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이 국내에 방영된 지 15년, <포켓몬스터 금·은>이 시리즈 최초로 정식 한글화된 지 12년이 지났습니다.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오래된 역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아이들의 친구였고, 또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죠.
그래서 그럴까요? 4일 서울 양재동 aT타워에서 열린 ‘포켓몬타운 2013’ 행사는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포켓몬에 열광하는 아이를 제외하더라도, 희귀 포켓몬을 얻으려 행사장에 온 성인남녀, 세계대회에 도전하기 위해 자신의 덱을 들고 온 아버지 등 다양한 포켓몬 마니아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직접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한시도 쉬지 않고 ‘포켓몬 삼매경’
입구부터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이름값이 느껴지네요. 첫날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습니다. 행사장 가는 길 중간 중간에는 어린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포켓몬스터> 대전을 즐기고 있더군요.
행사장 내부입니다. 입구에 모인 사람들은 장난으로 느껴질 정도더군요. 워낙 사람이 많이 몰린 탓에 입장권을 구매하는 곳에서는 사람들의 입장을 조정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난데없이 게임 삼매경? 사실 행사장 안에서만 할 수 있는 특수 미션을 수행 중인 모습입니다. 미션을 수행하면 ‘포켓몬’의 기초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포켓몬스터> 관련 행사면 빠질 수 없는 특수 포켓몬 선물 이벤트. 대상 몬스터는 전설의 포켓몬 중 하나인 ‘테오키스’. 우주에서 온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포켓몬이 되었다는 설정입니다.
행사장 곳곳에는 다양한 포켓몬 풍선 인형들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위압적인 거대 포켓몬들 사이에서 귀여운 5세대 스타팅 포켓몬 3인방이 눈에 띄더군요.
행사장의 놀 거리 하나라도 모두 ‘포켓몬’과 연관이 있더군요. 포켓몬 인형을 날려 벽을 부수는 놀이는 (설정상) 포켓몬이 벽에 태클을 날리는 식이고, 포켓몬과 연관이 없어 보이는 서핑보드도 적대적인 포켓몬이 만든 파도를 피해 도망가는 놀이입니다. 피카츄 쿠키 만들기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차례를 기다리는 와중에도 쉴 수 없다! 과연 포켓몬 행사라고 해야할까요? 차례를 기다리는 관람객의 태반은 <포켓몬스터> 게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포켓몬 행사인데 캐릭터 상품을 빼놓을 수 없죠. 아마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기 많은 장소가 아니었을까요? 두 번째 사진 밑에 있는 회색 길(?)은 상점에 들어가려는 이들을 위한 가이드입니다. 길 위에 있는 사람 모두가 상점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죠.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마스코트, 피카츄 캐릭터 상품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피카츄 주전자가 굉장이 귀엽군요. 올해 겨울 개봉하는 <포켓몬스터> 극장판의 주인공 ‘게노세크트’ 인형도 있네요. 원판(?)은 다소 날카로운 인상이었는데, 인형은 동글동글 귀엽게 탈바꿈했네요.
■ 아동용 TCG라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함께 <포켓몬 카드게임>
대회에 갖고 나갈 덱(카드 묶음)을 만드느라 정신없는 참가자들도 보이더군요. 바닥에 깔린 비닐이 모두 확장팩(임의의 카드가 들어있는 카드 묶음. TCG의 부스터 개념) 포장지입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얼마나 투자했는지 감이 잘 잡히지 않을 정도네요.
미래의 <포켓몬 카드게임> 국가대표를 육성하라? 한쪽에서는 대회에 관심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포켓몬 카드게임> 강의도 한창이더군요.
본선 시작에 앞서 대진표가 공개되었습니다. 선발전 참석자들이 자신의 상대를 확인하고 있네요. 화면 한 편에 보이는 전투복이 인상적입니다.
드디어 대표 선발전 본선이 시작되었습니다. 고르고 고른 고수들만 모여서 그럴까요? 예선전이 열렸을 때는 북적이던 테이블 분위기가 본선에 접어들자 긴장감 때문인지 차분해지더군요.
공정성 확보를 위해 본선 행사장에는 부모의 입장이 제한되었습니다. 대기실에서 아이와 자신의 게임기를 같이 플레이하고 있는 한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네요.
누가 <포켓몬 카드게임>을 아동용 게임이라고 했죠? 이번 선발전은 2002년 이후 출생자가 참석할 수 있는 주니어 부문, 1998년 출생자부터 2001년 출생자를 받는 시니어 부문, 그리고 1997년 이전 출생자가 참석하는 마스터 부문으로 구분돼 있었습니다. <포켓몬스터>라는 IP 자체가 아동용이라는 인식이 강해 20~30대만 있을 줄 알았는데, 아버지뻘 대전자를 보니 기분이 새롭더군요.
과연 이러한 고연령 유저가 평소에도 자주 대회에 참가했을까요? 현장에서 포켓몬 코리아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TIG> <포켓몬스터> 게임을 아는 이는 많아도 <포켓몬 카드게임>을 아는 이는 드물다. 언제 한국에 출시됐는가?
<포켓몬 카드게임>은 <포켓몬스터> 게임을 TCG로 재해석한 놀이다. 한국에는 2010년 5월 DP 시리즈가 처음 발매됐다. 현재는 2011년 5월 발매된 BW 시리즈를 중심으로 플레이되고 있다.
참고로 DP와 BW는 <포켓몬스터> 게임 버전과 관련된 이름이다. DP는 <포켓몬스터 다이아몬드>와 <포켓몬스터 펄>을 기반으로 한 시리즈고, 최신작인 BW는 <포켓몬스터 블랙>과 <포켓몬스터 화이트> 기반이다. BW 시리즈는 현재 7번째 확장팩이 나왔으며, 23일에는 8번째 확장팩이 발매된다.
TIG> 마스터 부문에 30대 이상 유저도 보인다. 아동용 TCG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다.
동글동글한 포켓몬 이미지 때문에 그런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하지만 현재 한국 TCG 시장에서 아동용 TCG란 없다. 물론 TCG마다 주력 유저층은 있겠지만, 대부분의 TCG는 아이나 어른과 같은 특정 연령층을 노리기보다는 수집이나 대결 같은 유저 성향을 더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포켓몬 카드게임>만 하더라도 학생이 주요 유저지만, 오늘 마스터 부문에서 볼 수 있듯이 20대 이상의 유저도 상당수다. <포켓몬스터> 자체가 국내에 진출한 지 10년이 넘은 덕분에 마니아도 많고, 부모님이 아이와 함께 놀아주다가 <포켓몬 카드게임>에 입문한 경우도 꽤 많다. 실제로 지난 대회에서는 아이와 부모님이 나란히 대표 선발전에 출전한 경우도 있었다.
TIG> 성인, 특히 30대 이상의 유저가 게임을 하기엔 카드를 구하거나 게임상대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지 않나?
다른 TCG는 모르겠으나, <포켓몬 카드게임> 같은 경우 동네 문방구나 전문 카드샵은 물론,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 다양한 곳에서도 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포켓몬 코리아는 포켓몬 월드챔피언십 선발전 외에도 수시로 비정기 대회를 열어 유저들에게 다양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포켓몬 코리아 주최 대회만 하더라도 한두 달에 한 번꼴로 있고, 카드샵이나 온라인 동호회에서 비공식적으로 여는 대회까지 합하면 의외로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