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2는 전체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행사가 개최되는 부산 벡스코는 확장공사를 마무리하고 오디토리움과 제 2 전시장을 확충해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전체적인 전시 인프라와 지난 행사의 문제점을 확실히 해결하고자 한 노력이 엿보였다.
그 결과, 현장에서 실제 전시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운영면에서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디스이즈게임은 역대 지스타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인터넷, 소음, 동선을 중심으로 업계 관계자와 지스타 조직위원회 그리고 현장을 직접 찾아가 점검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남혁우 기자
아침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린 지스타 2012. 과연 올해는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까?
■ 인터넷 문제, 확실히 해결됐다
작년 지스타 2011에서 부스를 설치한 관계자들이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이 바로 인터넷이었다. 회선 부족은 물론 무선 인터넷의 제한으로 온라인게임의 운영은 물론, 무선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한 스마트폰게임의 실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컴투스 부스에서는 무선 인터넷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해 김해공항에서 Wi-Fi 에그를 공수해와 이용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하지만 올해 지스타에서 100여 대가 넘는 신작 체험용 스마트 기기를 준비한 컴투스는 아무런 이상 없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컴투스 강희원 부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무선 인터넷 문제는 완벽히 해결됐다. 100여 대 이상의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운영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지스타 조직위에서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고 운영하는지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무선 인터넷 등의 계획과 회선 확보를 하고 신청 업체를 중심으로 배치했다.
실제로 지스타 조직위에서도 인터넷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일단 전시장 안에서 공유기의 사용을 제한했다. 특히 2.4Ghz 대역폭을 갖는 공유기를 사용할 경우 전파간섭으로 인해 무선 인터넷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KT와 협조해 Wi-Fi 전용회선 6,000개를 참가업체 전용으로 확보했고, IP를 신청한 업체를 대상으로 전달해 최대한 혼선을 줄였다. 또 IP가 부족할 경우 요청하면 언제든지 추가할 수 있도록 조치하면서 지난해와 달리 인터넷 문제는 말끔히 해소할 수 있었다.
이와 별도로 각 이동통신사에 요청해 전화 회선도 확충했다, 덕분에 무선 데이터 통신은 느렸지만 전화 불통은 전혀 없었다는 것도 지스타 2012에서 바뀐 부분이다.
무선 인터넷만 100여 회선을 사용한 컴투스. 아무 문제없이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 관람을 방해하는 소음도 이젠 안녕~
지스타 2012에서 전반적으로 쾌적한 관람을 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귀를 찢을 듯한 소음이 거의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는 B2C관에 부스를 낸 참가업체 관계자들이 손꼽는 변화다.
지스타 2011에서는 부스마다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스피커의 볼륨을 높이고, 이벤트를 진행 할 때마다 요란한 음악을 틀면서 인근 부스의 운영에 지장을 주기도 했다. 물론 지난해에도 소음 규제는 있었지만 대부분 이를 지키지 않아 무용지물이 된 바 있다.
올해는 참가업체들 사이의 자율규약과 더불어 지스타 조직위 차원에서도 소음은 강력히 규제하는 것으로 방침을 내세웠다. 조직위는 주변 부스에서 신고가 들어오면 직접 소음을 체크해 95 데시벨이 넘어가면 경고 조치를 내리고, 3회 위반하면 사운드 시스템을 차단하는 제도까지 준비했다.
10일(3일차) 오후 소음측정 결과 84 데시벨로 전체적으로 기준 소음을 밑도는 B2C관.
참가업체들은 올해 자율적으로 소음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소음 유발의 주요 원인이 됐던 댄스공연 등을 자제하고 주로 유저 참여형 이벤트를 준비했다. 자연스럽게 스피커 볼륨을 높이는 일도 줄었다.
벡스코 전시 1팀 조상연 과장은 10일 “모터쇼 등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사를 기준으로 소음 규정을 만들어서 기준이 낮게 측정됐다. 하지만 다양한 행사와 게임이 많이 공개되는 지스타의 경우는 85~95데시벨(db)이 적당한 수준인 것 같다. 내년 소음 규정도 그에 맞게 수정할 생각이다. 실제로 올해는 소음으로 인한 불편 신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현장 벽에는 실시간 소음 측정표시기를 설치해 부스 운영에 참고하도록 준비했다.
