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발자가 콘솔게임을 만들어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과거 캡콤에서 <파이널 파이트> <스트리트 파이터 2> <바이오 하자드> 등의 개발에 참여했고, 이후 게임 리퍼블릭을 창업해 <겐지>를 만들었던 오카모토 요시키 대표(오른쪽 사진)가 콘솔게임 개발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은퇴 이유는 단순하다. 더 이상 일본의 콘솔게임은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19일 보도된 외신 THE VERGE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많은 일본 개발사들이 세계시장을 노리고 대작 중심의 콘솔게임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일본 콘솔게임이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던 시대는 끝났다. 즉 일본의 콘솔 대작들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고 단언했다.
그가 이런 말은 한 것은 현재 일본 개발사들의 모습에서 비롯됐다. 고성능의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게임 타이틀 하나를 개발하기 위한 자금과 인력은 과거보다 몇 배 이상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콘솔게임은 대부분 일본 유저들의 취향에 맞춘 게임이다. 게다가 기존 개발자 몇 명이 오랜 시간을 투자해 게임을 만들던 때와 달리 돈과 인력 투입은 이제 필수 요소가 됐다.
하지만 이를 지원받기란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대기업 중심으로, 또는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지 않는다면 퍼블리셔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오카모토 자신도 게임 리퍼블릭을 설립하면서 약 300 명의 인력을 채용했었다. 그 뒤에는 Brash 엔터테인먼트라는 퍼블리셔가 있었다.
<겐지> 이후 PS3로 신작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스폰서였던 Brash 엔터테인먼트가 파산하면서 더 이상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정리해고됐고, 게임 리퍼블릭은 오카모토 혼자만 남은 회사로 전락했다.
오카모토 자신도 “나는 더 이상 콘솔게임을 개발할 힘도, 그리고 돈도 없는 상태다”고 인정했다. 그는 콘솔게임 개발을 포기했고, 대신 모바일게임 개발로 전향했다. 적은 자금으로 성공의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는 시장으로 이동한 셈이다.
그는 “나는 더 이상 콘솔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조차 좋아하지 않는다. 이제는 아이폰에 다운로드한 <페이퍼 토스>나 <카탄> 등을 즐기면서 이 게임들을 분석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콘솔게임과 달리 60만 달러(약 6억7,000만 원)의 자금으로 성공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게임업계에서는 오카모토 요시키의 콘솔게임 개발 은퇴를 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유명 일본 개발자들이 전통적인 그들의 플랫폼에서 성공을 거두기 힘들어지면서 모바일의 영역으로 자리를 이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