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스 오브 워: 저지먼트>(이하 저지먼트)의 발매를 앞두고 에픽게임스의 리드 레벨 디자이너 짐 브라운이 한국을 찾았다.
한국을 두 번째 방문하는 그는 <저지먼트>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3부작으로 마무리된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의 14년 전 이야기인 <저지먼트>는 미래보다 더 강력한 과거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도 기존 3부작을 이끌었던 마커스에서 조연이었던 베어드로 바뀌었다.
에픽게임스 리드 레벨디자이너 짐 브라운
■ 매번 새로운 경험을 주는 ‘스마트 스폰’ 시스템
“<저지먼트>는 3부작에서 이야기로만 들었던 ‘이머전스 데이’, 즉 로커스트를 처음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플레이어가 당시 상황 속으로 직접 들어가서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기존에 느끼지 못한 다양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 말을 시작으로 짐 브라운은 게임에 대한 소개를 이어 나갔다. <저지먼트>는 3부작에서 조연을 등장한 베어드가 군법회의에서 증언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는 <저지먼트>의 모든 액트가 베어드의 증언을 토대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야기 전개 방식은 <저지먼트>에 새롭게 적용된 스마트 스폰 시스템(S3 시스템)과 디클래시피케이션(declassification, 기밀문서 목록에서 제외함) 시스템과 연동된다. 베어드의 증언이 공식 전투기록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게임에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토리는 플레이어 개인의 선택과 맞물리며 진행된다.
스마트 스폰 시스템은 같은 장소, 같은 캐릭터,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등장하는 로커스트의 종류가 다르고, 공격의 방식도 달라지는 일종의 랜덤 시스템이다. 디클래시피케이션 시스템은 이런 상황 속에서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서 또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낸다.
“한 장소에 2개의 문이 보인다. 예전에는 왼쪽에서 먼저 3마리, 이후 오른쪽에서 2마리의 적이 등장했다면, <저지먼트>에서는 땅속에서 나올 수도 있다. 즉 언제 어디서 어떤 종류의 로커스트가 얼마나 나올지 모른다. 매번 다른 상황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스마트 스폰 시스템이다.”
스마트 스폰 시스템은 예측 플레이를 힘들게 만든다. 이전에 미션에 실패했다고 해도 같은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상황을 풀어 나가는 방법이 달라진다. 이는 난이도를 높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또 한 번 플레이해도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도전의 목표를 제시해 주기도 한다.
■ 플레이어의 선택이 미래의 상황을 결정한다
비전투 상황에서는 다양한 분대원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처음에 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다시 플레이하면 콜 이외의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나오는 식이다. 그고 모든 액트가 베어드의 증언으로 시작하는데, 증언과 달리 실제 있었던 일을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시 미션이 캐러밴을 구출하는 작전인데, 도착해 보니 캐러밴은 전멸한 상태로 로커스트와 전투를 벌였다는 공식 기록대로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 디클래시피케이션 시스템이 적용되면 캐러밴이 전멸하고 싸우려 했으나 무기가 없어서 적, 혹은 아군의 무기를 훔쳐서 싸웠다는 방식으로 새로운 규칙이 적용된다.
“현재의 미션에서 샷건을 버리고 라이플이나 저격총을 선택해서 마무리하면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 미션, 혹은 그 다음 미션에서는 샷건이 없으면 아쉬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다음 상황에 영향을 주는 일종의 도미노 효과도 <저지먼트>의 재미 요소 중 하나다.”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서 사용하는 무기와 상대하는 적이 달라진다. 환경에 따라서 개인에 맞춰진 플레이가 가능해지고, 이는 곧 기록으로 남는다. 챕터가 끝날 때마다 별점을 받는데, 디클래시피케이션 여부, 임무의 성공, 다른 특별 미션의 수행 등에 따라서 점수가 결정된다.
■ 별점에 따라 추가 콘텐츠에 대한 접근이 결정
이에 따라서 다양한 스토리 접근 권한이 주어진다.
“별점에 따라서 새로운 스킨과 캐릭터, 맵은 물론 또 다른 캠페인, 완전히 다른 캠페인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메인 캠페인은 오리지널 스토리의 14년 전 이야기지만, 애프터 캠페인은 <기어스 오브 워 3>가 끝난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안에서 다양한 적과 무기 전투를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저지먼트>는 멀티 엔딩으로 마무리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플레이 방식과 시점에 따라서 다양하게 스토리가 전개되다가도 이를 하나로 정리하는 포인트가 존재한다. 여기서 스토리를 정리하고 다음 액트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하나의 엔딩을 보게 된다. 과정의 다양함이지 결말의 다양함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메인과 애프터 캠페인만 보더라도 기존 시리즈 이상의 플레이 타임이 나온다. 여기에 다양한 시점의 플레이를 더하면 가장 긴 플레이 타임을 가질 것이다. 난이도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자신만의 고유한 스토리를 만든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또 한 번 플레이 하게 만드는 이유를 던져주는 것이다.”
이쯤 되면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왜 마커스 피닉스가 아닌 베어드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을까? 짐 브라운은 <기어스 오브 워> 3부작을 통해서 마커스의 이야기는 완성도 있게 결론을 냈다고 판단했고, 많은 팬들이 베어드의 이야기를 궁금해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기존 시리즈에서 마커스, 콜, 도미닉 등의 과거 이야기는 한 번 이상 언급됐지만 베어드는 외전, 만화, 소설에서조차 단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었다. 팬들도 이머전스 데이와 베어드라는 캐릭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저지먼트>를 통해 밝히고자 한다.”
■ <저지먼트>의 멀티플레이, <LOL>도 참고했다
<기어스 오브 워>는 싱글보다 멀티플레이의 재미가 유독 강했다. <저지먼트> 역시 이런 전통을 이어 나간다. 기존의 팀데스매치와 더불어 개인전(Free for All), 그리고 팀전인 도미네이션 모드가 추가됐다. 이는 새로운 재미를 주되 기존 멀티플레이의 재미는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새로운 모드를 도입하는 데 있어 우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는 물론 다양한 RTS, RPG 등의 장르를 연구하고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포함해 컴뱃 루프을 적용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오버런’ 방식의 플레이다. 로커스트와 COG의 선택에 따라서 다양한 직업이 구분되고, 역할과 임무가 주어진다.”
직업에 따른 역할 구분이 주어진 것은 어떤 멀티플레이 모드를 선택해도 보는 것보다 직접 플레이하는 것을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팀전에서 이기기 위해 적을 모두 섬멸하는 것보다, 각자 주어진 미션을 모두 수행하는지를 중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심지어 클래스 기반의 모드에서는 각자에게 주어진 미션을 모두 완수해야 이길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꿨다. 캐릭터와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어떻게 보일지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기존의 무기도 디자인을 변경해서 생긴 것도 다르고 기능도 차별화했다.”
개개인의 활약과 경험을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 <저지먼트>의 멀티플레이다. 또한, 모드마다 최적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맵 세트를 준비했다. 무기 역시 기존 3부작에 등장한 것은 물론 새롭게 선보이는 것들이 추가됐다. 기존 무기를 업그레이드해서 선보이는 것도 있다.
“3부작의 시대보다 더 많은 무기를 선보인 것은 스토리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계속된 로커스트와의 전투로 물자와 에너지가 부족해진 것이 3부작의 시대였다. <저지먼트> 시점에는 가장 많은 자원이 있었고, 전쟁의 초반이기에 더욱 강한 로커스트가 등장했다. 이에 맞춰 COG도 다양한 무기를 사용했던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