그래픽을 경험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이 16:9 비율의 와이드 스크린을 채택한 것은 게임보다는 영화와 같은 영상 콘텐츠를 염두에 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iOS 게임 생태계에도 와이드 스크린이 도입됐다는 점이 갖는 의미는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아이폰5의 16:9 와이드 스크린 지원은 PS Vita가 자랑하던 이점을 가져온 것이며, 점점 더 영화 같은 모바일게임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5에서는 16:9 와이드 스크린으로 모바일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아이폰5는 아이폰4S에 탑재된 듀얼코어 A5 CPU보다 2배 강력한 A6 CPU를 탑재하고 있다. 더 뛰어난 성능의 CPU는 더 발전된 인공지능이 적용된 고화질 그래픽 게임을 지원할 수 있다. 이는 모바일게임이 캐주얼게임 시장을 넘어 보다 성숙한 게이머들이 있는 코어게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닉 얼 수석 부사장은 “애플은 아이폰5의 더욱 강력한 CPU, 크고 정교한 화면, 더욱 긴 배터리 생명력으로 닌텐도와 소니가 장악하고 있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휴대용 게임기의 경쟁상대는 아이폰5만이 아니다. 애플의 아이팟, 아이폰, iOS 제품 마케팅 부사장 그렉 조스위악(Gregg Joswiak)은 “아이팟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 플레이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아이팟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기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폰5와 함께 발표된 아이팟터치 5세대.
신형 아이팟터치 5세대는 아이폰5와 같은 16:9 화면과 아이폰4S와 같은 듀얼코어 A5 CPU를 탑재하고 있으며, 음성인식 ‘시리’ 등 아이폰5에 포함된 많은 기능이 그대로 포함돼 있다.
■ 아이폰5와 함께 소개된 EA의 <리얼 레이싱 3>
애플은 아이폰5의 발표와 함께 CPU와 그래픽 성능을 보여주기 위한 데모로 게임을 선택했다. EA스튜디오 개발 책임자 랍 머레이(Rob Myrray)는 아이폰5에서 구동되는 <리얼 레이싱 3>를 시연했다. 데스크톱 PC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정교한 자동차 모델링에 반사 효과 등 다양한 그래픽 효과를 구현한 <리얼 레이싱 3>는 새로운 멀티플레이 모드로도 주목받았다.
<리얼 레이싱 3>의 새로운 멀티플레이 모드 타임 쉬프티드 시연.
‘타임 쉬프티드’(Time Shifted)로 소개된 <리얼 레이싱 3>의 멀티플레이 모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친구와 경쟁할 수 있는 모드다. 애플 게임센터에 등록된 친구가 지금 게임 중인 상태가 아니라도, 지난밤에 플레이한 친구의 게임에 합류해서 친구의 기록을 깰 수 있다.
■ 잘나가는 태블릿, 위협받는 스마트폰
애플 팀 쿡 CEO는 발표회장에서 “애플은 단일 브랜드로서 북미 랩톱 시장의 27%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아이패드는 지금까지 8,400만 대가 팔려 전 세계 태블릿 시장의 68%를 장악하고 있으며, 태블릿 웹트래픽의 91%를 발생시키고 있다. 수많은 다른 태블릿들은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창고나 서랍 제일 밑 칸에 처박혀 있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위협받는 상황이다. 아이폰5와 앱스토어에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플랫폼 점유율은 안드로이드 OS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아이폰5의 발표가 게임산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한 큰 이슈는 되지 않겠지만, 게이머, 게임 개발자들과 게임시장에서 애플의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