■ 넓어진 부스 간격, 편해진 이동 공간
벡스코 확장공사를 통해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것이 바로 관람객들의 이동공간이다. 부스와 부스 사이는 최소 4m, 최대 10m까지 늘어난 것으로 확인 됐다. 지난해보다 평균 1~2m 정도 넓어졌다.
여기에 절반 오픈제, 즉 전시장 내의 부스를 설치할 때 외벽의 절반 이상을 오픈해서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을 제도화했다. 체험을 위해 관람객들이 대기하는 경우 기존에는 복도에 줄을 설 수밖에 없었지만, 올해는 가능한 부스 안에서 대기할 수 있게 공간을 마련했다.
덕분에 활용할 수 있는 이동통로가 넓어졌고, 부스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이 몰려도 최소한의 이동 공간은 침범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어떤 상황에서도 부스 사이의 공간은 불가침의 영역처럼 관리됐다.
부스와 부스 사이의 주요 통로가 예년에 비해 훨씬 넓어졌다.
특히 지스타 2012의 부스는 이벤트가 진행되는 무대를 부스 안쪽 공간에 설치하는 것을 규정화했다. 이벤트를 진행해도 해당 부스 안에서 관람객을 최대한 수용하고, 이동통로 침범을 최소화하면서 확실한 효과가 나타났다.
<피파 온라인 3> 이벤트 대회가 진행 중인 넥슨 부스.
무대를 부스 안쪽에 넣어 놔서 이동통로 침범을 최소화했고, 질서 유지도 수월했다.
조상연 과장은 “복도가 넓어지고 관람객이 부스 안으로 들어가면서 복도가 상대적으로 쾌적해졌다. 덕분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관람객이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관람객이 찾아온 것 같은 착시현상이 있을 정도다”고 밝혔다.
바코드를 찍고 입장을 하도록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없이 질서를 지키는 모습.
■ 주말 관람객 혼잡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무난
10일에 첫 주말을 맞이한 지스타 2012는 오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B2C관에서 일부 부스 근처를 제외하고 혼란은 없었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못했다. 블리자드 부스의 경우 부스 바깥쪽으로 나온 무대에서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 시범경기가 열리면 복도까지 관람객으로 가득 찼고, 현장 통제요원도 없어 관람객들의 이동이 막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지스타 2012 현장에서 이동통로가 막혀 이동이 거의 불가능했던 유일한 부스였다.
통제도, 관리도 없었던 블리자드 부스. 혼잡이 아닌 통로가 막히는 수준이었다.
엔비디아 부스도 이동통로 바로 앞에 무대가 설치되면서 일부 이벤트 시간에 혼잡했지만, 진행요원들의 통제로 이동에는 문제가 없었다. 워게이밍 부스에서 진행된 걸그룹 공연도 부스 안에서 공연이 진행되면서 인파가 몰렸지만, 통제가 진행되면서 옆 부스에 방해되는 일을 최소화했다.
전체적으로는 참가업체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부산 지역 관람객들의 질서 있는 관람문화가 합쳐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조직위는 원활한 인터넷과 확실한 규정을 통해 인프라를 제공했고,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소음과 혼잡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거의 모든 부스는 가이드를 설치해 대기열이 통로를 침범하지 않도록 관리했다.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린 <사이퍼즈> 부스는 인파를 해산시키며 통로확보에 나섰다.
관람객들도 각 부스에 인파가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질서를 지켜 혼잡은 크게 줄었고, 전시장에서는 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한 참가업체 관계자는 “지스타 2012는 역대 지스타와 비교해도 최고의 환경을 자랑한다. 몇몇 대형 업체가 불참하면서 볼거리가 다소 줄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을 제외하면 가장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 지적됐던 문제가 민간주도로 진행된 첫해에 해결됐다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