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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블리자드가 카드게임을? ‘현장’에서 답을 찾다

PAX EAST 현장에서 보고 느낀 카드게임 열기

안정빈(한낮) 2013-03-24 21:47:32

랍 팔도 개발총괄 부사장은 지난 22일 개막한 PAX EAST에서 블리자드의 첫 CCG(컬렉터블 카드게임)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을 발표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CCG는 전 세계에서 수백 만 명이 즐기는 인기 장르인 만큼 <하스스톤>을 쉽고 빠르고, 깊이가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 그들을 만족시키겠다.

 

CCG보다 TCG(트레이딩 카드게임)라는 용어에 익숙한 한국에서는 대중적으로 와 닿지 않는 말입니다. 최근 모바일게임에서 카드배틀 장르가 인기지만, CCG 또는 TCG와는 또 다른 방식의 게임이 많아 거리감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하스스톤>이 공개된 후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블리자드가 작은 장르까지 노리고 있다”거나 “기대에 못미친 신작 발표였다”는 불평이 나왔죠.

 

그런데 PAX EAST 현장을 돌아본 소감은 블리자드도 뛰어들고 싶을 만큼 정말 카드게임 인구가 많구나였습니다. <매직 더 개더링> 부스를 비롯해 테이블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카드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있었고, 관련 물품을 파는 매장은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하도 사람들이 몰리니 PAX 주최측에서도 아예 테이블 진입이 쉬운 입장 줄을 따로 마련할 정도였습니다. 블리자드에서 난데없이(?) CCG가 나온 이유를 잘 설명해주는 상황들입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PAX EAST 현장에 답이 있더군요. 보시죠. /보스턴(미국)=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PAX EAST에서 카드게임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은 <매직 더 개더링>의 부스 앞입니다. 카드게임을 위한 공간이 40석 정도 마련돼 있는데요, 비는 테이블이 없을 만큼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당연히 모두 <매직 더 개더링>을 플레이하는 중이고요.

 

전시장의 <매직 더 개더링>의 부스도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부스에서는 챔피언십 참가를 비롯해 카드를 얻을 수 있는 각종 이벤트와 퀘스트(?)들이 진행 중입니다. 들어가서 종이 몇 장을 받아오면 끝나는 짧은 과정에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줄이 늘어서 있죠.

 

<매직 더 개더링> 이외의 테이블에서도 카드게임은 이어집니다. 정확히는 사람이 모여 있고 공간이 남는다면 거의 5:5 정도로 휴대용게임 아니면 카드게임을 즐기고 있더군요. 점심을 먹으며 카드를 꺼내는 건 기본이고 자리가 모자랄 때는 바닥에 앉아서 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매직 더 개더링> 외에도 많은 카드게임들이 부스 대신 테이블을 마련하고, 유저들을 일일이 교육하며 알리기에 나섰습니다. 위의 사진에 <칸즈메(통조림) 여신>과 <도푸스>가 보입니다. 둘 다 애니메이션 혹은 MMORPG를 바탕으로 제작된 카드게임입니다.

 

<유희왕>과 <매직 더 개더링>의 카드를 판매하는 매장입니다. 카드마다 가격이 매겨져 있네요. 1 달러부터 70 달러가 넘는 카드도 있습니다. 물건이 생각보다 빠르게 나가고, 흥정하는 유저도 많이 봤습니다.

 

<매직 더 개더링>을 파는 매장이 팔지 않는 매장보다 더 많을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실제로 구입하는 유저도 많고요. 이미 절판된 부스터를 판매하는 매장까지 있습니다. <매직 더 개더링> 이외에도 플럭스(FLUXX) 같은 카드게임도 잘 나가는 편입니다. 취급하는 매장이 많더군요.

 

카드만 아니라 관련 물품의 판매량도 많습니다. 카드를 위한 보호용 케이스부터 카드 앨범, 얇은 담요(…) 라이프 계산용 토큰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보드게임이나 TRPG의 인기도 높습니다. 특히 TRPG의 주사위는 인기 상품이었는데요, 빛을 내는 주사위부터 분노의 투척을 막기 위한 고무 주사위, 반대로 투척 시 큰 피해를 주기 위한 철제 주사위 등 다양한 종류가 준비돼 있습니다. 태어나서 가장 많은 주사위를 본 날입니다.

 

국내에서도 많이 아는 보드게임 <술탄>을 위한 보드게임 테이블입니다. 가격은 저렴한 12,000 달러부터 18,225 달러까지까지 다양합니다.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게 더 충격적. 진짜 팔렸습니다.

 

PAX EAST 이틀째부터는 아예 보드게임을 위한 입장 줄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엑스포홀(전시장)로 가는 줄과 보드게임 테이블로 입장하는 줄을 구분해서 설 수 있었죠. 테이블 하나를 위해 저럴 필요가 있나 싶지만 어지간한 인기게임 체험대 맞먹는 속도로 보드게임 테이블이 차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