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게임시간 선택제) 등 게임에 대한 규제와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도 우리나라 게임시장의 성장은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1년 국내외 게임시장 동향, 게임 이용자 현황과 게임문화, 게임기술, 법제도 및 정책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2012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발간했다.
2012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1년의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2010년(7조4,312억 원) 대비 18.5% 성장한 8조8,04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0조 원을 돌파하고, 2014년에는 15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 잇단 악재 속에서도 18.5% 성장
지난 2011년에는 게임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고 여성가족부에서 발의한 셧다운제 등 청소년의 게임이용을 제한하는 법안이 잇따라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년 한국 게임시장 규모는 약 8조8,0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5% 성장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4%인 것에 비하면 7.7배 이상 높은 성장률이다.
2012 게임백서의 감수를 담당한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실 성숙희 박사는 “규제가 생기고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규모가 18.5% 성장했다. 이는 게임 산업 자체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이며 이러한 성장세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 게임시장 규모 성장률 추이.
2011년 국내 게임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은 6조2,369억 원으로 전체 게임시장의 70.8%를 차지했다. 퍼블리싱을 제외한 순수 국내 제작게임만 따지면 온라인게임의 비중은 88.9%에 이를 정도로 국내 게임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온라인게임과 함께 모바일 게임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모바일게임은 2011년 국내에서 4,236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점유을 4.8%을 차지했다. 온라인게임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지만 33.8%라는 높은 성장률를 보이며 온라인게임을 제외한 다른 게임산업 중 유일하게 성장했다.
2012 게임백서에서 모바일게임은 스마트디바이스가 보급 확대되고 성능이 발전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은 지속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 게임 수출 48.1% 증가, 수입 15.5% 감소
2011년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의 수출은 48.1% 증가한 2조5,5541억 원을 달성한 반면 해외 게임의 수입은 15.5% 감소한 2,221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2011년 국산 게임이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중국으로 전체 매출의 38.2%를 차지했다. 일본이 27.4%로 그 뒤를 이었고, 동남아 18.0%, 북미 7.6%, 유럽 6.4%, 기타 지역 2.4%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2008년 이후 국산 게임의 최대 수출국의 지위를 유지하며 일본과 더불어 양대 수출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출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 등 해외 인기게임의 유저 및 매출 증가의 역할이 컸다. 또한 2011년 스마트 디바이스의 오픈마켓 플랫폼에 게임 카테고리가 열렸고, 이를 통해 발생한 매출이 수출로 집계된 것도 수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
국가별 수출 비중. 중국이 38.2%로 가장 높다.
성 박사는 “수출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좋은 점이다. 하지만 몇 개의 게임으로 국내 시장이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수입이 늘어나고 수출이 줄어든다는 것은 내수시장의 한계에 달한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다. 특히 최근 온라인게임에 대한 제재가 늘어나고 게임을 산업이 아닌 악으로 보는 의식이 강해지면서 해외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이 더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입액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국내 게임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디오 게임시장에서 해외 메이저업체들의 기존 기종 및 신기종의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2011년 게임 분야 무역수지 흑자는 2조4,431억 원을 달성했다. 1조 5,5474억 원을 달성한 전년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결과다.
성 박사는 “다른 산업에서 수출이 48.1%가 성장하고 시장 규모가 18.5% 증가했다면 굉장히 자랑스러워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이다. 하지만 문화부는 게임산업의 이런 성적에 난감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이 악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게임산업이 워낙 빠른 속도로 성장하다 보니 안정적인 문화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게임중독 등의 부작용을 안고 올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일과 공부만 해야 하는 국내 사회에서 여가문화인 게임이 받아들여지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게임산업이 실질적인 산업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