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성수기 비디오게임시장이 초토화될 위기에 처했다.
게임출시 및 서비스를 위해 사전에 진행돼야 할 신규 게임물 심의 및 접수와 관련해 관련부처의 업무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심의를 받을 곳이 없어, 게임이 못 나오게 생겼다.
25일 배포된 문화관광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제정, 시행에 따라 이달 29일부터 게임물 등급분류 업무가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게임물등급위원회’로 이관된다.
하지만 현재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업무 인수인계 작업 및 문화관광부 산하 게임물등급위원회의 향후 게임물 심의관련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 모호한 상황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를 통해 10월 18일 이후 심의를 신청한 타이틀을 포함해 PC-비디오게임 30종, 온라인게임 13종 등 총 43종의 게임타이틀의 심의는 게임물등급위원회로 이관하지 않고 해당업체로 반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반려된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 심의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업무가 정상화한 이후 접수부터 다시 진행해야 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이후 업무진행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닝일레븐> <스맥다운> 등 하반기 기대작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는 관련부처의 이러한 대응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심의공백으로 해당 타이틀 발매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 매출피해는 물론 이후 사업스케줄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임디스크에 인쇄되는 레이블 작업이 해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등급분류업무 차질로 퍼블리셔들이 받게 될 부담은 상당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물등급위원회 심의업무는 빠르면 11월 중순이 돼야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심의를 신청하고 예심, 등급분류 절차를 거치면 이미 예정된 발매일정을 넘기게 되는 셈이다. 대부분 국내에서 유통되는 비디오게임이 발매 두달 전부터 해외에서 제작돼 국내에 수입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등급분류가 반려된 타이틀의 대부분은 내년 상반기로 발매일을 조정해야할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이들은 “연말은 세관을 거칠 통관물량이 많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심의공백을 통해 발생되는 피해는 누구에게 가서 하소연해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30일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진행할 게임물등급위원회가 향후 구체적인 심의일정을 관련 업계에 공지하지 않는다면 하반기 국내 비디오게임업계는 심의공백에 대한 피해만 떠안은 채 손가락만 빨아야 할 상황이다. 특히 크리스마스와 방학이 시작되는 연말의 매출액이 게임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피해는 단순한 날짜 수로 계산할 수 없는 수준이다.
SCEK 관계자는 “하반기 비디오게임 저변확대를 위해 38개의 타이틀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심의일정이 변경된다면 서드파티는 물론 하드웨어 홀더들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무정상화 시점에 따라 내년 상반기 마케팅 및 타이틀 출시일정을 조정해야 할 상황”이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일부 업계관계자는 "반려된 30개의 PC-비디오게임 타이틀의 재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차세대기 발매로 유래없는 호황을 맞을지 모르는 비디오게임업계가 생각지도 못한 된서리를 맞게 될 것이다. 하반기 타이틀 기근에 대한 피해는 게이머들이 고스란히 떠앉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이번 심의공백을 통해 발생될 피해는 비디오게임 유통구조상 내년 상반기까지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공지 외에 이렇다 할 대응이 없는 영등위. 예정대로 관련업무는 29일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