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의 개발자로 유명한 김윤종의 신작 <최강의 군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4일 서울 을지로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된 내용은 간단하다. 마치 콘솔게임의 콘트롤러처럼 마우스에 모든 조작을 몰아 넣었고, 퀘스트 수락부터 의미 없는 맵 이동, 파티매칭 등의 번거로운 과정을 모두 생략했다.
적과 치고받는 액션의 재미, 그 자체를 위해 모든 군더더기를 제거한 셈이다. 그래서 게임의 콘셉트도 ‘EASY, ACTION, TRANCE’다. 그렇다면 과연 <최강의 군단>은 어떤 게임일까?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최강의 군단>을 직접 체험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같은 버튼으로 상황에 따라 다른 액션을! 마우스 조작
<최강의 군단>은 마우스의 활용도를 극대화한 조작방식을 선보인다. 플레이어는는 마우스의 왼쪽과 오른쪽 버튼, 마우스 휠을 올리고 내리는 4가지 조작방식을 위주로 게임을 즐기게 된다. 여기에 일부 캐릭터가 키보드의 스페이스바 혹은 R 키 정도를 추가로 사용한다.
키보드를 활용하는 게임에 비해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은 적지만 <최강의 군단>에서는 다양한 ‘조건부 스킬’을 넣어서 적은 버튼으로도 다양한 액션이 가능하도록 유도했다.
예를 들어 아라공주는 평소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누르면 적에게 물총을 발사한다. 하지만 적이 물총에 맞아 젖어 있을 때는 같은 왼쪽 버튼을 눌러도 물총 대신 강력한 전기 뱀장어를 내던진다. 마찬가지로 아라공주가 공중에 떠 있을 때 왼쪽 버튼을 누르면 적을 견제하는 작은 새우를 불러내는 케스케이드 스킬이 발동된다.
버튼 하나에 상황에 따른 여러 기능을 부여하는 콘솔용 액션게임의 콘트롤러 조작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다만 <최강의 군단>은 그것을 유저들에게 익숙한(?) 마우스에 옮겼을 뿐이다.
여기에 때때로 일반 스킬 대신 강화된 스킬이 발동되기도 한다. 공을 무기로 사용하는 톰은 평소에는 백점프를 이용해 가볍게 스탭을 밟으며 주변의 적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다. 하지만 가끔씩 백점프를 사용하다 보면 하늘 높이 떠오를 때가 있는데, 이 때는 공중에서 빠른 속도로 적에게 공을 던지거나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점핑 스파이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스킬(이라기보다는 액션)을 적재적소에서 사용하는 전투방식이다. 액션과 액션이 자유롭게 이어지기 때문에 공중콤보나 연속기 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익숙해지면 주변의 적들을 자연스럽게 자신이 원하는 상황으로 몰아붙이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 100명 이상의 캐릭터를 키워 ‘군단레벨’을 높여라
캐릭터의 종류도 다양하다. 현재 <최강의 군단>에 공개된 캐릭터는 11명. 개발사인 에이스톰에서는 이후 캐릭터의 숫자를 점차 늘려서 100명 이상의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각 캐릭터의 액션도 독특하다. 마치 대전액션게임 혹은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AOS게임처럼 캐릭터마다 주로 내세우는 액션이 다르다.
예를 들어 유도 기술을 사용하는 쌀집아가씨 ‘마리’는 잡기 위주의 액션을 선보인다. 사슬낫을 쓰는 헤이디어즈는 무기를 여기저기에 걸쳐 이동하는 삼각점프나 심장박동을 억누르는 목소리를 이용해 적에게 각종 디버프를 건다. 팽이를 무기로 쓰는 티거는 팽이의 회전과 충돌을 공격에 이용한다.
에이스톰에서는 이를 ‘감각’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각 캐릭터를 만들 때 유저가 해당 캐릭터에서 어떤 감각을 느낄 수 있을지 정한 후 스킬을 만드는 방식이다. 앞서 마리의 경우 잡기와 유도, 톤파를 이용한 경쾌한 타격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캐릭터다.
참고로 <최강의 군단>에는 캐릭터 레벨과 별도로 ‘군단레벨’이 존재한다. ‘군단레벨’은 자신의 계정 내에 있는 캐릭터의 레벨을 합한 일종의 ‘계정레벨’이다. 군단레벨은 다양한 콘텐츠와 연계되며 다양한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며 군단레벨을 올리는 것이 <최강의 군단>의 핵심 콘텐츠다.
