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 커트 실링이 게임사업 실패의 대가로 핏빛 양말을 내놓았다.
미국 보스턴 지역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는 38스튜디오 파산으로 재정 문제에 시달리는 커트 실링이 실패의 대가로 야구를 통해 번 5,000만 달러(약 550억 원)는 물론 개인의 명예와도 같은 핏빛 양말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커트 실링이 내놓은 핏빛 양말은 그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가진 물품이다. 금전적 가치보다도 개인의 명예와 보스턴 레드삭스에 걸려있던 저주를 풀고 월드 시리즈 우승을 안겨준 기념물이라는 것에서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
당시 커트 실링이 몸담았던 보스턴 레드삭스는 85년 동안 월드 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른바 ’밤비노의 저주’였다. 그러나 2004년 리그 챔피언십 결정전에서 커트 실링의 역투에 힘입어 뉴욕 양키즈에 역스윕을 했고, 더불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당시 커트 실링은 발목 수술을 받은 상태였고, 수술 부위에서 출혈이 생겨 양말이 피에 젖은 모습이 TV에 잡혔다. 일부에서는 조작이라는 의심을 받았지만, 우승 이후 메이저리그 팬들은 85년간 괴롭혔던 밤비노의 저주를 푼 진정한 ‘레드삭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38 스튜디오는 로드 아일랜드 주 또는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 확보에 실패하면서 회사를 계속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6월 파산을 선언했다. 이에 로드 로드 아일랜드 주정부는 빌려준 4,900만 달러(약 576억 원)의 대출상환금을 되돌려 받기 위해 커트 실링을 고소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커트 실링은 지난 2004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화제가 됐던 피에 물들은 양말을 포함해 루게릭이 썼던 모자 등 야구 인생의 기념물마저 은행 담보물 리스트에 올렸다. 즉, 커트 실링이 빚을 갚지 못한다면 이 모든 것은 은행 소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