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스쿼드 MMORPG <와일드버스터>가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생 개발사 누리스타덕스는 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게임의 발표회를 가졌다.
게임을 개발한 누리스타덕스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하는 누리텔레콤의 자회사다. 92년 창업한 누리텔레콤은 2004년부터 게임사업부를 신설하며 게임사업을 시작했다. 초기작 2개는 시장에 나오지 못했지만 2009년에 <내맘대로 Z9별>의 나노플레이(현 누리플레이)를 인수했고, 누리스타덕스에 투자해 현재 <와일드버스터>를 개발 중이다.
<와일드버스터>은 국내에선 흔치 않은 SF 배경의 MMORPG다. 콜로란이라는 가상의 태양계에서 한때 기계문명에 의해 멸망까지 몰렸던 인류는 어렵게 기계문명을 물리치고, 폐허로 변한 고향별을 떠나 ‘타이탄’이라는 새로운 행성으로 이주한다. 게임은 이곳에서 이주민과 난민, 그리고 기계문명의 유산인 브로켄의 3개 진영 간의 갈등을 그린다.
이 게임의 특징은 다수의 적을 한꺼번에 섬멸하는 화끈한 화력전이다. 이러한 액션성을 강조하기 위해 <디아블로> 시리즈와 같은 쿼터뷰 시점을 도입했다. 아군과 적군의 움직임과 캐릭터들의 화려한 액션을 한눈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다. ☞ <와일드버스터> 플레이 영상 3종 [원문보기]
■ 개성 넘치는 직업·진영 시스템
<와일드버스터>는 기존의 대동소이한 진영에서 벗어나, 진영 간 성격이나 직업마저 다른 진영 시스템을 선보인다. 유저는 게임 속에서 브로켄 등 각종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 조직된 정규군 ‘가디언즈’(Guadians)와 이주민 중 돌연변이가 된 난민들이 조직한 비정규군 ‘어밴던’(Abandon) 중 한쪽을 선택할 수 있다.
가디언즈는 군대와 같은 분위기와 클래스 개개인의 뚜렷한 역할 구분을 특징으로 한다, 어밴던은 비정규군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현상금 사냥꾼, 청부업자 등 독특한 클래스를 개성으로 한다. 두 진영은 모두 합해 20종 이상의 각기 다른 성격의 클래스를 갖추고 있다.
스토리상 은연 중으로 대립하는 두 진영이기 때문에 PvP 콘텐츠도 있다. 5명이 팀을 이뤄 성적을 겨루는 ‘스쿼드 리그’, 자원을 놓고 벌이는 쟁탈전, 상대 진영 인스턴스 던전 난입 등 다양한 모드를 제공한다.
<와일드버스터>는 늦어도 열흘 안에 최고 레벨을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속도가 빠르다. 레벨업의 지루함을 줄이고, 주요 특징 중 하나인 개성 넘치는 클래스를 골고루 체험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다. 이외에도 군대를 콘셉트로 한 계급 시스템과 커뮤니티 시스템이 특징이다.
<와일드버스터>는 내년 상반기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음은 발표회장에서 있었던 질의응답의 주요 내용이다.
지금까지 누리그룹에서 게임산업에 많이 투자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그런데도 이렇게 독특한 콘셉트의 게임을 들고나온 이유가 무엇인가?
조송만 대표: 사실 투자하면서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내부 GM은 물론 다른 퍼블리셔들에게도 자문을 구했는데 하나같이 하는 말이 이 게임은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고 하더라.(웃음)
개인적으로 모든 사업에는 리스크가 당연히 존재하고, 이러한 리스크가 클수록 돌아오는 이익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박과 쪽박의 기로라면 해 볼 만한 도박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최근 MMORPG 타이틀이 많은 부분에서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런 의미에서 <와일드버스터>는 확실한 강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조송만: 본사와 스타덕스의 투자금은 따로 관리되고 있다. 모회사의 사정과 별개로 누리 그룹의 게임산업은 계속 추진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게임사업에 대한 애착이 크다. 사실 오래 전부터 이 분야에 투자하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게임에 너무 빠져 있어 조금 꺼리고 있었다.(웃음) 하지만 이제는 모두 번듯한 어른이 되어 그런 걱정은 사라졌다.
게임 플레이의 특성상 서버에 부하가 많을 것 같다.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최준 PD: 일단 국내에서는 서버 안정성이 가장 뛰어난 ‘프라우드넷’을 이용해 개발하고 있다. 내부에서 그래픽 등 여러 부분에서 최적화에 많이 신경을 썼다. 개발팀 내부에서도 다양한 사양의 PC로 테스트해 보고 있는데 아직까지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최근 MMORPG에서 쿼터뷰 시점은 드물다. 도입한 의도를 알고 싶다.
진치윤 기획실장: 액션 RPG에서 캐릭터의 액션을 가장 보여주기 쉬운 시점이 쿼터뷰라고 생각한다. 단점이라면 캐릭터가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줌인·줌아웃과 향후 추가될 시점변환 등을 통해 극복할 계획이다.
유니티 3D 엔진을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설치 없이 플레이 가능한가? 향후 멀티플랫폼 지원여부도 궁금하다.
진치윤: 유니티 3D가 가격 대비 성능비가 좋긴 하지만 MMORPG엔 적합하진 않더라. 그래도 개발하며 통합엔진 중 가장 그래픽이 예쁘게 나와서 선택하게 되었다. 다만 게임의 특성상 웹게임으로 만들긴 힘들고 클라이언트 게임으로 나올 예정이다. 멀티플랫폼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은 PC에 주력할 계획이다.
주요 타깃유저를 알고 싶다. 원화나 콘셉트를 보면 국내보다 해외를, 여성보단 남성을 노린 것 같다.
최준: 처음부터 이렇게 기획했던 것은 아니다. 사실 실험적인 프로젝트로 시작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취향을 듬뿍 담았는데 여기까지 와버렸다. SF가 국내에선 워낙 희귀한 장르다 보니 투자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퍼블리셔를 포함한 개발사 100여 곳에서 다들 뜯어 말리더라.(웃음)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여성 유저들이 즐기기에는 조금 힘든 콘셉트가 아닐까 싶다.
진치윤: 20대 이상의 게이머가 기본적인 타깃층이다. PD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긴 했지만 당연히 여성 유저와 해외 진출도 고려했다. 아마 30종 가까이되는 다양한 클래스의 개성이 여성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SF가 성공한 예가 없다고 하는데 이제는 성공할 때도 되지 않았나? 그 성공사례가 <와일드버스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개성이 뚜렷한 두 진영을 내세웠다. 밸런스 문제가 염려된다.
진치윤: 직업 하나하나의 밸런스도 최대한 고려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단체전의 밸런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직업마다 복수의 적에게 강하거나 생산이나 제작, 혹은 탑승물 등 보조장비에 특화되는 등 다양한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이 조화를 이뤄 다양한 전투 양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PvP 콘텐츠의 목적 중 하나다.
공개된 영상이 파티플레이 중심이다. 게임이 파티플레이 중심인지, 솔로플레이 중심인지 궁금하다.
진치윤: 시점 때문인지 MORPG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특별히 파티플레이 영상을 많이 공개했다. 게임 안에서는 솔로플레이도 당연히 고려돼 있다. 참고로 던전플레이는 일반 던전은 약 8분, 레이드 콘텐츠라면 최장 30분까지 즐길 수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