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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 국가기술 자격증, ‘실효성’ 문제 여전

게임업계의 신뢰도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

정우철(음마교주) 2013-04-12 15: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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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국가기술 자격증의 실효성이요? 글쎄요….

 

우리나라에는 게임 개발의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자격증이 있다. 국가에서 발급하는 ‘게임국가기술자격증’이다. 하지만 디스이즈게임의 취재 결과,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대부분 여전히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 11년째 이어지는 게임자격증, 현장 반응은 뜨뜻미지근

 

올해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2013년도 게임국가기술자격검정이 시행된다. 2002 7월 국가기술자격법 시행 이후 11년째 계속되는 시험이다. 하지만 해당 자격증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 공인 게임자격증은 게임 개발 전문가를 국가가 인증해주는 제도다. 전문자격증인 만큼 출제되는 문제의 난이도가 높고 실무검증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분야는 게임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으로 구분돼 있으며, 필기와 실기의 관문을 2번 통과해야 자격증을 딸 수 있다.

 

하지만 수요처인 업계에서는 게임 자격증 자체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자격증의 존재조차 잘 몰랐던 과거와 달리 어느 정도 인식은 개선됐지만 실효성은 거의 없다는 판단이 대부분이다.

 

시행 초기부터 문제점이 지적됐던 게임자격증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 2010년부터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업무가 이전됐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반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게임자격증 취득을 위한 관련 시험과목과 방식.

 

 

정형화된 자격시험, 실무에 큰 도움 안 돼

 

현재 국내 A 개발사에서 프로그램 팀장으로 있는 K 씨는 ‘게임자격증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자격 요건을 보증한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K 팀장은 포트폴리오와 자격증 중 하나만 가진 입사지원자가 있다면 거의 모든 업체에서는 포트폴리오를 우선시하는 분위기다. 게임자격증이 실무 능력이 있다는 것을 검증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역 개발자 중에서 게임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창작력과 트렌드를 반영해야 하는 게임 개발업무에서 정형화된 시험을 통과해 취득한 자격증이 큰 의미를 갖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업무능력에 대해 참고할 수는 있지만 필수조건이 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국내 게임업계에서 입사지원자 면접을 볼 때 게임자격증보다 우대하는 자격증이 있다. 바로 MOS(Microsoft office specialist)로 실무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이다. 프로그램 부문에서는 정보처리 기사 및 기능사 자격증을 더 신뢰하는 편이다.

 

K 팀장은 자격증 시험의 특성상 주기적으로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출시된다. 응시자는 이런 패턴에 맞춰 공부하게 되고, 결국 실무 대응능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자격증을 취득한 입사 지원자가 실무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게임자격증이라는 것이 최소한의 실력을 검증하는 수단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게임국가기술자격증이 전문 개발자를 양성한다는 논리로 진행된다면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포트폴리오를 자격증보다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한콘진, “국가 공인자격증의 실효성을 살리겠다

 

게임국가기술자격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이런 업계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다. 실제로 현장 중심의 실무능력 검정체계로의 전환을 위해서 2011년부터 직무분석, 문제 난이도 조정 등에서 별도의 기준을 수립했다.

 

더불어 문제를 내는 출제위원의 90%를 업계 전문가로 꾸려서 현장에서 실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제도로 개선하고 있다. 자격증 보유자의 채용 가산점 유도와 홍보 활성화 등을 통해 자격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일례로 출제기준 변경과 관련해 학계에서는 시험을 위한 커리큘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교육을 진행하는 데 있어 많은 문제를 만든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게임자격증이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여전히 개발자 채용에는 뚜렷하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공인 자격증이 학부생의 학점이나 병역특례 등의 혜택을 위해서 취득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 게임개발에 도움이 되는 교육과 자격검증을 위한 것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게임자격증은 업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콘텐츠진흥원 홍상표 원장은 자격보유자 채용가점 부가 유도 및 자격종목 개선, 홍보 활성화 등 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득자의 취업률을 높여 업계의 수요에 대응하는 공신력 있는 자격시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격증 취득후 인정학점은 게임자격증이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