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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200억 투자받은 비결은 숨바꼭질

숨바꼭질 게임 <까꿍>은 커뮤니티형 심리게임

고려무사 2006-11-16 17:54:54

모 대기업 회장으로부터 200억원을 투자받아 화제가 됐던 지피엠스튜디오의 온라인게임은 숨바꼭질을 소재로 한 캐주얼게임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피엠스튜디오 박성준 대표는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전세계적으로 누구나 알고 있는 소재를 가지고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숨바꼭질로 만들어진 게임이 한번도 없다는 점에서도 매력을 느껴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게임 프로젝트 명은 <까꿍>. <까꿍> SD캐릭터가 등장하는 3D 온라인게임으로 박성준 대표가 5년전부터 기획했던 작품이다.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기 전에 <까꿍> 기획서를 들고 국내에 있는 대부분의 퍼블리셔를 만났습니다. 그 때 나온 대답은 한결같았죠. 아이디어는 독특하고 좋은데 과연 이 소재로 온라인게임을 만들면 돈을 벌 수 있냐는 것이었죠. 결국 게임을 어느 정도 만들어서 다시 보여달라는 식이었어요.”

 

<까꿍>은 소재의 독특함에 불구하고 국내 퍼블리셔들로부터 그다지 환영을 받지 못했다. 차라리 <카트라이더> 류의 레이싱게임이나 <서든어택> 류의 FPS게임을 만들어보라는 설득을 당하기도 했다.

 

그렇게 기획서를 들고 뛰어다닌지 2년 반. 그런 와중 모 대기업에서 새로운 장르의 온라인게임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전격 투자를 결정하게 된다.

 

많은 분들이 대기업이 어디냐고 물어봐요. 하지만 아직 투자자를 밝히는 것은 곤란합니다. ‘어르신께서 원하질 않고 있어요. 뒤에 있는 백그라운드보다는 게임으로 먼저 인정받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셨거든요.”

 

 

 

숨바꼭질을 소재로 한 <까꿍>은 어떤 게임?

 

<까꿍>의 룰은 어찌보면 간단하다. 한명의 플레이어가 술래가 되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도망자가 되어 맵에 있는 여러 장소에 숨으면 된다. 정해진 시간 동안 술래에게 들키지 않으면 보상을 받게 된다.

 

<까꿍>숨바꼭질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끊임없이 플레이어들이 협상’, ‘배신’ ,’이간질을 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술래는 기본적으로 다른 도망자들보다 두 배나 빠르게 이동한다. 이런 상황에서 술래가 유저를 발견하면 대부분 잡히게 되지만 이때 나를 잡지 않는 조건으로 다른 플레이어 2명이 어디 숨어있는지 알려주겠다며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또 술래가 자신이 숨은 곳으로 다가올 때 깡통을 상대편이 숨은 곳으로 던져 다른 플레이어를 배신하는 것도 가능하다. 도망자 한 명이 술래에게 모습을 보이고, 다른 유저가 달려오는 술래 앞에 함정을 설치해 일정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협력플레이도 가능하다.

 

이 같은 게임요소는 채팅창을 열어 끊임없이 이야기하도록 만들고 결국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다. 박성준 대표가 <까꿍>커뮤니티형 심리게임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게임에는 공동묘지 맵’, ‘에버랜드 맵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재미있는 점은 같은 맵이라고 해도 숨을 수 있는 장소가 랜덤하게 바뀐다는 점이다.

 

도망자 역할을 한다고 해서 단순히 숨는 것만은 아니다. 게임 내에 각종 스킬이 존재해 벽지 형태로 위장해서 벽에 붙어 있을 수도 있고, 스파이더맨 복장을 착용하고 건물 천정에 붙어있을 수도 있다. 때론 조그만 웅덩이 물속에 잠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에 있는 각종 오브젝트를 옮겨서 숨을 장소를 마련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널판지가 있을 경우 인적이 드문 곳으로 널판지를 옮긴 후 그 뒤에 숨을 수 있다. 드럼통을 들어서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일정 레벨 이상으로 올라가 스킬을 배우게 되면 분신술을 쓸 수 있고 정해진 시간 동안 투명인간이 되는 것도 가능하다. 또 바나나 같은 아이템으로 술래를 넘어뜨리는 기능도 들어간다.

 

좋은 은신처를 마련했다고 해서 전부는 아니다. 게임 안에 도망자들을 방해하는 NPC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 NPC'의 경우 일정한 루트로 움직이며 범위 안에 유저가 숨어있으면 마구 짖어댄다. 결국 도망자 유저들은 장소를 계속 바꿔가며 숨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임모드 역시 다양하다. 1명이 술래가 되고 나머지 유저가 도망자가 되는 일반모드부터 시작해 술래가 2명인 게임모드, 두 팀으로 나눠 서로 자기팀 술래에게 상대팀 도망자를 고자질하는 팀모드, 기존의 술래잡기와는 반대로 도망자가 한 명이고 나머지는 전부 술래가 되는 보물찾기 모드 등 다양하다. 보물찾기 모드에서는 대신 도망자가 술래보다 2배의 이동속도로 움직이게 된다.

 

<까꿍>은 맵 사이즈에 따라 4명에서 13명까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후 서바이벌 모드 등을 개발해 100명이 동시에 게임에 들어가서 최후의 도망자 한명을 잡을 때까지 술래를 계속 늘려가는 새로운 형태도 구상중이다.

 

<까꿍>은 내년 겨울 중에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박성준 대표는 맵 밸런싱 작업에 6개월 이상이 걸렸다소재가 숨바꼭질이라고 해서 결코 가볍게 만들고 싶지 않다. 머리 속에 있는 것들을 모두 구현하려면 내년 겨울은 되어야 일반에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까꿍> 개발 초기 이미지. 약 1년 전에 게임의 컨셉을 잡기 위해 시범삼아 만든 것으로 최근 버전과는 많이 다릅니다. 개발사에서 최신 버전을 공개할 수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예전 것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