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올해는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겠습니다.”
위메이드 김남철 대표가 8일 진행된 2012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마무리하면서 한 말이다. 위메이드는 2012년에 모바일게임으로 12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모바일게임 사업을 시작한 2012년 2분기 이후 꾸준히 히트작을 내놓으면서 국내시장에서 기반을 다졌다는 내부 평가다.
■ 모바일게임 매출 급증, <윈드러너> ‘1,000만 직전’
위메이드의 모바일게임 매출은 2012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4분기(약 97억 원)에는 3분기(약 25억 원) 대비 약 280% 매출이 치솟으면서 4분기 국내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위메이드는 2012년에 10여 종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했다. 그중에서 <바이킹 아일랜드> <캔디팡> <터치파이터>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캔디팡>은 위메이드의 모바일게임 최초로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2012년 4월에 출시된 <바이킹 아일랜드>는 꾸준히 흥행 성적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매출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터치파이터>는 이번에 유저들이 바라던 랜덤 대전 기능이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실적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인기 질주를 하고 있는 최신작 <윈드러너 for Kakao>.
2013년의 출발은 더 기분이 좋았다. 1월 말에 나온 <윈드러너>는 구글과 애플 양대 오픈마켓 1위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000만 다운로드로 앞두고 있어 <캔디팡>에 이은 위메이드의 두 번째 ‘천만게임’ 자리도 예약했다. 하루에 <윈드러너>를 즐기는 유저는 400만 명이 넘는다. 위메이드는 2월 7일 기준으로 <윈드러너>의 DAU(일일이용자)가 420만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위메이드의 2012년 게임별 매출 실적.
■ 3년의 투자, 모바일게임 개발인력 800여 명
위메이드는 2012년에 약 20억 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순이익 역시 약 80억 원의 적자였다. 각각 2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기록했던 2011년에 비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기존 주력 매출원인 온라인게임의 국내외 실적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모바일게임 투자에 주력하면서 영업비용이 28% 증가한 영향이 컸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위메이드의 전체 인력은 약 1,500 명으로 늘어났다.(계열사 포함) 이 중에서 모바일게임 개발인력은 약 800 명이고, PC온라인게임 개발인력은 약 300 명이다.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좋은 프로젝트가 기획되고 인력이 필요하다면 충원은 올해도 계속된다.
위메이드는 “밖에서 보면 마구잡이로 인원을 늘리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아주 좋은 게임의 기획이 나오기 전까지는 인원을 늘리지 않는다”며 꼼꼼하게 인력 규모를 관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위메이드는 800 명의 인력을 기반으로 거의 모든 장르에서 모바일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캐주얼, 세미코어, 하드코어 장르를 모두 섭렵하겠다는 계획이다.
■ 일일이용자 600만 확보, 시너지 효과에 집중
2012년 모바일게임 진출 첫해에 괜찮은 성과를 거뒀지만, 엄청난 규모의 투자도 했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중에 모바일게임 사업에서 언제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지 묻는 질문이 나온 배경이다.
이에 대한 위메이드의 답은 “암흑기는 지나갔다”였다. 지난 3년 동안 모바일게임에 투자해 왔고 2012년부터 수확에 들어가 2013년에는 확실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PC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하나의 게임을 만든 팀의 구성원들이 출시 후 대부분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갈 수 있다는 ‘선순환’의 장점도 강조했다.
랜덤 대전 기능이 추가되는 실시간 대전액션 게임 <터치파이터>.
위메이드는 2012년에 10여 개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했다. 2013년에는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40여 개로 4배 늘려 출시할 계획이다. 그것도 대부분 자체개발 게임이다. 3년 동안 투자해 800 명의 개발인력을 확보하고 안착시킨 결과다.
<윈드러너> <바이킹 아일랜드> <터치파이터>를 중심으로 위메이드의 모바일게임 전체가 국내에서 기록하고 있는 DAU는 현재 600만이 넘는다. 400만이 넘는 최신작 <윈드러너>의 덕이 크지만 위메이드는 이 기회를 살려 신작과 기존 게임을 묶어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터치파이터>에 랜덤 대전 기능이 업데이트되면 이를 <윈드러너>와 <바이킹 아일랜드>에서도 알리는 크로스 프모로션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 2013년 신작 40여 개, 대부분 자체개발
<윈드러너>에 이어지는 2013년 1분기 신작으로는 손자회사 피버스튜디오의 소셜게임 <에브리타운>과 자회사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의 <말랑말랑 스도쿠> 등이 기다리고 있다. 이어서 로봇액션게임 <아이언슬램>과 비행슈팅게임 등이 나올 예정이다. 상반기에 나올 모바일게임만 20여 개다.
로봇들의 프로레슬링 대결을 소재로 한 <아이언슬램>.
이외에도 위메이드 본사와 자회사(조이맥스,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 리니웍스, 링크투모로우, 피버스튜디오 등)에서 만드는 각종 장르의 모바일게임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지스타 2012에서 MMORPG, 논타겟팅 액션 MORPG, TPS게임, AOS게임 등 10개가 넘는 라인업을 선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위메이드는 모바일게임 사업을 준비하던 시점부터 시장의 흐름이 캐주얼게임에서 점차 하드코어게임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완성도 높은 게임에 투자해 왔고, 이제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는 시점이 됐다”는 것이 위메이드의 2013년 포부다.
위메이드가 개발 중인 모바일 논타겟팅 액션 MORPG <블레이즈 본>.
■ 일본과 중국 겨냥, 본격적인 ‘외화벌이’ 나선다
2012년에 위메이드가 거둬들인 모바일게임 매출은 국내에서만 나온 것이다. 올해는 더 공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모바일게임의 수확량을 늘릴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1위 모바일 메신저 ‘라인’를 통해 게임이 계속 나올 전망이다. 당장 <윈드러너>의 일본 진출을 논의 중이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메신저를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이기 때문에 라인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미르의 전설> 시리즈로 시장을 오랫동안 경험한 중국 역시 진출 대상 국가다. 위메이드는 오는 3월 중국에서 모바일게임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김남철 대표는 “중국에서는 간단한 캐주얼게임보다 RPG 등 하드코어한 게임에 관심이 많아 코어 장르에 집중해 온 위메이드 라인업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 진출에서 선봉장을 맡을 게임은 <바이킹 아일랜드>와 <실크로드>다.
중국 진출의 선봉에 서게 될 전략시뮬레이션 <실크로드>.
위메이드는 2012년 자사의 첫 ‘천만게임’ <캔디팡>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었다. 반짝 흥행보다 유지와 운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라인’을 타고 일본에 진출한 <슈가팡>을 통해서는 모바일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이 상대적으로 긴 일본 시장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현재 위메이드는 <윈드러너>의 성공에 힘입어 2013년 1분기에 모바일게임 사업이 확실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한국, 일본, 중국 등 국내외를 아우르며 모바일게임 사업 2년차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특히 ‘외화벌이’에도 신경 쓸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