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새로운 게임규제 법안 발의에 항의하면서 지스타 불참을 선언했다. 더 나아가 한국게임산업협회 차원에서 지스타 참가를 거부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위메이드 남궁훈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규제법안 발의 자체에 항의하는 의미로 올해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지역 국회의원이 규제법안 발의에 참여한 가운데 업계 차원에서 보이콧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 남궁훈 대표의 지스타 보이콧에 업계 호응
게임업계에서는 남궁 대표의 결의와 제안에 잇따라 호응을 보이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넥슨 프로야구마스터 2013>을 만든 넵튠의 정욱 대표,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 와이디온라인 신상철 대표를 비롯해 게임 개발사 H2S의 최낙진 대표, 모비클 정희철 대표 등은 남궁 대표의 제안에 지지를 보내면서 보이콧 움직임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궁 대표의 지스타 거부 공개제안은 위메이드 박관호 의장과 자회사 조이맥스 김남철 대표의 의견을 모두 합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적으로 지스타 거부를 제안한 것은 행사 취소 혹은 부산 유치 반대를 통해 게임업계가 한 목소리로 대응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남궁훈 대표의 공개 제안은 게임업계가 한 목소리로 게임규제 강화에 대해서 강하게 어필했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게임규제 법안이 나올 때마다 업계가 침묵하고 있었던 기존과는 다른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다만 지스타 불참 혹은 행사 취소 제안에 대해 업계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는 더 고민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업계 대표들의 모임을 통해서 해당 안건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지스타 보이콧? 신중한 입장의 게임산업협회
현재 다수의 게임업체에서 지스타 참가 거부 제안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메이저 게임업체들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금 시점에서 올해 지스타 취소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불참을 확정한 업체는 위메이드뿐이고, 해당 사안이 구체적으로 내부에서 공론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해당 규제법안이 발의만 된 상태로, 여성가족위원회 및 주요 부처에 상정돼 심사를 받은 후의 결과를 보고 대응 수위를 정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업체가 모여 있는 곳으로 대부분의 업체가 불참에 동의할 경우, 올해 지스타 개최는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1월 중에 열리는 운영위원회에서 게임산업 규제법안 발의에 대해 협회 차원의 대응 방식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지스타의 메인 후원사였던 위메이드가 불참을 결의하며 참가 거부를 공개적으로 제안했기 때문에 운영위원회에서 해당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다.
■ 발등에 불 떨어진 부산시, 업계에 힘 보탠다
부산시는 지스타 보이콧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를 지역구로 한 국회의원이 게임규제 법안에 찬성했다는 점에서는 당황하면서도, 부산은 게임업계의 뜻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부산시는 지스타 실무진을 서울로 보내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방문, 부산시의 입장을 설명하고 이후 주요 업체를 방문해 부산시의 입장을 알릴 예정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을 비롯해 게임 규제법안 발의에 참여한 서병수 국회의원,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등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산시는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지스타 개최의 효과와 필요성 및 게임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의견서를 전달해 게임규제를 반대하는 업계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지스타의 부산 유치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스타의 경제효과는 약 1,000억 원을 넘는다. 이는 부산의 대표적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제효과(530억 원)의 2배에 달한다. 그만큼 지스타가 부산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