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개발의 익숙함이라는 타성에 빠지지 말아라!”
<소셜삼국지> <클랜워즈> 등을 개발한 큐빅스튜디오 최웅규 대표는 29일 열린 '게임-넥스트: 올스타즈' 행사에서 웹 기반 하이브리드 앱 개발자들에게 이같이 충고했다.
최 대표는 '클랜워즈 포스트모템을 통해 보는 웹 기반 하이브리드앱 개발의 현재와 미래'라는 강연에서 모바일 카드 RPG <클랜워즈>의 개발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청중과 공유했다. <클랜워즈>는 HTML을 활용해 개발된 웹 기반 하이브리드 애플리케이션이다.
■ 웹 기반이라는 쉬운 진입장벽, 그러나 모바일은 다른 플랫폼
최 대표는 웹 기반 하이브리드 앱의 가장 큰 장점으로 쉬운 접근성을 꼽았다. HTML 등 웹 기술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쉽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고, 웹 표준만 지킨다면 OS 호환성도 높다. 그가 게임을 개발하며 웹 기술을 활용한 까닭도 그와 개발자들이 웹게임을 만든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 덕분에 <클랜워즈>는 전혀 다른 플랫폼으로 개발되었음에도, 상당히 수월하게 관련 기술을 익힐 수 있었다. HTML 특유의 OS 호환성과 통신모듈 등 기존 웹게임에서 활용했던 기술도 모바일에 적용할 수 있었던 것은 덤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익숙함은 한편으론 게임의 약점을 만들기도 했다. 그가 꼽은 웹 기반 하이브리드 앱의 위험은 타성이었다. <클랜워즈>는 일반적인 웹게임과 같이 특정한 명령을 내릴 때마다 수시로 서버로부터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게임이다.
웹게임에선 문제가 없었던 이 시스템은 모바일에 와서는 기기와 통신망의 한계 때문에 게임의 템포를 느려지게 만들었다. 이러한 단점은 개발 초기부터 일부 개발자들에 의해 지적되기도 했지만, 플랫폼의 차이를 망각한 탓에 지금에 이르러선 게임의 약점 중 하나가 되었다.
최 대표는 이를 설명하며 “기술의 익숙함이 타성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며 개발에 있어 항상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 큐빅스튜디오는 현재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 번 다운받은 데이터는 휴대폰에 저장해 추가적인 로딩이 없게끔 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 “비동기화에 최적화된 리그 시스템이 자랑”
물론 <클랜워즈>가 단순히 개발이 쉽다는 타성에 젖어 웹 기반 기술을 활용한 게임은 아니다. 게임 디자인에는 웹 기반 기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큐빅스튜디오의 노력 또한 포함되어 있다.
최 대표는 대표적인 사례로 웹 기반 하이브리드 앱의 약점인 비동기화 데이터전송 방식을 구단경영 게임과 같은 '리그 시스템'을 적용한 것을 꼽았다. 원래 HTML 등의 웹 기반 기술은 MMORPG처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없다.
하지만 큐빅스튜디오는 리그 시스템이라는 설정을 적용, 특정 시간마다 게임의 결과를 표시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기술의 한계를 게임의 설정으로 녹여낸 셈이다. 물론 원활한 리그를 위해선 서버 1대에 최소 2만 명의 데이터를 30초안에 처리할 수 있도록 구현한 큐빅스튜디오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이외에도 <클랜워즈> 개발의 자랑스러운 점으로 카드배틀 게임이지만, 카드의 강함 뿐만 아니라 배치 등의 전략적 요소를 포함시킨 점, 그리고 한때 개발 자체가 불투명했던 게임을 포기하지 않고 모든 개발자가 총출동해 살려냈던 것을 꼽았다.
■ "시장만 바라보지 말아라"
그렇다면 아쉬움은 없었을까? 최 대표는 너무 시장에만 집착하다가 개발기간이 늦춰진 것을 꼽았다. <클랜워즈>는 처음부터 일본시장을 목표로 개발됐다. 게임을 구상하던 당시에 국내 TCG 시장이 미약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목표 자체는 이상이 없었으나, 문제는 개발과정에서의 적용이었다. 일본시장을 목표로 한다는 이유로 게임은 알파버전부터 일본어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매번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추가적인 시간과 자원을 소모하였고, 일본어에 익숙하지 않은 개발자들 또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시장에 집착한 탓에 개발과정의 합리성이 저해된 셈이다.
그는 또 다른 아쉬운 점으로 너무(?) 착한 부분유료화 모델을 꼽았다. <클랜워즈>는 모바일게임으로 드물게 게임 내 모든 아이템을 게임머니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현금결제는 오로지 모자란 게임머니를 구매하기 위해서만 사용된다.
덕분에 유저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얻었지만, 하드코어 게임임에도 유저들의 평균 결제액은 낮은 편이다.
최 대표는 이 같은 사례를 말하며 “유저들의 성원도 중요하지만, 과금제를 고민할 때는 게임의 유지비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전달성이 낮은 스토리텔링, 프로그래머 투입이 늦어 길어진 개발기간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최웅규 대표는 마지막으로 “많은 실수가 있었지만 개발자들의 노력과 유저 분들의 사랑 덕분에 게임이 여기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장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여 <클랜워즈>를 더욱 완벽한 게임으로 만들겠다”고 말하며 강연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