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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새 술은 새 부대에’ 트레인시티 for Kakao

로켓오즈 “페이스북과 카카오는 전혀 다른 플랫폼”

김승현(다미롱) 2013-01-31 15:54:25

과거 페이스북을 통해 누적설치 400, 한 달 방문자 100만 명을 달성했던 도시경영 소셜게임(SNG) <트레인시티>. 개발사인 로켓오즈는 이렇게 한 차례 성과를 거둔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카카오 게임으로 개발해서 론칭했다.

 

그들이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던 게임을 다시 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개발사 로켓오즈의 강임성 리드 게임 디자이너가 말하는 <트레인시티 for Kakao>의 개발기를 들어 보자.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로켓오즈 강임성 리드 게임디자이너 

 

“페이스북과 카카오는 전혀 다른 플랫폼입니다. 기기도 다르고 유저의 게임경험도 다릅니다. 때문에 모바일 버전을 만들면서 코드 한 줄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강임성 디자이너는 30일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열린 모바일게임 컨퍼런스 ‘게임-넥스트: 올스타즈에서 발표한포스트모템: 카톡 유저에 맞춘 시티 빌더 만들기’란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본래 <트레인시티>는 기차와 도시를 운영하는 쿼터뷰 시점의 페이스북 SNG. 하지만 카카오로 자리를 옮긴 <트레인시티 for Kakao> 2D 횡스크롤 방식의 가벼운 도시경영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의 이유로 페이스북과 카카오라는 플랫폼의 차이를 들었다.

 

PC와 모바일이라는 기기의 차이는 물론,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게임경험까지도 다르다때문에 <트레인시티 for Kakao>는 개발단계부터 기존과는 다른 목표로 디자인되었다. ▲알기 쉬운 게임 디자인짧은 시간 안에 재미를 제공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미있는 소셜 메시지가 바로 게임의 디자인 목표였다.

 

 

 

■ “웹의 경험은 잊어라, 새 술은 새 부대에”

 

강 디자이너는 게임의 개발 목표를 설명하면서 카카오 유저와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게임의 디자인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이미 완숙기에 접어든 페이스북 게임과 달리 카카오톡은 게임 경험이 많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그는 카카오 플랫폼을 페이스북 초창기 게임시장이라 생각하며 게임을 개발했다. 과거 <애니팡 for Kakao>로 퍼즐을 처음 접한 이들이 있는 만큼, <트레인시티 for Kakao>도 게임을 통해 도시경영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이를 위해 먼저 게임의 시스템이 단순해졌다. 종래에 6개의 자원, 행동 횟수를 제한하는 에너지 시스템이 있었던 게임은 자원을 하나로 통일시켰고 유저를 번거롭게 하는 에너지 시스템도 삭제했다. 복잡한 자원을 일원화해 유저들의 접근성을 높였고, 에너지를 삭제함으로써 불편함을 줄였다. 

 

에너지 시스템은 게임의 수익모델과 연관있는 시스템이었지만 유저들의 접근성, 그리고 모바일 특성 상 코어유저가 적으리라 판단에 과감히 삭제했다.

 

건물의 관계도 현실에 걸맞게 개선해 유저들의 빠른 이해를 도왔다. 게임은 관공서가 있어야 인구가 늘어나고, 인구가 많아야 추가적인 상점을 건설할 수 있다. 관공서에서 인구를 관리하고, 인구가 많아야 상권이 형성되는 현실을 반영한 셈이다.

 

 

게임의 UI도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변했다. PC의 넓은 모니터에 맞춰져 배치됐던 다양한 버튼은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가려졌다. 게임은 덕분에 작은 모바일 기기의 화면에서도 필요한 기능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위해 로켓오즈는 기존의 코딩은 모두 버렸을 정도로 모든 것을 새로 만들었다.

 

게임의 설계 뿐만 아니라, 유저의 상호작용도 모바일에 걸맞게 수정되었다. 모바일은 유저들이 한 번에 즐기는 게임시간이 다른 플랫폼보다 짧은 편이기에 건물의 건설시간도 웹 버전과 달리 짧게 조정했다.

 

이외에도 그는 게임 곳곳에 짧은 시간에도 즐길 수 있는 퀘스트나 대화를 배치했다. 건물 짓는 짬짬이, 혹은 전철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는 시간에 즐기는 콘텐츠를 배치해 잦은 접속, 긴 플레이를 유도한 것이다.그는 이러한 시스템을마끼아또 테스트’라 명명했다.

 

그는 “웹과 모바일은 서로 다른 게임성을 가집니다. <트레인시티 for Kakao>를 개발하며 카페에서 잠깐 마끼야또를 기다리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누구나 몸에 지니는 모바일 기기인 만큼, 게임 또한 언제든지 짬짬이 즐길 수 있다면 성공한 셈이죠”라고 강조했다.

