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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매출 1% 징수 반대! 1인 시위자 등장

전 콘셉트 아티스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시위

전승목(아퀼) 2013-03-22 13:53:37
지난 21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에 위치한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는 여성가족부의 게임 규제에 반대하는 1인 시위가 있었다. 
 
1인 시위에 나선 이는 일러스트레이터 박인수 씨. 그는 콘셉트 아티스트로 게임업계에 몸을 담은 적이 있고, 현재는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일반인이다. 그가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는 지난 1월 8일 손인춘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터넷 게임중독 치유 지원에 관한 법률'을 반대하기 위해서다.
 
 
■ 전 콘셉 아티스트, 1인시위에 나선 이유는?
 
해당 법안은 여성가족부 장관이 인터넷게임 관련 사업자에게 연간 매출액의 1% 이하의 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국회에 접수된 상태이며, 만약 위원회 심사 → 체계자구 심사 → 본회의 심의를 모두 통과하면 정부로 넘겨져 공포 절차를 밟게 된다.
 
박 씨는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를 "법안이 발의된 당시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게임업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 같다. 법안이 접수 단계에 놓여 있는 이상 비판의 목소리를 계속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게임업계 스스로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발언한 전병헌 의원, 지난 1월 13일 게임 규제 반대 시위를 한 일산 백신 고등학교 1학년 정예준 학생에게도 영향을 받았다. 고등학생도 시위하는데 나도 행동에 나서야겠다고 다짐한 결과로 1인 시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게임산업 매출 산업 징수 법안을 비판하는 박인수 씨.

 

 

■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학부모들과 직접 만나다

이날 박씨는 시위를 하면서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학부모와 만났다.
 
그가 들고 있는 피켓을 보고 대화를 시도한 학부모는 "게임은 마약이 맞지 않느냐"며, "마약을 한 사람과 게임을 하는 사람의 뇌에서 동일한 호르몬이 나오는 비교 사진을 봤다"라고 주장하며 피켓의 문구를 바꿔야 한다고 권했다.
 
이어서 또 다른 학부모 두 명도 다가와 1인 시위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들 역시 게임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오히려 박 씨를 설득하는 모양새였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하느라 가족관계가 어색해지고 교우관계도 소원해지는 일을 겪었다. 게임을 하는 아이가 불안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고, 또 다른 학부모도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인재가 자원이다. 게임에 빠진 아이들이 늘어나 인재가 줄어든다면 나라에 미래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밝히기도 했다.
 
세 학부모 모두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게임을 절제하지 못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자식을 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게임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 자식이 생기면 우리가 왜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게임의 중독성을 우려하는 학부모들과 박씨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이들과 대화를 나누던 박 씨는아이들을 걱정하는 이유에는 공감하면서도, 규제보다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게임산업으로부터 연간 매출액 1%를 징수하는 법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자신이 이 법안에 대해 반대시위를 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들은 학부모들은 "여가부가 게임산업의 매출액 일부를 거두려 한다는 사실은 처음 들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 학부모는 여전히 게임의 중독성에 대해 우려했지만, 박씨가 왜 시위에 나섰는지 이해하고는 "수고하라"는 말을 하고 자리를 떠났다. 

박 씨는 "생각 이상으로 일반인이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게임에 대한 적대적이고 부정적인 시선이 꼭 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게임 개발을 한다면 재미있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교육용 게임과 눈물 나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직장인의 통행량이 많은 점심시간부터 시작한 그의 1인 시위는 2시간 동안 계속됐다. 박 씨는 앞으로 한 번 더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