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GC 2012 ‘넥슨-유니티 개발자의 밤’ 행사에서 <삼국지를 품다>를 만든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가 출사표를 던졌다. 10월 중 정식 서비스까지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니티 코리아 윌리엄 양 지사장은 “우리는 <삼국지를 품다>가 유니티 엔진과 함께 진화하는 경험을 했다. 오랜 시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삼국지를 품다>가 게임 역사가 길이 남는 수작이 되길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유니티 코리아 윌리엄 양 지사장.
이후 김태곤 상무의 목소리가 담긴 출사표 영상이 공개된 후 김 상무가 직접 무대에 올라 <삼국지를 품다>를 개발한 지난 3년 동안의 고민과 기획의도 등을 소개했다.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
■ 온라인게임의 노하우를 살린 하이브리드 게임
초기에 <삼국지를 품다>를 기획할 때 김 상무의 고민은 바로 모바일이었다. 2010년과 2011년 PC게임은 줄어드는 반면 스마트폰의 보급률과 모바일게임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또한 10~30대 중 절반 정도의 유저가 스마트폰로 인해 PC 사용시간이 줄고 있는 상황이었다.
PC 온라인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해야 하는 건 자명해 보였다는 것이 김 상무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온라인게임 시장을 버리고 바로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뛰어들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서로 게임성이 비슷해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차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김 상무는 “온라인으로 게임을 개발해온 우리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온라인 개발자의 장점은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 역량, 방대한 콘텐츠 구성 능력 그리고 수만 명의 유저들을 한데 모아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수 있는 노하우라고 판단했다. 이런 장점을 살려 모바일을 접목시킨 하이브리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길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기반으로 만든 것이 <삼국지를 품다>였다”고 발표했다.
■ PC와 모바일에서 동일한 게임을 즐긴다
김 상무는 <삼국지를 품다>를 통해 집에서, 버스 안에서, 외출 중에 동일한 콘텐츠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꿈을 꿨다고 밝혔다. 모바일 기기가 PC용 게임의 일부분을 즐길 수 있는 종속된 관계가 아니라, PC의 기능이 그대로 모바일에서 구현되는 것이다.
문제점은 PC에 비해 스마트폰의 낮은 사양과 무선통신으로 인한 낮은 네트워크 신뢰성이었다. 그래서 데이터를 대폭 축소하고 접속이 끊어졌을 때 재연결 기능 등 잦은 끊김에 대비했다.
스마트폰의 터치방식은 간단한 조작에는 편하지만 복잡한 조작이 필요한 게임에는 오히려 불편했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다소 천천히 해도 괜찮은 턴 방식 RPG를 채택하고, 직접 컨트롤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명령만 내리면 알아서 싸우는 웹게임 방식의 인공지능을 최대한 활용했다.
김 상무는 “PC와 달리 스마트폰은 수시로 끄고 켜기 때문에 게임도 대부분 5분 이내에 플레이가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겪어 보니 충격을 받은 부분이다. 우리도 이런 콘텐츠를 게임에 추가했고 PC로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스마트폰의 단점을 극복하거나 장점을 부각시켜 다시 PC에 이식하면서 하이브리드 게임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 위한 김 상무의 고민은 엔진을 선택할 때도 이어졌다.
그는 “PC, 웹, 안드로이드, iOS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약간의 수정만으로 동시에 개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엔진을 선택할 수 없게 만드는 장점이 있었다. 게다가 워낙 편리하게 만들어져서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유니티 엔진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10월 안에 <삼국지를 품다>의 테스트를 시작하고 정식 서비스까지 하는 것이 목표다. 모두들 잘 부탁 드린다. 그리고 한국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은 빠른 움직임과 노하우를 갖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새로운 시장에서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삼국지를 품다>(//3p.nexon.com)는 10월 중순 마지막 점검 테스트를 거쳐 10월 말 정식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상무의 발표가 끝난 후 윌리엄 양 지사장의 감사패 전달식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