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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美 국회, 아이템거래 세금부과는 필연적

미국 국회와 국세청에서 지난 10월부터 조사 시작

이재진(다크지니) 2006-12-05 12:47:04

"가상 재산의 거래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온라인게임을 포함한 가상 세계의 재산 이동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국회 위원회의 한 연구원이 한 심포지움에서 "과세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발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미 IT미디어 'C|net'에 따르면 미국 국회 공동 경제 위원회의 댄 밀러(Dan Miller) 수석 연구원이 12월 초 뉴욕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테라 노바' 심포지움에서 "관련 조항을 만들고 토론을 거쳐 가상 세계의 경제 활동에 대한 과세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가상 세계 속 경제 활동의 규모가 날로 급증하는 가운데, 과세에 대한 문제는 '만약에?'가 아니라 '언제?'냐는 것일 뿐이다. 국회와 국세청(IRS)이 이미 관심을 갖고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댄 밀러 연구원은 "국회 공동 경제 위원회(Congress's Joint Economic Committee)는 가상 경제에 새로운 종류의 세금을 부과하려는 것은 아니다. 진행중인 연구는 몇 개의 목표를 갖고 있으며, 내년 초에 이에 대한 리포트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회 공동 경제 위원회는 내년 초 나올 리포트를 통해 세금, 사이버 범죄, 교육 등 가상 세계가 실제 사회와 맞닿아 있는 지점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부 조직화 될 수 있는 가상 세계의 미래 활용가치에 대한 정의도 내린다. 여기에는 가상 재산에 대한 과세 문제도 포함된다.

 

댄 밀러의 단정적인 계획과 발언에 대해 심포지움에 참가한 다른 패널들은 조금 다른 의견들을 내놨다.

 

뉴욕 로스쿨의 윌리엄 라피아나 교수는 "가상 세계의 재산을 물려주는 과정에 세금을 부과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죽어서 그 사람의 영토가 상속될 때만 가능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대부분의 가상 재산이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잠겨있기 때문에 관리자에게 이런 계정에 어떻게 접근할지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의무이자 부담이 될 것이다"라며 과세 대상에 대한 조사 과정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텍사스 법 기술 대학교의 브라이언 캠프 교수는 "미국의 세법의 섹션 61, 1913번 조항에 따르면 '어떤 근원에 의해 파생된 것이든' 세금을 매길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며 가상 재산의 과세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가상 재산의 이동에 세금을 부과하기에 앞서 그런 행동으로 이익이 발생하는 지를 먼저 알아봐야 한다. 얼마나 많은 이익이 발생했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가상 재산에 대한 과세 문제는 그 부분에서 예외 조항이나 기준을 정하는 일부터가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가상 재산에 대한 과세문제는 가상 세계를 통치할 '가상 정부'에 대한 토론까지 이어졌다. 가상 사회에서 거래되는 재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문제와 그 속의 사회적인 문제까지 해결하려면 결국 가상 정부의 역할이 강조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편, 관련 기사에 대해 미국 유저들은 "탐욕스러운 정부" "정부가 권리를 갖고 있기는 한가?" "제대로 연구와 조사도 없기 추진된다면 큰 혼란이 초래될 것이다" 등의 의견을 통해 반감을 표시했다.

 

의견 중에는 "가상 재산에 세금을 매긴다면, 게임을 하다가 내가 그만뒀을 때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소유권 문제과 가상 재산의 이동(경제 활동)에 대한 과세 문제를 하나로 묶어서 보는 시각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이미 아이템 현금거래가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7월에는 국세청 실무부서에서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와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실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미국 국회와 국세청이 실질적인 제도를 마련하기 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꽤 남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초 나올 국회 공동 경제 위원회의 리포트의 내용에 따라 국내를 포함한 다른 나라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테라 노바 심포지움

 

뉴욕 로스쿨(NY Law school)이 주최하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는 최근 대중화 된 가상 세계와 MMOG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연구원, 학자, 평론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토론의 장이다. 지난 12월 1일과 2일에는 네 번째 심포지움이 뉴욕에서 개최됐다.

 

테라 노바는 가상 세계에 대한 연구관련 글로 유명한 블로그로 뉴욕 로스쿨과 공동으로 심포지움을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심포지움에서는 가상 세계와 맞물린 법적, 사회적, 경제적 화제에 대한 의견이 활발하게 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