많은 캐릭터를 키울수록 빠르게 군단레벨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여러 캐릭터를 번갈아 플레이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게임 도중에도 언제 어디서나 캐릭터를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다. 물론 레벨에 맞지 않는 미션이라면 교체가 불가능하다.
캐릭터의 레벨이 오를수록 사용할 수 있는 액션의 종류가 늘어나고, 다양한 상황에 적응이 가능해지는 만큼 하나의 캐릭터를 ‘깊이’ 파고들 수도 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찾는 것도 <최강의 군단>을 즐기는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여담이지만 기자간담회 체험버전에서는 레벨 1캐릭터로 시작해 레벨 10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줬다. 1차 CBT에서 공개되는 캐릭터의 최고 레벨이 300인 것으로 미뤄볼 때 굉장히 빠른 성장 속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 일반적인 맵 대신 ‘미션’ 방식으로 통일
<최강의 군단>에서 모든 맵은 번호가 붙은 미션으로 통일된다. 월드맵부터 퀘스트, 레벨업 과정, 전투, 던전 등을 하나로 합친 구조다. 마을에서는 원하는 미션 번호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미션이 시작되며, 모든 미션 조건을 만족시키면 다음 미션으로 진입할 수 있다. <앵그리버드>처럼 숫자만 쭉 나열된 미션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처음 접하는 아라라트 지역은 1번부터 15번까지의 미션으로 분류돼 있다. 그 중 9번 미션은 프링글을 20마리 처치하는 것과 중간보스인 플라톤을 처치하는 것, 레벨 30을 만드는 것 세 가지로 구성된다. 플레이어는 9번 미션에 접속해서 모든 미션을 만족하면 10번 스테이지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각 미션은 계속해서 쏟아지는 몬스터를 처치하는 일종의 ‘디펜스게임’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적을 처치하다 보면 필드 이벤트와 히든캠프, 돌발미션 등 ‘갑작스러운 이벤트’들이 랜덤하게 발생한다.
체험버전에서는 중간보스로 거대한 곰이 나오거나 시간 내로 특정 몬스터를 처치해 많은 아이템을 얻는 필드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기본 방식이 똑같아서 선택한 캐릭터 특유의 싸우는 재미를 찾지 못하면 미션마다 같은 플레이를 반복하게 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별도의 퀘스트 수락 과정이 없고, 스테이지도 시작과 끝이 구분돼 있지 않은, 그냥 자신의 레벨에 맞는 미션에 접속해 몰려오는 적을 처치하고 미션만 쭉 달성하는 간단명료한 방식이다. 심지어 미션에 진입할 때는 자동으로 같은 스테이지를 진행 중인 다른 유저들과 파티로 맺어진다. 캐릭터를 어떤 식으로 키울지, 어느 지역에 갈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 구조다.
다만, 미션마다 특정한 조건을 맞춰야 하는 엑스트라 미션이 있고, 모든 미션을 마스터할 경우 보너스 경험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전투를 진행하면서도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최강의 군단>은 일종의 이어지는 미션을 진행하며 캐릭터를 키우는 게임이다. 웅장한 던전이나 짜임새 있는 맵 디자인보다는 전투 이외의 부분을 최대한 단순화하고 플레이 자체의 재미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 전략이 있는 PvP! 1차 CBT는 6월 21일 시작
<최강의 군단>은 PvP 콘텐츠도 지원한다. PvP는 단순한 치고받기의 형식이 아닌 AOS게임처럼 특정한 규칙 속에서 싸우는 방식이다. 개개인의 컨트롤보다는 팀단위의 전략과 역할에 초점을 맞춘 방식이 될 것이라는 게 에이스톰의 설명이다.
캐릭터의 크기가 작고, AOS게임처럼 캐릭터별로 확실한 특징이 있는 액션을 보여주는 만큼 <리그 오브 레전드>에 액션을 더한 느낌의 PvP 시스템도 예상해볼 수 있다. PvP는 군단레벨 성장과 더불어 <최강의 군단>의 한 축을 이룰 예정이다.
에이스톰은 오는 6월 21일 <최강의 군단>의 1차 CBT를 시작한다. 4일부터 홈페이지에서 테스터 모집이 시작됐고, 테스터에 선정된 유저에게는 다른 유저를 초대할 수 있는 초대권 1장이 제공된다.