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을 소재로 한 게임이 국내에 정식발매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단 가능성은 있다.
20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에서 열린 출범 5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GTA> <모탈컴뱃> 등 심의 이후 불거진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될 전망이다.
게임위
관련부분에 대한 과도한 표현만 자제한다면 일단 심의대상에 포함시키고 마련된 틀 안에서 등급분류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게임위의 입장은 기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내세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영등위는 게임 내에 국제성, 반사회성, 정치성을 강하게 띤 소재가 포함될 경우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등급분류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한국전쟁, 북핵문제를 소재로 한 게임은 심의조차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실제 2004년에는 <고스트리콘 2>나 <머셔너리스> 등 북한을 게임의 주무대로 사용하는 게임들이 등급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정식발매가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게임위
김 위원장은 “하지만 아직 논의가 진행될 뿐 확정된 기준은 없다. 심의기준은 시대상황에 맞게 끊임없이 변해가야 한다. 지속적인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GTA> <모탈컴뱃> 등의 작품을 등급심사 한 것도 개발자의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탄력적인 등급분류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게임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스트리콘 2> <머셔너리즈> 등 등급보류 사연 <고스트리콘 2>는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북한과 중국이 전쟁을 벌인다는 가상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밀리터리 게임입니다. 2005년 전세계에 동시 출시를 앞두고 국내에서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등급심사를 진행했는데요. 당시 <고스트리콘 2>는 한반도 왜곡문제로 심의보류 판정을 받았습니다. 정식출시 불가판정이나 마찬가지죠. 영등위는 ▲북한 핵보유 사실 기정화 ▲북핵문제로 한반도 전쟁이 일어난다는 설정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점이 등급보류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루카스아츠가 출시하기로 했던 <머셔너리즈>도 <고스트리콘 2>와 유사한 북핵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어 국내 출시가 무산된 바 있습니다. 당시 2004년 국정감사에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들이 역사왜곡 및 북한 소재 게임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던 것도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표현정도에 따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게임위의 입장. 화면은 <로그 워리어>
◆ 온라인게임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가능성 높아
이러한 게임위의 입장은 패키지게임 외에 온라인게임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위 관계자는 “게임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있어 폭력, 선정성 등이 필요하다면 심의과정에서 마련된 컨텐츠의 적법여부를 가려내면 될 것이다. 환경적인 부분에서 큰 무리가 없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도박성, 사행성 외에 폭력성, 선정성도 광의적인 의미에서는 등급거부를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헌법상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정확한 유권해석이 없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에 대해서도 과거 기준에 비해 보다 더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 게임위의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관련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응용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 중이다. 하지만 등급심의 업무의 기준은 큰 틀 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임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새로운 등급심의 기준이 온라인게임에 적용될 필요가 있다. 새롭게 적용될 기준 안이 상황에 따라 게임표현에 대한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