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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업계 최초 ‘게임개발자연대’ 출범 준비 중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 협회 명칭 변경에 반대

남혁우(석모도) 2013-04-26 12:00:21

게임 개발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게임개발자연대(가칭)가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개발자연대는 지난 23일 ‘게임 개발자 연대를 준비하는 모임(가칭)’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고 정식 출범 준비에 나섰다. 이 페이지는 H2 소프트 김종득 개발자가 만들었으며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김광삼 교수, 바닐라브리즈 오영욱 수석개발자가 운영을 맡고 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게임개발자연대는 개발자의 인권과 권익, 게임 및 게임 개발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목적으로 전현직 개발자들과 산업 종사자들이 모인 단체다. 단기적으로는 게임산업에 대한 적대적인 인식과 주장에 이성적으로 대응하고 게임 개발자 및 산업 종사자들의 근무여건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김종득 개발자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게임개발자연대는 게임 개발자 및 게임 개발 관련 종사자의 권익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게임개발자연대는 아직 활동 방향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는 없다. 다만 큰 틀에서 게임 개발자들의 인권 및 근무 여건 개선 같은 직접적인 현실 문제 뿐만 아니라, 게임에 대한 부당한 인식들과 환경들에 대해서도 좀 더 활발한 대응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노조를 지향하거나 산별 노조 등의 활동보다 개별 사업장들에서 발생하는 임금 체불이나 불합리 부적절한 대우 등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임개발자연대가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지난 23일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로 이름을 바꾸겠다고 발표한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대해 본래의 이름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오영욱 개발자는 “그 동안 게임산업협회가 게임 개발자들에 대한 지원 기능을 거의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체재를 원하는 개발자들의 요구가 있었다. 여기에 게임산업협회가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로 이름을 바꾸겠다고 하면서 본래의 모습과 달라지는 것을 보고 서둘러 페이스북 페이지부터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래는 게임개발자연대가 발표한 게임산업협회의 명칭 변경에 대한 성명서 원문이다.

 

 

게임산업협회는 게임 산업이 부끄러웠는가

 

지난 4 23일부터 한국게임산업협회라는, 한국 게임 회사들의 연합이자 대표체인 단체가 그 이름을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로 이름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게임산업협회는 대한민국에서 게임 사업을 하는 것이 부끄러웠던 것인지, 아니면 최근의 게임 셧다운 등 게임 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들이 게임이라는 이름 때문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것도 아니면 인터넷을 통하거나 디지털로 노는(entertain)것만 게임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지난 수십 년 간 우리는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종사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여러 좌절스러운 정부와 언론의 여론 몰이에 그런 자부심과 자존감을 잃고 분노와 울분을 쌓아왔는데, 이제 우리 게임 산업의 주축이 되던 게임 회사들의 대표 단체 마저 우리에게서 등을 돌리는 날이 온 것이다. 슬픈 날이다.

 

수십 년 동안 게임을 개발하며 문화 산업을 갈고 닦아온 결과, 한국 게임 산업은 해외의 개발자들이 사례와 기술을 배우러 오기도 하는 게임 선진국이 되었고, 전세계로 수출을 하는 등 열매를 맺고 있다. 우리는 이를 가장 밑에서 일궈낸 게임 개발자들 및 게임 산업 종사자들로서, 지금까지 이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성취를 단 하나의 단어를 바꿈으로써 온갖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스스로 인정해버린 것에 유감을 표한다.

 

이 명칭 변경은 수 많은 사람들이 여가 시간을 보내는 놀이로써 문화로써 삶의 옆에 두었던 게임이라는 것을, 이제는 아이들이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과 성폭력과 각종 사고의 주범이라는 잘못된 뉴스들에 설득하고 싸우고 바꿔나가기 보다는 인정하고 굴복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이에, 오랫동안 인생을 바쳐 게임을 사랑하며 만들고 살아온 게임 개발자로서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런 경영자들과 그들의 대표체가 만들어낸 이 명칭 변경을 반대한다.

 

게임개발사의 연합체는 게임이라는 단어를 당당하게 내세우고 게이머와 게임 개발자들과의 협력으로 함께 발전해나가는 방법을 찾을 것을 바란다.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는 본래의 이름 게임산업협회로 돌아가라.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는 잘못된 선택으로 개발자들과 게이머들에게 실망을 준 것에 사과하라.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항의하고 이에 게임 산업의 대표체로써의 목소리를 내라.

 

게임 개발자 연대(가칭)를 준비하는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