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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팝픽의 출판권 파기 거절, 작가들 “소송하겠다”

작가들 “법적 대응하겠다”, 팝픽 “전체 동의 필요”

정우철(음마교주) 2013-05-20 22:16:25

일러스트 전문 제작사팝픽’을 둘러싼 논란이 소송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일러스트레이터 흑요석을 중심으로 한 작가 10여 명이 팝픽을 만나 출판권 회수 협상을 벌였지만 무산됐다. 작가들은 출판권 파기 합의서에 도장을 찍어줄 것을 팝픽에 요구했지만, 팝픽은 이를 거절했다.

 

팝픽의 요청에 따라 직접 회사를 방문한 작가 측은 출판권 회수는 저작권을 가진 작가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반면 팝픽은 공동 저작권을 가진 출판물인 만큼, 전체 작가들의 동의서가 없는 한 개별, 혹은 일부 작가들에 대한 별도의 출판권 파기 합의서는 작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작가 대표로 입장을 밝힌 흑요석 작가는 “출판물 저작권 회수는 작가의 당연한 권리다. 또한 일러스트는 공동 저작물이 아닌 그림 하나하나가 개별 저작권이 있는 작품이다. 지난 통화에서 직접 찾아오면 사실을 밝히고 저작권 회수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해서 직접 찾아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변명에 불과한 말이었다. 법적으로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팝픽 대표로 나온 민종환 팀장은 “여기에 모인 작가들이 각자의 그림에 대해서 출판권을 회수하겠다는 것에 합의할 수 없다. 하나의 책으로 나온 출판물에 대해 전체 작가들의 출판권 파기 동의서 없이 개별 작가에 대한 조치는 취할 뜻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출판권 파기 합의서를 살펴보고 있는 팝픽 민종환 팀장.

 

이에 작가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특히 물질적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닌 만큼 팝픽 법인과 송현정 대표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히며 형사고소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후 책임소재가 밝혀지면 이에 따른 민사소송을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흑요석 작가는 “팝픽 측이 작가 개인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저작권을 지켜줘야할 출판사가 오히려 작가의 저작권을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 작가는 물론 피해자들을 모아서 법적인 대응을 준비하고자 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형사소송을 통해 잘잘못을 따질 것이다”고 말했다.

 

작가 측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면서 임시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팝픽에 의해 피해를 본 작가와 피해자를 모으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소송 진행에 필요한 비용은 유캔펀딩과 같은 소셜 펀딩으로 모을 방침이다.

 

이에 대해 팝픽의 민 팀장은 “우리도 작가들의 요구에 응하고 싶지만, 책을 만들면서 전체 작가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회사 측에서 전체 작가들에게 등기로 출판권 회수 동의서를 보내고 이를 취합해 해결할 예정이다. 작가들이 법적인 대응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체 동의만 받겠다며 팝픽의 민 팀장이 회의실을 나가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