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플렉스가 모바일게임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라이브플렉스는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모바일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사업 전략과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올해 10개의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하고, 내년에는 최대 100개 이상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라이브플렉스 하관호 부사장, 김병진 대표, 모바일사업부 전지성 차장.
■ “모바일 하드코어 게임시장은 라이브플렉스의 기회”
라이브플렉스는 모바일사업에 진출하기 전부터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자신들의 목표를 정했다. 목표는 다운로드 수가 감소해도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하드코어 장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의 경우 시뮬레이션게임과 RPG 등의 하드코어 장르가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레이지 오브 바하무트> 같은 경우 다운로드 순위는 200위 밖으로 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순위에서는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트레이딩 카드게임(이하 TCG) 장르도 마찬가지다. 이런 장르의 게임들은 다운로드하는 신규 유저가 줄어들어도 기존 유저들의 ARPU(가입자당 평균수익)가 높기 때문에 매출도 유지되면서 게임 수명도 긴 특징이 있다.
국내시장은 해외시장과 비교하면 특이한 상황이다. 카카오 게임의 영향으로 퍼즐게임과 소셜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바닥 삼국지>나 <풍운삼국> <레이지 오브 바하무트> 같은 게임들이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어 점차 해외시장처럼 변해갈 가능성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라이브플렉스도 국내에서 하드코어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점차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또한 현재 자사가 서비스 중인 <아란전기> <퀸스블레이드> <불패패온라인><드라고나> 등의 온라인게임의 유저층이 ARPU가 높은 성인인 점도 감안했다.
현재 라이브플렉스는 온라인게임 포털 ‘게임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스마트폰게임 포털인 ‘게임클럽 미니’를 론칭하고 기존 게임클럽의 회원들을 연동할 생각이다. 게임클럽의 회원수는 약 300만 명으로, 대부분 30~40대의 하드코어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층이다.
라이브플렉스 김병진 대표는 “판도가 이미 정해진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변화하는 시장 상황은 라이브플렉스에게 기회다. 짧은 시간 동안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초석을 다진 만큼 2013년에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돌풍의 주역이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100개의 게임 “장르 다변화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라이브플렉스는 2013년에는 최대 100개의 모바일게임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대로라면 내년에는 매주 2개의 게임이 1년 내내 출시되는 셈이다.
하드코어 장르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라이브플렉스의 2013년 모바일게임 라인업 중에는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퍼즐게임과 소셜게임 등을 포함해 다양한 장르가 융합된 게임도 포함돼 있다. 하드코어 게임을 통해서 국내와 해외 시장을 노리지만,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퍼즐류의 캐주얼 모바일 장르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이 많은 게임을 어떻게 공급할지다. 라이브플렉스는 내년에 론칭할 모바일게임 중 70%를 외산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주로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모바일게임을 찾고 현지화해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개발하는 모바일게임들은 <퀸스블레이드> 등 자체 IP(지적재산권)를 이용한 하드코어 장르에 소셜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유명 웹툰인 김규삼 작가의 <쌉니다 천리마 마트>를 스마트폰게임으로 만들어 라이트한 유저들도 동시에 공략한다.
김병진 대표는 “모바일게임 사업에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생각이다. 한 달 단위로 유행이 바뀌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우리의 전략은 다수의 타이틀을 확보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퍼블리싱과 자체개발의 확대를 병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항해 미니(mini)>는 자신의 도시와 함대를 키워 해상왕을 노리는 게임이다. 다른 유저와의 PvP나 교역 콘텐츠가 중심이며, 소셜 활동이나 보물찾기 같은 미니게임도 포함돼 있다. 유저는 해적을 격파하고 얻는 보물지도를 모아 함대를 꾸릴 수 있고,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 등장하는 ‘블랙 펄’ 같은 배를 소유할 수도 있다. <대항해 mini>는 11월에 나온다.
<대항해 mini> 소개 영상
오는 12월에 출시할 <엑스칼리버>는 횡스크롤 방식의 액션 RPG다.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내용으로, 아더왕이 죽은 뒤를 다룬다. 아레나 시스템을 활용한 PvP가 핵심 콘텐츠로, 다양한 방식으로 육성한 캐릭터를 통해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엑스칼리버> 소개 영상
<저거노트: 소버링의 복수>는 자신만의 영웅을 육성해 마을을 몬스터로부터 보호하고 최종적으로 보스 몬스터를 퇴치하는 게임이다. 3D로 구현된 턴 방식 RPG로, 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거나 미는 조작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영지보호나 보물찾기 같은 전투 외의 콘텐츠도 갖추고 있으며, 오는 11월에 발매된다.
