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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마인크래프트의 산물? 자랑할 만한 이야깃거리

KGC 2012: 모장, 2년 간의 마인크래프트

전승목(아퀼리페르) 2012-10-11 12:37:44

모장의 옌스 베르켄스텐 선임 개발자(오른쪽).

 

“2010년 12월, 내가 입사할 때 <마인크래프트>의 판매량은 30만 장이었다. 지금은 판매량만 700만, 등록된 계정수는 4,000만 개를 넘어섰다.”

 

10일 KGC 2012에는 <마인크래프트>의 성장 과정을 생생히 본 산증인이 나섰다. 바로 2년 전 모장(Mojang)에 입사한 옌스 베르켄스텐 수석 개발자다. 그는 ‘2년 간의 마인크래프트’라는 강연을 통해 <마인크래프트>가 남긴 결과물과 교훈을 이야기했다. 디스이즈게임이 준비한 기사를 통해 알아보자.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유저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성공을 이끌다


옌스 베르켄스텐은 2년 동안 <마인크래프트>가 남긴 산물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게이머들은 게임 속에서 만든 작품들을 남들에게 공개하는 행동을 즐겼다. 유튜브에 올라온 거대한 피라미드, 롤러코스터, 색이 다른 블록으로 만든 캐릭터 아트, 미켈란젤로의 벽화 ‘천지창조’의 모사작, 아예 <DOTA 2>의 룰을 적용한 게임 모드 <마인크래프트: 도타> 등이 대표적인 예다.

 

게이머가 콘텐츠를 만드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게이머들의 작품들은 다른 게이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됐다. 결과적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게이머들은 더 멋진 작품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이고, 다른 게이머들도 자신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게임에 빠지게 됐다. 이는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 새로운 작품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2년 동안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자 ‘누구는 <마인크래프트>로 특이한 일을 하더라’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넘쳐나게 됐고, 끊임없이 <마인크래프트>가 화제로 떠오르게 됐다.

 

옌스 베르켄스텐은 “유저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게임의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동시에 개발자는 유저들에게 이야깃거리로 떠오를 수 있도록 콘텐츠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 2년 동안 게이머와 직접 소통도 도움돼, 다만 무조건 좋지는 않다


한편 게이머들이 <마인크래프트>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동안, 개발사 모장은 게이머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했다. 모장의 대표 마커스 페르슨이 트위터와 포럼을 이용해 게이머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옌스 베르켄스텐은 이 시도에는 일장일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선 게이머들과 소통한 결과 게임의 품질 관리가 쉬워졌다. 버그 제보나 아이디어 제안을 바로 바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인상을 준 결과, 게이머들의 만족감이 높아졌다는 이득도 누릴 수 있었다. 


반면 게이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일어나기도 했다. 게이머들은 직접 개발을 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게임상의 문제를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이디어, 지적에만 몰두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게이머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려니 이 사람은 A를 주장하고 저 사람은 B를 주장하는 충돌이 나타났다.

 

게이머의 의견은 품질관리에 도움이 됐지만, 필요에 따라 골라낼 필요가 있었다.

 

옌스 베르켄스텐은 이를 통해 “모든 게임이나 프로젝트에 게이머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는 없고 게임이나 회사의 규모에 따라 접근 방식을 달리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게이머의 이야깃거리로 충분히 떠오를 수 있도록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 게이머와의 직접 소통은 도움이 되지만 꼭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 두 가지의 결론을 내고 옌스 베르켄스텐은 강연을 정리했다. 


강연이 끝난 뒤 옌스 베르겐스텐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했다.



게이머들은 <마인크래프트>의 세계 중 극히 일부의 공간 안에서만 플레이한다. 굳이 넓은 세계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광활한 세계를 만들어두면 게이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도 게이머에게 부담이 될 정도로 넓은 세상을 만들지는 않는다. 게이머가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지역만 나타내고, Xbox360 버전이나 스마트폰 버전은 성능을 고려해 세계의 크기를 조절해뒀다.



개발사가 의도하지 않은 플레이를 어디까지 허용하는지 궁금하다. 재미있다면 버그도 허용하는가?


규칙 안에서의 새로운 플레이는 언제나 환영한다. 하지만 버그로 일어난 새로운 플레이라면 최대한 고치려 한다. 버그를 내버려두면 새 개발자 팀에 합류할 때 버그 플레이에 대해 이해를 못해서 혼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서바이벌 모드의 새로운 콘텐츠나 모드를 업데이트할 계획은 없는가? 


오는 10월에 새로운 업데이트를 선보인다. 앞으로도 게이머들의 반응을 체크하고 부족한 콘텐츠를 보충할 예정이다.



<마인크래프트>는 교육용 소프트웨어로도 쓰이고 있는데 모장의 반응이 궁금하다.


<마인크래프트 에듀>나 <블록 바이 블록> 프로젝트에 쓰이고 있는데, 굉장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건축, 교육 등 게임 이외의 영역에서 <마인크래프트>를 필요로 한다면 도움이 될만한 행동은 할 생각이다. 

 


<마인크래프트 에듀>의 생물학 수업 장면. 거대한 동물세포 모형을

학생들이 탐험하고 있다.

 

 

수익원을 더 늘릴 생각은 없는가? 한국처럼 부분유료제를 일부 도입한다든지? 


한국의 부분유료 방식은 참 신기하고 새로워 보이는 시스템이다. ‘저런 걸 우리 게임에 적용하면 돈 주고 게임 캐릭터에게 망토를 입힐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부분유료제를 재미있게 여겼을 뿐이지 수익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마인크래프트>처럼 독창적인 게임을 개발하고 싶어하는 개발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냥 시도해봐라(Just do it). 시도해 보기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마인크래프트>의 아이디어도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을 줄은 모장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게임을 개발할 때는 먼저 자신을 기준으로 개발하는 것이 좋다. 내가 재미없는 게임은 다른 사람에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일단 내게 재미있는 것을 만든 뒤, 최대한 많은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옌스 베르켄스텐은 “자기가 재미있어 하는 아이디어를 일단 실천하는 것,

그것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길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