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넥슨은 멀티스크린과 멀티플랫폼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개발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투자 대상은 국내에서는 낯선 개발사, 미국 로스엔젤레스 소재의 ‘로보토키’(Robotoki)였다. 그렇다면 로보토키는 어떤 개발사일까? 로보토키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설립자는? 전(前) <콜 오브 듀티> 핵심 개발자
로보토키는 2012년 4월 인피니티 워드 출신의 개발자 ‘로버트 보울링’이 세웠다. 본래 로버트 보울링은 인피니티 워드의 히트작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에서 크리에이티브 전략 담당을 맡고 있었지만, 새 시리즈가 나와도 게임성이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을 갖고 있었다.
그는 “다운로드 콘텐츠(DLC)는 무료로 배포해야 한다. 그 누구도 뭐 같은 돈 때문에 제약을 겪어서는 안 된다”는 과격한 발언으로 퍼블리셔인 액티비전과 불화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2012년 3월에 인피니티 워드를 퇴사해 새로운 게임 개발사를 차렸다.
스스로 개발사를 차린 로버트 보울링은 외신 인터뷰에서 크로스플랫폼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Xbox360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사용자들이 각자의 기기를 통해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가장 우선시하며, 게임으로 제공하는 경험을 두 번째로, 게임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세 번째로 중시한다”는 개발 철학을 내세웠다. 플랫폼에 상관없이 게임이 구동되면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기술과 경험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피니티 워드를 나와 게임 개발사 로보토키를 설립한 로버트 보울링.
로버트 본인이 트위터에 밝힌 인피니티 워드 퇴사 사유.
“빵빵 쏘는 것만 늘어나고 혁신은 부족했다.”(Too much ‘pew pew’ not enough new new)
■ 올해는 2D 퍼즐게임, 2015년에 좀비 서바이벌 게임 출시
지금까지 공개된 로보토키의 게임은 두 개다. 하나는 <휴먼 엘리먼트>라는 서바이벌 게임. 플레이어는 세계가 멸망하고 좀비가 창궐하는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자신을 위협하는 좀비를 쓰러트려야 하지만, 자원을 관리하고 전략도 세우는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생존 시나리오도 다양하게 주어진다. 어떤 시나리오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파트너, 혹은 생존력이 떨어지는 어린아이와 함께 위험을 헤쳐 나가야 할 수도 있다. <휴먼 엘리먼트>는 2015년 안드로이드 기반의 게임기 ‘오우야(OUYA)’로 출시될 예정이다.
또 하나는 2D 횡스크롤 퍼즐게임 <대시의 모험>이다. 이 게임은 지난 5일 로보토키가 소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자금을 유치한다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대시의 모험>은 ‘발작성 수면증’을 앓는 9살 소년이 꿈속에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가장 큰 특징은 소년이 꾸는 꿈에 따라서 맵의 구조, 배경의 분위기, 캐릭터의 생김새가 모두 달라진다는 것이다. 여러 아트 디자이너들이 스테이지에 따라 맵, 캐릭터를 각각 따로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로보토키는 30일 안에 40만 달러(약 4억3,000만 원)의 투자금을 확보해 <대시의 모험>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게임은 올해 11월 PC, MAC, 리눅스, 안드로이드, iOS, 안드로이드 게임기 ‘오우야’ 버전이 나올 예정이다.
킥스타터에 올라온 2D 횡스크롤 퍼즐게임 <대시의 모험>.
스테이지에 따라 캐릭터 디자인과 플레이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