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PC방 업주들이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PC방 전면 금연법’ 적용 유예를 요구했다.
12일 PC방 업주들이 연대한 ‘범 PC방 생존권 연대’(이하 PC방 연대)는 정부가 추진하는 ‘PC방 전면 금연화’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 “PC방 전면 금연화, 매출 위협한다”
PC방 전면 금연화는 오는 6월 8일 시행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포함된 정책이다. 정책이 시행되면 국내 PC방 안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된다. 2007년 4월 금연 칸막이를 설치를 의무화한 PC방 등록제가 시행된 지 4년 만에 더욱 강력한 PC방 금연 정책이 시행되는 셈이다.
집회 현장에 모인 PC방 업주들은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PC방 전면 금연화에 반대했다. 흡연자가 PC방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이야기다. 디스이즈게임이 집회에 참여한 업주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흡연자가 PC방 매출에 기여하는 정도는 적어도 50% 이상, 많게는 80%까지라는 응답을 얻을 수 있었다.
한국 인터넷문화콘텐츠 협동조합 최승재 이사장은 “2008년부터 등록업소 98%가 금연 차단막을 설치할 정도로 PC방 업주들은 법을 잘 지켜왔다. 하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매출을 위협하는 전면 금연화다. 이는 9만 명에 이르는 PC방 종사자의 생존권과 4조 원 규모의 PC방 시장을 위협하는 정책이다”고 말했다.
범 생존권 연대의 설문조사 결과. 법안 시행 후 폐업을 고려하는 업주가 66%에 이른다.
한국 인터넷문화콘텐츠 협동조합 최승재 이사장
■ 전병헌 “전면 금연화 유예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이 방문했다.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PC방 전면 금연화를 2년 동안 유예하자는 법을 발의한 바 있다.
집회 현장에 온 전 의원은 “국민 건강도 소중하지만 잘못된 정책이 가져오는 폐해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4월 16일 국회에서 PC방 전면 금연화를 2년 유예하자는 법을 다시 논의하도록 노력할 테니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PC방 전면 금연화를 유예하자는 법을 발의한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은 격려사를 보냈다. 집회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박 의원 또한 PC방 유예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지방 PC방 업주들도 참여했다. 부산에서 온 한 PC방 업주는 “내 PC방은 담배를 피우는 단골들이 매출 80%를 책임져주는데, 전면 금연화가 시행되면 집에서 게임을 하겠다고 말한다. 법안 때문에 살길이 막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 한국 인터넷PC문화협회 김찬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