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아이템 현금거래 금지로 확대 해석 말라.”
27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아이템 현금거래 대책 토론회’에서 문화관광부 조현래 게임산업팀장(왼쪽 사진)이 게임산업진흥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22일 국회를 통과한 게임법 개정안에 대해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불거진 사행성 게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MMORPG와 같은 온라인게임 머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를 줄이지 못한 채 긴 시간 진행되었다.
참석한 토론자들은 아이템 현금거래를 원천적으로 금지하자는 측과 양성화하자는 측으로 나뉘어 뜨거운 논쟁을 펼쳤다.
아이템 현금거래를 금지하자는 측은 기본적으로 아이템 현금거래를 작업장처럼 돈벌이만을 목적으로 행하는 곳들을 처벌해 나가야 한다고 공통된 의견을 제시했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즐기기 위한 것이기에,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를 환전할 경우에는 사행성에 해당된다라는 입장이다.
중앙대학교 법학과 이정훈 교수는 “환전금지조항은 아케이드의 경품 및 상품권, 온보드게임의 게임머니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며 “(MMORPG)게임머니나 아이템이나 모두 환전 가능하다면 법적으로 모두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엔씨소프트의 이재성 이사는 “온라인게임 최고의 회사로서 항상 사회적 역기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받고도 있다.”라며 “우선적으로 돈벌이만을 위해 게임을 하는 작업장과 같은 곳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고 난 후에, 개인거래에 대한 차분한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단법인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최승훈 정책실장은 “근본적으로 게임과 노동을 구분해야 한다. 분명 디지털 자산에 대한 논의는 가치가 있다. 그러나 게임과 관련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하며, “아이템거래야 말로 전형적인 환전행위로 게임과 게임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금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이템 현금거래를 양성화하자는 측의 주장은 현재 현금거래로 비롯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아이템 현금거래 금지’라는 카드를 내놓는 것은 또 다른 범죄자를 양성하게 될 수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사행성 게임의 상품과 MMORPG의 게임 머니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게임분쟁연구소 정준모 소장은 “아이템 현금거래로 비롯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를 하게 된 것 같다.”며 “그러나 아이템 현금거래를 금지함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범법자를 양산해 낼 수 있다.”며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루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양사이버대학교 양재모 교수는 “우선 오늘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 고스톱 게임 머니와 MMORPG의 게임머니를 동일선상에 놓고 이런 토론을 시작한 것이 문제다.”라며 “MMORPG를 즐기는 유저들은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시작하지는 않는다. 레벨이 높아짐에 따라 유저들이 아이템을 사고 파는 것이고, 게임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현금거래를 했는데 이것이 사행행위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위덕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MMORPG에서 이용료가 배팅한 것이고, 게임아이템이나 게임머니는 경품으로서 우연적 취득이고, 현금거래에 의한 재산적 이익을 가진다고 설명하는 것은 사행성을 인정하려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라며, “만약 <리니지> 내에 ‘빠찡꼬’가 들어갔다면 사행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리니지>만 놓고 보면 사행성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문화관광부 조현래 게임산업팀장은 이날 토론회를 마치며 “아이템 현금거래와 관련된 논의는 이번 토론회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검토중이지만, 아이템 현금거래 대책 토론회는 또 열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아이템 현금거래 토론회'와 관련해 한양대학교 법학과 윤선희 교수는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경제거래의 대상과 물건개념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한 상황이다. 그런 과도기적인 시기에서 내년 초에는 균형 잡힌 제도가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말했다.
예전부터 지속되어온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