 

 

■ “스토리 속에 게임을 녹여라”

 

“모든 플랫폼은 유사한 형태의 성장을 보입니다. 처음에는 퍼즐과 같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대세를 이루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RPG와 같은 하드코어 게임으로 유저들이 이동합니다. 특히 스토리 콘텐츠는 카카오 내에선 아직 대두되지 않은 블루 오션 중 하나입니다.”

 

강 디자이너가 직관적인 게임 외에도 강조한 것은 스토리텔링이었다. 모든 게임 플랫폼은 퍼즐과 같은 캐주얼게임에서 RPG와 같은 하드코어 게임으로 대세가 이동하고, 스토리 콘텐츠는 하드코어 게임의 키 포인트임과 동시에 게임에 부담없이 녹일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스토리텔링 요소를 위해 활용한 것은 컷신이. 유저가 게임에 접속하면 컷신을 통해 게임의 간단한 배경이 소개된다. 유저는 이를 통해 자신이 왜 게임에서 이런 일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단순히 퀘스트나 NPC의 설명을 통해 소개되는 것보다 전달력도 높고 이해도 빠르다.

 

NPC도 게임의 스토리텔링 요소를 강화시키는 요소 중 하나다. 게임에 접속하면 다양한 NPC가 시장(=유저)에게 퀘스트를 요청한다. 어떤 NPC는 유저를 도발하기도 하고유저를 추켜새우는 등 게임의 NPC들은 끊임없이 유저와 교감하며 유저가 게임에 녹아들게 한다.

 

NPC가 퀘스트 자판기로 인식되지 않기 위해 각각의 개성도 강화됐다. 게임의 NPC들은 외향 외에도, 저마다 독특한 대화 패턴, 사운드로 유저에게 자신을 어필한다. NPC와의 대화도 단순한 게임팁 외에도 치트를 빙자하여 유저를 속이려 하는 등 대화 자체의 재미를 강조했다.

 

 

<트레인시티 for Kakao>는 게임 외적으로도 이러한 스토리텔링 요소를 적극 활용했다. 예를 들어 친구의 도시에 방문할 때는 게임의 콘셉트에 맞춰 기차를 타고 간다. 친구에게 자원을 전달할 때는 마치 택배기사처럼 친구에게 자원을 배달했다고 메시지를 보낸다.

 

무미건조한 추천·알림 메시지 대신 게임의 설정을 적극 활용해 받는 이가 한 번이라도 더 웃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그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내용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즉각적인 대처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게임의 약점을 찾고 고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일례로 <트레인시티 for Kakao>는 본래카카오 로고 - 게임빌 로고 - 로켓오즈 로고 - 게임 메인 이미지 - 로딩 이미지’를 보여주는 긴 첫 접속 대기시간이 존재했다. 5단계에 이르는 접속 대기시간 때문에 다운로드한 유저의 15% 가량이 이러한 로딩을 견디지 못하고 이탈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모니터링을 안 했다면 몰랐을 결과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의 로고를 로딩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고 접속 대기시간을 줄였다. 그 결과 이탈 유저는 15%에서 11%로 줄어들었다.

 

 

■ 앱 버전과 OS, 기기의 파편화가 가장 힘들어

 

 

그렇다면 개발에 있어 아쉬운 점은 없었을까? 강 디자이너는 개발의 아쉬운 점 중 하나로 웹에선 경험하지 못했던 OS와 기기의 파편화를 들었다. PC와 달리 스마트폰은 기기 간 저사양과 고사양이라는 극단적인 격차가 존재하고, 안드로이드 같은 경우 OS의 버전도 2.2, 2.3 4.0, 4.1로 양극화되어 있다.

 

앱 버전의 파편화도 PC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문제였다. 웹게임이었던 페이스북 버전과 달리, 모바일 버전은 추가적인 패치나 콘텐츠를 위해선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일부 유저들은 이러한 업데이트 없이 게임에 접속한다.

 

때문에 모든 유저들에게 같은 게임경험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트레인시티 for Kakao>는 발매 초기 매일 데이터 업데이트를, 매주 앱 버전 업데이트를 단행할 만큼 고생하기도 했다.

 

 

이외에 카카오 플랫폼 자체가 갖는 짧은 노출시간 또한 극복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카카오 게임이 유저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공간은 신작과 인기게임 두 곳이다. 하지만 최근 급증하는 카카오 게임으로 인해 신작에서는 오랜 기간 머무르기 힘들고, 인기게임은 기존의 쟁쟁한 강자를 이기지 못하면 낄 수조차 없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며카카오로 게임을 론칭할 이들은 짧은 노출시간 안에 이슈를 만드는 계획,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유저를 유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