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3(이하 PS3)의 소매가격이 발매와 동시에 폭등하고 있다. 심지어 국내에서는 100만원을 넘어서는 가격에 판매되기도 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일본에서 발매된 PS3의 현재 국내 소비자 거래가격이 일본 희망소비자가격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식발매 이전 PS3 구입을 희망하는 대부분의 유저들은 “당초 SCE가 정해놓은 PS3의 소비자가격은 40~50만원대이지만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격은 그 2배인 90만원 이상이다. 예상했지만 그래도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며 PS3의 가격거품에 대해 성토했다.
판매물량 부족, 사재기가 가격상승의 원인
이러한 PS3 가격의 이상폭등은 비단 국내 유저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 유통되는 PS3의 가격거품은 단순한 현지 직수입에 대한 위험성과 관세, 인건비 등 추가비용이 더해져 생기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일본 현지 거래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산케이스포츠, 라이브도어 뉴스, IT미디어 등 일본 현지 유력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일본 현지에서 거래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은 ▲예상 출하량보다 낮은 초도물량 ▲특정 구매층의 사재기 등이 원인이다.
당초 PS3의 초도물량은 10만대였다. 하지만 SCE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1일 출하된 초도물량은 2만대가 모자른 8만대. 엔터브레인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일본시장에서 판매된 PS3의 대수가 8만 8,400여대에 달해 이미 초도물량은 소진된 상황이다.
또 현지 시장관계자에 따르면 연말까지 주당 출하량의 30% 가량만 띄엄띄엄 공급될 예정이어서 뒤늦게 PS3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는 웃돈을 얹어야 하는 상황이다.
PS3의 가격폭등은 판매물량 부족 외에도 특정 소비자층의 사재기가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 신문은 “PS3 발매 첫 날인 11일 요도바시 카메라, 사쿠라야, 빅카메라 등 대형 양판점에서 PS3 구입을 기다렸던 소비자의 대부분은 PS3 사재기를 노린 특정 구매자가 고용한 중국인 아르바이트였다. 이들은 구매한 PS3에 웃돈을 얹어 옥션 등 인터넷 오픈마켓에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SCE 홍보담당자도 “PS3 구매와 관련해 다수의 중국인이 개입된 것으로 보고받았다. 프리미엄을 얹어 재판매를 노리는 사람들의 소행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대형 양판점에서 판매된 PS3는 대부분 ‘야후옥션’ 등 인터넷 오픈마켓을 통해 소비자가격의 2~5배 정도의 가격으로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PS3, 인터넷 구매만 가능. 가격거품 당분간 지속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PS3는 웃돈이 얹어져 거래되고 있는 인터넷 오픈마켓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상황.
‘야후옥션’에서 'PS3', 'Playstation3' 등의 검색어로 검색한 결과 5천여 건에 달하는 판매물량이 검색되며 중복, 반복등록 물량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1시간 동안의 신규 등록건수가 30여건에 달할 정도로 호황이다.
다음 입고날짜를 기다리며 ‘품절’이란 푯말을 걸어놓은 대형 양판점과는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다.
판매물량은 다소 고가인 60GB 하드디스크 장착 모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초도물량 판매분 중 64%에 해당하는 5만 5,000여대의 PS3가 60GB 하드디스크 장착 모델이었던 것이 이유.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간이 지나도 가격거품은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발매 첫 날 60GB 하드디스크 장착 모델 거래가가 20만엔(약 160만원)까지 치솟은 것을 감안하면 추가물량이 공급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현재 PS3의 거래가격은 다소 안정된 편이다.
하지만 적게는 1만엔에서 많게는 3만엔 정도까지 웃돈이 얹어진 가격으로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PS3 가격거품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PS3 구매에 대한 관심은 한일 양국모두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유력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PS3의 낙찰단가 또는 판매가격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입찰자 수도 줄어들고 있다.
이들은 “대형 양판점 판매가격과 비슷하게 물건을 내 놓아도 입찰자가 없는 경우도 있다. 구매자 대부분이 전매를 목적으로 PS3를 구입했을 가능성이 높이 때문에 재판매에 대한 호응이 점차 낮아질 수 밖에 없다. PS3를 구매해도 대응소프트 수가 적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야후옥션’ 등 인터넷 오픈마켓에 등록된 PS3는 ‘미사용 신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중고판매는 찾아볼 수 없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현재 용산전자상가, 국제전자센터 등 오프라인 상점을 비롯해 ‘옥션’, ‘G마켓’ 등 온라인 상점에서 거래되고 있는 소량의 PS3 거래가격은 대당 70만원에서 1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발매 당일 국내 최고 거래가격이 140만원까지 오른 것을 감안하면 낮아진 편. 하지만 실제 구입하려는 소비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옥션’ 등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일본 직배송 형태로 PS3가 거래되고 있지만 환율을 감안하더라도 일본 거래가격보다 최대 3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또 소비자가 5~8만원 정도의 관세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입찰자는 거의 전무하다.
일부 PS3 구매희망자는 “PS3는 PS, PS2와 달리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의 판매량이 많은 편이다. 그만큼 구미를 당길만한 소프트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하드웨어를 구입해도 당장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가격거품이 예상보다 빠르게 빠질 것으로 생각된다. 물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연말이나 2007년 초에 정상가격을 지불하고 하드웨어를 구입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PS3 구매에 대해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
한편 SCEK에 따르면 현재 PS3 국내 정식발매를 추진 중이며 이르면 유럽시장에서 PS3가 발매될 2007년 3월 이전에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또 PSP와 마찬가지로 국내 온라인 인프라에 맞는 별도의 네트워크 서비스가 제공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