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더나인, 웹젠 동의 없이 ‘뮤 2’ 상표 사용

웹젠과 더나인의 <뮤>(중국명: 기적, 奇迹) 상표권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더나인은 지난 1일 <기적전설>의 공식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정식 명칭이 <기적 2>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디스이즈게임의 취재 결과, 더나인은 지난달 21일 웹젠과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기적 2>의 프로그램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박은도 기자

■ <뮤X> → <기적전설> → <기적 2>로 상표 변경

<뮤>의 중국 퍼블리셔였던 더나인은 지난 2009년 차이나조이를 통해 <뮤>의 후속작인 <뮤X>를 발표했다. 웹젠에 알리지 않고 더나인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후속작이다. 더나인은 발표회를 통해 <뮤X>가 <기적>(뮤의 중국명)의 정신을 정식으로 계승한 후속작임을 강조했다.

발표회에서는 <뮤>의 음악과 직업, 그래픽, 아이템 방식 등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 <뮤X>의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후 발표회 내용을 전해들은 웹젠이 반발하자 더나인에서는 <뮤X>의 이름을 <기적전설>로 바꾸겠다고 밝히고 지금까지 3년 넘게 개발을 이어 왔다.

그리고 최근 더나인은 <기적전설>의 이름을 <기적 2>로 바꾸며 중국 미디어에 관련 정보를 발표했다. 중국 국가판권국으로부터 프로그램 등록과 관련된 허가까지 받았다며 관련 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더나인의 발표에 따르면, <기적>과 <뮤>는 같은 게임이지만 <기적 2>와 <뮤 2>는 서로 다른 게임이 된다. 더나인은 <기적 2>의 개발에 중국과 한국의 개발자들이 참가했으며 오리지널 <기적>의 세계관과 직업, 기술, 보석 시스템, 배경음악, 날개 등의 많은 요소를 그대로 이어받은 후속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웹젠과 협의하지 않은 일방적인 상표 사용

디스이즈게임의 <기적 2> 관련 문의에 대해 웹젠 관계자는 “<기적 2>의 상표권에 대해 더나인과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더나인은 <기적 2>라는 명칭을 발표하면서 중화인민공화국 국가판권국(中华人民共和国国家版权局)의 문서를 공개했다. 국가판권국은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 허가를 내주는 최상위 저작권 집행관리부서로, 문화부의 출판국과 같은 업무를 담당한다.

더나인이 국가판권국 받은 문서는 해당 이름을 가진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된다는 것으로 상표권 사용이나 실제 게임 서비스를 허가 받기 위한 사전 단계에 해당된다.

더나인이 <기적 2>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웹젠이 중국에서 상표권 반환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웹젠은 2009년 <뮤X>가 발표된 후 서울지방법원에 상표권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2010년 법원으로부터 더나인은 <뮤>의 상표권을 적법하게 웹젠으로 반환하라는 승소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상표권 반환 소송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는 당시 더나인에서 <뮤>와 <썬> 등의 게임을 서비스 중이고, 이미 한국에서 승소한 만큼 사업관계상 더 이상의 충돌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조치로 보인다.

■ 상표권 분쟁 2라운드, 웹젠은 대응방식 고민 중

웹젠은 더나인이 사용한 <기적 2>라는 상표에 대한 대응방식을 고민 중이다. 웹젠 관계자는 “더나인에서 <기적 2>라고 공개한 이미지 중에는 심지어 <뮤 2>의 이미지도 있다. 내부검토를 거친 후 대응에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더나인은 오는 4월 5일 공식 홈페이지를 열고 <기적 2>의 테스트 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뮤>의 중국 내 상표권 분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데이트] 더나인에서 공개한 문서가 서비스 허가가 아닌 프로그램 사용 허가로 확인돼 일부 내용을 수정합니다.

더나인이 공개한 <기적 2> 이미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