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가 자회사 플레이피시의 페이스북 게임 서비스를 모두 내린다. 징가에 이어 플레이피시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페이스북 소셜게임의 시대가 저물고 모바일로 옮겨간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EA는 <심시티 소셜> <심즈 소셜> <펫 소사이어티>의 서비스를 오는 6월 15일 모두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플레이피시의 모든 소셜게임은 페이스북에서 내려갈 예정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EA는 현재 <매든 소셜>을 제외한 나머지 게임들도 모두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EA는 페이스북 소셜게임 서비스 종료의 이유로 ‘이용자 감소’와 ‘게임 내 활동 부진에 따른 유지 불가’를 들었다.
지난해 GDC 2012 등을 통해 소셜게임의 성공사례로 발표됐던 게임들이 잇따라 서비스를 종료함에 따라 페이스북 소셜게임의 시대가 황금기를 지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는 평이 나오는 상황이다.
페이스북 소셜게임의 1인자로 평가받던 징가의 경우 지난 2월 개발 스튜디오 3개를 통폐합하면서 수익이 저조한 게임들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전체 인원의 5% 이상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징가 하락세의 원인은 <팜빌> <시티빌> 등의 인기게임 매출이 대폭 줄고 신작 소셜게임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바일이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페이스북 소셜게임들의 대응이 대체로 늦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재빨리 대응했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상황이었을 거라는 이야기다.
■ 소셜게임도 이제는 모바일 플랫폼이 대세
PC 웹브라우저 기반의 페이스북 소셜게임이 하향세를 타는 이유는 플랫폼 변화에 따른 모바일게임의 급성장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 등을 통해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은 캐주얼한 게임성을 기본으로 혼자, 혹은 소수의 유저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PC가 아닌 스마트폰과 연동된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페이스북 소셜게임은 다수의 유저들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돼야 한다. 데가다 PC 플랫폼에서 운영된다. 이런 점이 초기에는 장점으로 부각됐지만, 모바일게임의 성장과 더불어 이제는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같은 페이스북 게임이라고 해도 킹닷컴의 <캔디 크러시 사가>처럼 모바일게임으로 이어지는 경우 승승장구하는 것이 대표사례다. EA도 자사의 소셜게임 종료와 더불어 모바일게임으로의 방향 전환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서 소셜게임보다 모바일게임에 강점을 가진 팝캡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를 기반으로 모바일 영역 확장에 성공한 <캔디 크러시 사가>.
EA는 “앞으로 <비주얼드 브리츠> <플랜츠 vs 좀비> 등을 개발한 팝캡의 게임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소셜게임을 페이스북에서 정리하는 것이 페이스북 플랫폼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계속해서 페이스북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초중반까지 페이스북 소셜게임이 이렇게 무너질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모바일게임의 성장과 시장의 변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됐다. 페이스북 소셜게임은 사실상 PC에서 즐기는 온라인게임에 가까웠다”고 밝혔다.
이어서 관계자는 “실제로 스마트폰의 보급과 성장이 PC 이용을 감소시키면서 페이스북 게임 이용자는 줄어든 반면 페이스북 이용자는 큰 변화가 없다. 스마트폰 이용자 다수가 페이스북 모바일을 통해 접속하고, 페이스북의 모바일 매출도 40%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캔디 크러시 사가>처럼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소셜게임이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나와 경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최근 모바일 페이지 개편 등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페이스북에서 성공한 소셜게임을 만들었던 개발사들도 모바일 버전을 준비 중인 경우가 많아 플랫폼의 변화가 페이스북에서도 급속도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셜게임 1인자 징가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급격히 몰락했지만, 모바일로 체제를 전환하면서 조금씩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