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 영화제작 프로젝트가 배급사의 투자포기로 난관에 부딪혔다.
해외 연예 미디어인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지난 20일, <헤일로> 영화의 배급사로 내정됐던 유니버셜과 폭스가 2억 달러(약 1,900억원)에 육박하는 제작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투자를 포기했다.
■ 한치의 양보도 없는 마이크로소프트
당초 알려진 영화 <헤일로>의 총 제작비는 1억 3,500만 달러(약 1,300억원). 마이크로소프트는 <헤일로>의 영화 판권료로 500만 달러(약 48억원)를 요구했으며, 영화 수익의 10%를 로열티로 받는 조건도 내걸었다.
이후 유니버셜과 폭스는 제작비 부담을 덜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판권료 및 로열티 인하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하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유니버셜과 폭스는 <헤일로>의 영화 판권료 500만 달러의 지급보증 마감인 10월 15일을 넘겨 제작진행이 무산됐다.
이미 헐리우드에서는 <헤일로> 영화의 제작비용이 2억 달러(약 1,900억원)에 육박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던 상황이었다. <헤일로> 영화제작과 관게된 사람들은 이 소문을 부인해왔지만 유니버셜과 폭스가 제작비 부담 때문에 프로젝트를 포기하면서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할리우드에서는 두 메이저 영화사가 <헤일로> 영화 배급을 포기한 데는 제작비 부담뿐만 아니라 블록버스터 연출 경험이 없는 신인 감독이 내정된 탓도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헤일로> 영화의 감독으로 내정된 네일 블룸캄프(Neill Blomkamp)는 27세의 신인으로 TV 시리즈 <스몰빌>과 <스타게이트>의 3D 애니메이터 경력과 SF 독립 영화를 만들어 본 경험만 갖고 있다.
■ 영화제작은 이미 진행중, MS는 새 배급사 물색중
유니버셜과 폭스는<헤일로>를 포기했지만 영화 제작이 무산된 것은 아니다. <헤일로> 영화의 총제작을 맡은 피터 잭슨의 대변인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배급사와 협상을 하고 있다. <헤일로> 영화의 사전 제작도 이미 진행중이다. 뉴질랜드에 위치한 웨타 디지털과 웨타 워크샵에서 비주얼 이펙트를 제작하고 있으며, 이번 일에 상관없이 계속 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피터 잭슨 진영은 이미 <헤일로>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피터 잭슨의 영화 스튜디오 '윙넛 필름'이 <헤일로> 영화의 제작을 맡고 있으며, 피터 잭슨 본인도 영화의 제작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헤일로> 영화의 특수 효과는 <반지의 제왕> <킹콩> <괴물>에 참여했던 웨타 디지털과 웨타 워크샵에서 맡고 있다.
피터 잭슨은 <헤일로> 신작 게임도 만든다. 그는 지난 9월말 스페인에서 개최된 'X06' 행사에 참가해 <헤일로> 시리즈 신작의 프로듀서를 맡는다고 밝혔다. Xbox 360 전용으로 개발될 <헤일로> 신작은 피터 잭슨이 설립한 '윙넛 인터랙티브'와 원작의 개발사 '번지 스튜디오'가 공동으로 제작하고 있다.
'돈'과 '자존심'을 굳게 걸어잠근 마이크로소프트 덕분에 유니버셜과 폭스는 떨어져 나갔지만, 피터 잭슨이 개입하고 있는 한 <헤일로> 영화의 제작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8년 여름 개봉 계획에는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Xbox 360용 <헤일로 3>는 내년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