<저거노트: 소버링의 복수> 소개 영상
<푸칫토 크로니클>은 3D 모바일 MMORPG다. 소셜 네트워크 기능을 극대화했고, 여성들을 노린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특징이다. 12월 출시 예정.
라이브플렉스가 직접 개발하는 모바일게임들은 내년에 나온다. 먼저 MMORPG <퀸스블레이드>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인 <퀸스블레이드: 전쟁의 시작>과 <퀸스블레이드: 어나더스토리>가 나올 예정이다.
<퀸스블레이드: 전쟁의 시작>은 소셜 네트워크 요소를 강화한 턴 방식 RPG로, 친구와 용병을 교환하며 육성할 수 있다. 코스튬으로 캐릭터를 꾸미고 친구와 스크린샷을 교환할 수 도 있다. <퀸스블레이드: 전쟁의 시작>은 내년 1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퀸스블레이드: 어나더스토리>는 RPG 기반에 TCG 요소를 추가한 게임이다. PvP나 레이드 같은 기존 MMORPG의 요소를 최대한 넣어 하드코어 유저를 노렸다. 내년 5월 출시 예정.
인기 웹툰 <쌉니다 천리마 마트>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도 출시한다.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마트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웹툰의 친숙한 캐릭터 등이 등장한다. 내년 3월 출시 예정으로, 웹툰 팬을 노린 마케팅도 병행된다.
발표회 현장에 웹툰 <쌉니다 천리마 마트>의 김규삼 작가가 참석해 축전을 공개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이어진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라이브플렉스 김병진 대표.
내년에 출시할 게임이 70종 이상 된다고 햇는데,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 게임의 비중은 어떻게 되나?
김병진: 퍼블리싱과 자체개발의 비율은 7:3이다. 퍼블리싱 게임이 70%가 될 것인데, 우리는 자체 개발 의존도가 높으면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퍼블리싱의 비중을 높였다. 자체개발은 <퀸스블레이드>나 퍼즐과 관련된 게임을 위주로 진행될 것이다.
카카오톡에도 다양한 게임이 나오고 있는데, 대책은 있나?
카카오톡은 우리의 올해 라인업과 성향이 다르다. 그래서 카카오톡과는 다른 연령대의 유저들을 위한 전략을 취할 것이다. 게임클럽 미니는 문자 메시지를 활용하고 있다.
<삼국군영전>을 다운로드하는 유저는 전화번호부에 <삼국군영전>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동으로 친구가 추가된다. 전화번호부에 있는 친구 중 <삼국군영전을> 다운로드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문자로 초대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되어 있다. 문자 요금 문제는 요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때문에 다들 무료 문자가 많이 남아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년까지 100종이라니 숫자부터 만만찮아 보인다. 모바일게임 사업에 투자하는 금액을 밝힐 수 있나?
투자 금액이 정확히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최소 1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다. 라이브플렉스가 보유한 현금도 많고, 꾸준히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사업 부문도 많아서 100억 원 이상 투자할 수 있다. 자원은 모두 확보된 상태다.
라이브플렉스의 규모를 생각하면 어떻게 100여 종의 게임을 유지 보수하고 관리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퍼블리싱 위주로 게임 수를 늘릴 것인데, 이 중에는 퍼즐게임처럼 규모가 작은 것도 있다. 이런 게임들은 서비스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온라인게임과 비교하자면, 온라인게임 하나당 수십 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모바일게임은 그렇지 않다. 모바일게임을 많이 출시하는 데 있어서는 회사 규모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게임 수가 많아서 하나의 게임에 집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김병진: 모바일게임 한두 개에 너무 집중하는 것은 사업적으로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게임을 가지고 가려는 것이다. 보통 모바일게임의 수명이 1년을 넘기기 힘들고, 흥행했던 게임도 순식간에 인기가 식는 곳이 모바일게임 시장이다.
시장 트렌드도 빠르고 라이프 사이클도 짧기 때문에 퍼블리셔로서 위험부담을 줄이려면 일정 수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바일게임 70종에서 100종은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늘릴 생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