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전병현 의원이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29일 오전 국회본관 3층 의원식당에서 한국e스포츠협회 신임 회장 취임식이 진행됐다. 협회의 ‘첫 정치인 회장 시대’를 연 전병헌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서 “e스포츠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환경과 제도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e스포츠를 통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전병헌 신임 회장을 비롯해 남경필, 정세균, 유승희, 도종환 의원,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최관호 한국게임산업협회장, 이형희 전 협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사회는 전용준 캐스터가 맡았으며 프로게이머 중에는 이영호(KT 롤스터)가 참석했다.
취임식의 축사를 맡은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은 “e스포츠 위상이 높아졌다가 최근 도전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협회에게 탁월한 선택이며 과거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서로 손발이 잘 맞아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잘 협조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나도 부족하지만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며 신임 회장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광식 장관 역시 “지금 게임계는 중요한 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부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많은 장애물이 발생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스포츠 역시 어려운 시기지만 풍부한 의정 경험을 갖고 있는 전병헌 의원은 매우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외에도 한국콘텐츠진흥원 홍상표 원장, 도종환 의원 등 내빈들이 축사를 통해 신임 회장에 대한 조력을 약속했다.
이형희 전임 회장은 이임사를 통해 “최근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만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지만 e스포츠는 분명 중요한 의미를 가진 효과적인 산업임이 분명하다.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e스포츠가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변화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마침 이러한 시기에 전병헌 의원이 큰 결심을 해주셨고 침체된 e스포츠의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회장사에서 물러나기는 하지만 SK텔레콤은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전병헌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현재 한국의 e스포츠는 여러 일들로 인해 침체기를 겪고 있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스포츠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의 설계 및 제도의 확립이 필요하다”며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소통의 강화, 전국 기구화, 아마추어 저변 강화, 협회 재정 강화의 네 가지 비전을 세웠고, e스포츠가 전 국민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 신임 회장 취임사 요약문
“제 5대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을 맡게 된 전병헌 의원이라고 합니다. 앞서 축사를 해주신 정세균 대표님, 새누리당의 남경필 의원님 등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형희 전임 회장에게도 수고했다는 말과 뜨거운 박수를 전하고 싶습니다. 제 2기부터 제 4기까지 회장사를 맡아 노력을 해준 SK텔레콤과 회원사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변함 없는 애정과 지원 및 투자를 부탁 드립니다.
한국은 e스포츠 문화를 만들어내고 발전시킨 종주국입니다. 99년 PKO를 시작으로 e스포츠의 역사가 벌써 15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 때는 초등학생이 지망하는 직업 1위가 프로게이머이기도 했으며, 부산 광안리에서는 10만 관중이 모였습니다. 그러나 e스포츠는 현재 내외부의 여러 일들로 인해 침체기를 겪게 됐고, 프로게임단이 해체되고 게임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는 시기입니다.
저는 e스포츠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국가가 관심을 갖고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e스포츠가 당면하고 있는 새로운 환경과 설계 및 제도의 확립이 필요합니다. 아마추어 기반을 다지고 팬서비스 중심의 e스포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담감도 느끼고 있지만 우리가 산업적으로 e스포츠와 게임을 평가받기 위해 올바른 토대 위에서 당당한 협회장의 직무를 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5대 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기존에 잘했던 것들은 이어가고, 잘못된 부분과 미진했던 부분은 확실히 바꿔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Next e스포츠’라는 목표를 세웠고, 네 가지의 비전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소통을 우선으로 하겠습니다. 업계 전반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구와 언론과 팬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상설화하겠습니다.
둘째, 스포츠 가맹 단체 현실화를 위해서 대통령배 대회의 권한을 이임 받아서 전국 기구화를 이뤄내겠습니다.
셋째, 아마추어 e스포츠, 국산 e스포츠 대회, 생활 밀착형 대회를 적극 유치하겠습니다.
넷째, 협회 재정의 내실 강화를 위해 정부 부처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회원사들의 발전을 지원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축사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잊지 않고 e스포츠가 전 국민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스포츠가 확실히 변화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종주국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도움을 부탁 드립니다.”
전병헌 회장 기자회견 질의응답 전문.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 취임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전병헌: 기존에 e스포츠협회를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게임 분야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하던 중 주변에서 e스포츠협회를 맡아보라는 권유와 제의가 있었다. 게임과 관련된 비판적인 시선에 대해 맞서던 중 e스포츠가 게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시키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판단도 하게 됐다. 그래서 회장직을 수락하게 됐다.
아직까지는 실질적으로 파악한 업무들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e스포츠협회가 비판을 받는 부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든 업계의 칭송을 받고 협력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그동안 셧다운제를 비롯해 게임산업을 위해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 게임산업에 대한 활동의 폭이 더 넓어진 것으로 봐도 되나?
기존의 e스포츠는 프로선수들의 역량을 심화시켜 엘리트 프로 시스템으로 운영돼 왔다. 이런 부분도 매우 중요하지만 e스포츠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의 확산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게임에 대해 친화력 있게 이해하고, 게임을 즐기는 문화로 확산시킬 수 있게 하고 싶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다 당당하고 여유로울 수 있길 바라고 개발사들도 당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게임이 바둑과 마찬가지로 대한체육회의 정식 종목이 되고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들어가게 되면 국민의 인식을 전환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게임과 e스포츠의 동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나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추어 중심의 e스포츠 산업 육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e스포츠의 위기가 찾아온 것은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어 프로 단계의 산업이 위축된 것도 큰 원인이 아닌가 싶다.
기업들의 참여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구분 없이 기본적으로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다. 일단은 국민적인 공감대와 구성을 위해서 아마추어 기반이 강화돼야 하고, 그래야만 기업의 참여도 늘어날 것이다. 때문에 굳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마추어의 저변 확대는 프로의 저변 강화로 이어질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기업의 투자와 참여도 늘어날 것이다. 장기적으로 기업도 단순한 희생과 기부의 측면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업계와 산업에 대한 재투자가 되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협회장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e스포츠와 관련된 많은 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회의체와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협의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제도권 및 정치권과의 소통 및 가교의 역할도 해야 한다. 게임에 대한 비정상적인 기류와 흐름을 정상적으로 돌려 놓는 데 있어서 필요한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하겠다.
올해 가장 중요하게 추진할 일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취임 첫해이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매우 많다. 먼저 정부가 주관하고 있는 대회들을 e스포츠 협회가 주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새로운 e스포츠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고, 민간분야에서 자율적으로 치러지고 있는 대회들에 대해서도 지원과 협력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국 지부화를 통해서 대한체육회의 정식 가맹 단체가 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아울러 e스포츠 협회의 의무이자 숙제로 남아 있는 제8게임단의 문제도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